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프라이드 이야기

얼마 전 70여 만원을 들여 싹 정비한 OPI 뉴프라이드

얼마 전 70여 만원을 들여 싹 정비한 OPI 뉴프라이드

지금, OPI 에서 운행중인 차량은 총 두 대다. 징징양이 모는 2007년식 뉴프라이드 디젤과 작년에 신차로 출고한 2013년식 올뉴모닝. 가끔 회사에서 자동차 이야기가 나올라치면, 대포고냥군은 농담으로 ‘나, 차 두 대 굴리는 남자야-‘ 그러고선, ‘두 대 모두 사이즈가 거기서 거기라 그렇지-‘ 하며 웃곤하는. 오늘은 그 중에서 대포고냥군과 징징양이 결혼하면서 신차로 출고했던 ‘뉴프라이드 디젤’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블로그의 백 넘버들에 의하면(?), 대포고냥군이 서울로 올라와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구입한 차는 현대자동차의 ‘투스카니’ 라는 차였다. 그것도 사회 초년생이 간 크게도 신차로. 고백하자면 처음엔 ‘클릭’ 이라는 조그마한 해치백을 구입하려고 현대자동차 대리점에 들러 이것 저것 물어보다, 우연히 옆에 전시 중이었던 투스카니가 있길래, 저건 얼마나 하냐고 물었는데… 써글 영업사원이 ‘저건 많이 비싸요-‘ 라며 도발하는 바람에 욱해서 바로 계약했다는 슬픈 이야기… 뭐 투스카니라는 차를 아는 분도 많을텐데, 비록 2004년 당시, 차 값은 무쟈게 비싸진 않았지만 문짝이 두 개인 스포츠카인 ‘척’ 하는 쿠페라, 살인적인 보험료에 – 그것도 대포고냥군 명의의 첫 보험이라 얼마나 비쌌겠… – 열심히 달려대는 바람에 유류대만 해도 참 부담 가득이었다. 거기에 차를 사자마자 큰 사고가 있었고, 그 후에 튜닝에 뭐에… 투스카니는 그 당시, 방황하는 청춘을 대변하는, 대포고냥군의 인생에 마이너스이기만 했던, 그런 차였다. 그러다, 징징양을 만나 결혼을 하면서 차를 팔게 된다.

이렇게, 내 싱글 시절의 못난 자화상 같았던 ‘투스카니’ 를 팔아 치운 것은, 대포고냥군 자신으로썬 무척이나 큰 전환점 같은 것이었다. 결혼 준비를 하다보면 반 강제적으로 자신의 경제적 상황을 직시하게 되곤 한다. 이대로는 안 된다 싶었고, 철이 들어야 되겠다 싶었고, 허세를 버려야 했다. 그렇게 시작된 ‘유부남 모드’ 의 신호탄 같은 차가 지금 징징양이 타고 있는 ‘프라이드 디젤’ 이다. 차를 선택할 당시 대포고냥군의 현실에는 이 차도 감지덕지하다 생각했다. 경유 5만원으로 600Km 를 넘게 달릴 수 있었고, 정해진 주차 공간도 없었던 신혼집엔 얘가 딱이었다. 시간은 빨리 흘러, 5월 말이 되면, 벌써 결혼한지 7년.  징징양은 아직도 뉴프라이드를 인생에서 처음으로 몰아본 차라며 무척이나 아낀다. 우리에겐 참 고마운 차, 뉴프라이드. 무일푼으로 시작한 우리가 집을 산 것도, 징징양이 면허를 취득한 후 지금까지 안전하게 운전을 하고 있는 것도 다 이 차 덕분인 것만 같다. 얼마 전 부터 징징양이 차량 하부에서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난단다. 직장을 옮기게 되어 쉬고 있는 동안, 뉴프라이드를 몰고 정비소를 다녀왔다. 스테빌라이저 로드에 문제가 있어 교체, 앞 뒤 브레이크 패드, 오일 교체, 연료필터 교체. 그리고 거금을 들여 엔진 마운트를 교체했다. 몇 년 전부터 이상하게도 엔진 파워가 떨어지는 느낌이었는데, 마운트 쪽 문제였던지 교체 후엔 다시 무섭게 달려주기 시작했다.

사실, 뉴프라이드가 7년이 되는 시점이 다가오면서, 얼마 전 부터 차량 교체를 생각 해 왔었다. ‘나이가 들어가는 차에 점점 유지보수 비용은 늘어만 갈 것 같아서’ 라는 이유였지만, 뭐 조금 더 좋은 차를 가지고 싶었던 핑계였지 싶다. 수입차 매장들을 둘러보고, 시승도 해 보면서 잠깐 들뜨기도 했었는데 이런 저런 상황을 고려해서 좀 더 타는 것으로 결정했다. 아무리 엔트리급 차량이라 해도, 우리 형편에 수입차가 과한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 작년에 경차를 하나 추가하고 나서 부턴, 뉴프라이드는 징징양 차, 모닝은 내 차, 이렇게 굳어 버렸다. 아직 뉴프라이드만 몰아본 징징양은 아직도 얘가 세상에서 가장 빠르고 힘센 차인줄만 알고 있다지만, 결국 내가 타던 차를 물려 받은 것이고 해서 늘 신경이 쓰인다. 차가 크든 작든, 새 차라는 건 나름의 의미가 있으니까… 언젠간 징징양에게 멋진, ‘새’ 차를 태워주겠다고 ‘약속’ 만 해 본다.

ps. 그나저나 넥서스5 사진 정말 잘 나오는듯. 호오…

징징양 얼굴 타지 말라고 비싼 열차단 필름을!

징징양 얼굴 타지 말라고 비싼 열차단 필름을!

뉴프라이드 이야기”에 대한 6개의 생각

  1. ㅈㅇ

    열차단필름 원합니다! 우리차는 시급합니다!! 라면서 벌써 수년이…또르르.
    나는 초보운전자이니까 출퇴근시 갖고 다닐 자그마한 중고 모닝이 필요해요 – 라고 말하면,
    우리차도 충분히 작고 충분히 중고야- 라고. 또르르.
    그렇다면, 바이크……………….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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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포고양이 글쓴이

      아… 근데, 이번에 이직한 직장에 나의 모닝을 못 끌고 다닐 것 같아서 고민이야…
      판교 주차는 정말 쓰레기 같음. 차를 못 갖고 다닌다면 모닝을 팔아버리고…
      지난번에 우리 이야기 했던 야마하 볼트로 고고싱? 아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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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그린애플

    차. 차 끌고 출퇴근 하고 파요.
    자차로 출근하면 25~30분이면 올 거리를 버스를 타면 1시간은 우습게 넘겨버리니.. ㅠㅠ 흑..
    사실 톨비(천원)에 주유비에 땅값 비싼 강남에 월 주차를 하려면 그냥 버스를 타야지. 싶기도 하지만 정말 피곤하거나 힘들거나 우울한 날에 버스안에서 사람에 치이고 앉아가지도 못해 흔들리는 차의 충격을 온 몸으로 느껴야 하는 날이면 진짜 간절해지는 차.

    근데요..
    저는 면허가 없… 껄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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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포고양이 글쓴이

      아… 그런데 이번에 판교 쪽으로 이직하면서 자차 출근이 어렵게 되었어요…
      뭔가 3년간 출근에 대한 스트레스는 없이 잘 지냈는데, 막상 이렇게 되니,
      인생 자체가 다시 치열함으로 돌아갈 것만 같은…

      다음주 월요일 첫 출근인데, 은근 이 것 때문에 신경이 쓰이네요…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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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Yumyum

    간만에 들른 나모키님 블로그
    글 참 잘 쓰십니당!! 한줄한줄 와닿는 건 아마도 가까이 지켜보며 히스토리를 알아서 그런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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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포고양이 글쓴이

      아- 이상하게 나이가 드니 긴 글을 쓰기가 참 힘이 드네요.
      어린 시절에는 지금 읽을라치면 부끄러운 글이라도 뭔가 확신에 차서 글을 쓰곤 했는데 말이죠.
      매사에 조심스러워 진 것 같기도 하고,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알게 되니 결정을 더 하기 어려워진 느낌이랄까요…
      썼다 지우고, 발행하지 못한 글이 점점 늘어가는 느낌이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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