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배고픔…

금요일 밤, 12시.
이리저리 웹서핑을 하다 갑자기 느껴지는 공복감. 냉장고에 붙여둔 각종 전단지를 보다 치킨과 맥주를 주문하기로 했다. 배달원의 손에서 치킨을 빼앗듯이 넘겨받고 앉은 자리에서 한마리를 다 먹어 치워버렸다. 같이 먹으리라 했던 맥주는 뜯지도 않았다. 방금 내가 뭘 했나 싶다. 서글프다. 닭 한마리를 해치워버린건 식욕이 아니었던 것이다. 서울에 올라온 이후로 설날이나 추석같은 명절이 되면 일주일 정도 고향으로 휴가를 갈 일이 생긴다. 그때마다 난 2-3 킬로그램은 살이 빠진다. 힘든일을 했냐구? 물론 아니다. 그냥 집에만 있어도 배고프지 않았다.

지금, 나에겐 뭔가가 모자란다. 나의 잠재의식은 나에게 조차 그걸 솔직히 보여주지 못하고 ‘배고픔’ 이라는 거짓 사인을 보낸다. 이건 도대체 뭐지?  결여된 무언가를 내가 알아채기 전에 닭 한마리를 내 위에 쑤셔넣어서 날 바보로 만든 것이다. 이 기분, 3년전인가… 내가 실연했을때의 그것이다. 3개월 간 하루도 빠짐없이 맥주 1.6L PET 를 비우고 쌕쌕거리면서 잠들던 그때…

큰일이다… 거짓 배고픔이라니… 한심하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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