카테고리 보관물: Hysteric times

가짜 배고픔…

금요일 밤, 12시.
이리저리 웹서핑을 하다 갑자기 느껴지는 공복감. 냉장고에 붙여둔 각종 전단지를 보다 치킨과 맥주를 주문하기로 했다. 배달원의 손에서 치킨을 빼앗듯이 넘겨받고 앉은 자리에서 한마리를 다 먹어 치워버렸다. 같이 먹으리라 했던 맥주는 뜯지도 않았다. 방금 내가 뭘 했나 싶다. 서글프다. 닭 한마리를 해치워버린건 식욕이 아니었던 것이다. 서울에 올라온 이후로 설날이나 추석같은 명절이 되면 일주일 정도 고향으로 휴가를 갈 일이 생긴다. 그때마다 난 2-3 킬로그램은 살이 빠진다. 힘든일을 했냐구? 물론 아니다. 그냥 집에만 있어도 배고프지 않았다.

지금, 나에겐 뭔가가 모자란다. 나의 잠재의식은 나에게 조차 그걸 솔직히 보여주지 못하고 ‘배고픔’ 이라는 거짓 사인을 보낸다. 이건 도대체 뭐지?  결여된 무언가를 내가 알아채기 전에 닭 한마리를 내 위에 쑤셔넣어서 날 바보로 만든 것이다. 이 기분, 3년전인가… 내가 실연했을때의 그것이다. 3개월 간 하루도 빠짐없이 맥주 1.6L PET 를 비우고 쌕쌕거리면서 잠들던 그때…

큰일이다… 거짓 배고픔이라니… 한심하다 나…

독신은 힘들다…

Minolta X-700 / Rokkor 50mm F1.4 / Nikon Coolscan IV ED

지금 살고있는 집에 이사온지 2개월이 조금 넘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괜찮아보였는데… 한달 전에 보일러가 터졌다. 냉방에서 덜덜 떨면서 잤고 아침엔 비어있는 옆 집에서 도둑 샤워를 했다. 그렇게 일주일을 지냈더니 끝내는 몸살이났다. 보일러를 새걸로 갈았다. ‘이제 완벽해’라고 생각했더니 수도 패킹이 오래되서 물이샌다. 샤워기랑 싱크대 둘다 샌다. 퇴근하고 돌아왔는데 씽크대에서 한방울씩 샌 물이 아래로 흘러서 바닥이 물바다가 되어있다.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화장실은 물이 흘러서 하루에 새나가는 물이 거의 욕조 한통 분량이고, 언제나 축축히 젖어있는바람에 바닥에 곰팡이가 슬기 시작했다. 관리인에게 고쳐달라고 했으나 차일피일 미루다 일주일이 지났다. 오늘 퇴근해서 보니 모두 새걸로 바꿔놨다. 게다가 요 며칠간은 새로 맡게된 광고건 때문에 3일연속 철야다. 트러블 일으키는 집 때문에, 밤샘의 여파로 완전 몰골이 말이 아니다.

독신은 힘들다… 집에 보일러가 터져도 낮에 집을 비우니 고칠 도리가 없다. 수도꼭지도 마찬가지다. 택배도 회사에서 받아서 낑낑대며 가져와야 한다. 게다가 이번처럼 집에 문제가 생긴데다 회사일까지 덤비면, 집은 피곤에 쩔어 침대로 뛰어들며 벗어놓은 옷가지랑, 밤에 빈속을 급히 채운 패스트푸드 껍데기로 엉망진창이 된다. 그런 상황 자체가 엄청난 스트레스다. 그것뿐인가… 매월 날아드는 고지서 납기일 넘기지 않게 챙겨야하며, 세탁에, 청소에… 그렇다면 이 많은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다 해치우는 울 어머니는 원더우먼이었던가! 새삼 존경스럽다.

그러나 앞에서 주절주절 길게 썼지만… 정말 독신이 힘든 이유는…역시 사람이 그립기 때문이다…

서른셋의 자화상

Nkon D70 + AF 50mm F1.4D @ 홍대 Starbucks

내 나이 올해 서른셋이다.

늘 내 나이 먹어가는 것을 모니터링 하면서 살지는 않지만, 어느날 불현듯 아니! 벌써! 하고 놀랄때가 있다. 뭐 12월 생이라 몇개월만 늦게 태어났더라면 서른둘 밖에 (!) 안먹었을텐데 라고 생각해본적은 수천번도 넘지만 그래봤자 어쩔수 없는 서른셋이다.

남억군은 자타가 인정하는 낙천주의자인지라, 평소에는 과거에 미처 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서든, 인연이 되지 못했던 사람들과의 시간에 대한 후회는 하지 않고 산다. 최소한 그 시간엔 즐거웠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왜 오늘 갑자기 이렇게 시니컬해져서는 그 시간들을 이렇게도 후회하고있는걸까. 나 답지 못하게! 꽥!

들어가는 내 나이를 실감하지 못해서 인가? 맨날 회사에 입고 댕기는 저 넘의 청바지가 원인이더냐? 머리 스타일? 아니면 바람이 휭휭 드나들 정도로 큰 내 귀의 피어싱이 문제인가? 머리를 직장인 표준 스타일을 준수하고 늘 양복에 넥타이를 매고 다니면 좀 생활패턴이 바뀌려나…? 어제 사온 왁스랑 스프레이를 다 갖다 버려야 하나? 별별 것에다 대고 히스테리를 부리고있는 중이다.

오늘 왜 이런거지 하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오늘 내 증세는 어머니의 결혼압박이 원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