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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부샤부 시와 (しゃぶ膳 紫波)

하네다에서 리무진버스를 타고 시부야로

하네다에서 리무진버스를 타고 시부야로

시부야 히카리에에서 미팅을-

시부야 히카리에에서 미팅을-

5월 초에 새 직장으로 옮긴 대포고냥군. 이름만 대면 다 아는 좋은 회사에서 좋은 분들과 일하게 되어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번 출장은 한국에서 시작할 신규 비즈니스의 일본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6월 12일 부터 1박 2일 일정이었다. 오전 이른 항공편을 타고 하네다 공항에 내리니 11시 반, 호텔에 짐을 풀고 4시 미팅까지 시부야 여기저기를 이사님과 실장님을 모시고 방황. 일본은 역시 습하다. 잠깐 걸어다녔을 뿐인데 땀이 뻘뻘. 여기도 냉방온도 제한을 하는지, 어딜 가더라도 땀이 싹 마르는 그런 곳은 없구나. 예전의 일본은 이렇지 않았는데… 미팅은 역시 시부야의 히카리에 빌딩. 2년 전, 히카리에가 막 오픈했을 무렵에는 정말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멋진 사무실이라 생각했었는데 세월에 장사 없는지 이젠 그냥 그냥 그렇다. 4시의 미팅을 잘 끝내고, 일본 법인의 담당자께서 미리 예약해두신 식당이 있다는 곳으로 이동. 어라, 여기는 오모테산도네? 게다가 캣츠스트릿이네? 오오- 여전히 여기는 고급지다. 캣츠 스트립 중간 쯔음에서 좁은 골목을 따라 뒷길로 가니, 한가한가 비싼비싼 분위기의 샤부샤부집 ‘시와’ 발견.

오모테산도의 샤부샤부집 '시와'

오모테산도의 샤부샤부집 ‘시와’

‘시와’ 는 샤부샤부 집이다. 일본 법인 담당자께서 추천메뉴로, ‘게 샤부샤부 코스’ 와 ‘문어 샤부샤부 코스’ 를 권해 주셨다. 읭- 게랑 문어를 샤부샤부로 먹는건 처음이라 초 기대. 가게 안으로 들어가면, 왼편은 일렬로 놓여진 긴 테이블 석이 있고, 오른편은 일반 테이블이다. 자리에 앉으니, 하얀 셔츠에 나비넥타이를 한, 초 댄디댄디 주인께서 주문을 받는다. 일행이 넷이라, 게 샤부샤부 코스 둘, 문어 샤부샤부 코스 둘을 주문. 음료는 생맥주와 이름은 잘 모르나 꽤 비싼 찬 일본주. 정말 작은 호리병에 담긴, 서너잔 부으면 끝일 것만 같은 양이다. 그리고선, 일본주 잔이 가득 담긴 소쿠리 (?) 를 내밀며 하나를 고르란다. 남자라면 역시 핑크핑크 잔이라고 말하고 싶다.

– 자 참고로 여기까지 사진은 넥서스5 사진, 이하는 리코 GR

식전요리로 복어 껍데기를 채를 썰어 젤라틴으로 굳힌 것이랑 전복내장이 나왔다. 복어젤라틴은 딱 보이는 그대로의 맛이다. 껍데기가 꼬들꼬들 한 것이 탱탱한 젤라틴과 잘 어울린다. 그런데 전복내장은 그다지 생선을 즐기지 않는 대포고냥군에게는 난이도가 꽤 높은 음식이었음. 다른분들은 정. 말. 잘 드시길래 남은 한 조각을 드림. 나이 오십이 되면 나도 잘 먹을 수 있게 될까? 식전요리를 다 먹었으니, 메인 요리가 나올 차례다. 그런데 처음부터 육수를 붓고 불을 올려둔, 저 샤부샤부 냄비의 포스가 쩐다. 난 저런거 처음이야! 뭔가 검은 돌을 그대로 깨서 만들었나 했더니, 잘 보니 금속 냄비 위에 도자기 빚듯 흙을 올려 구운듯. 여튼, 비쥬얼 최강임. 게 샤부샤부코스는 게다리 세 개에, 조개 관자 둘, 문어를 회 뜬 것 두 조각이 나오고, 문어 샤부샤부 코스는 문어 회 뜬 것이 여섯조각, 문어 흡반이 대 여섯개, 조개 관자가 두개 나왔다.

일단 술잔을 고르는 것으로 코스의 시작

일단 술잔을 고르는 것으로 코스의 시작

잘게 썬 복어껍질를 젤라틴으로 굳힌것

잘게 썬 복어껍질를 젤라틴으로 굳힌것

전복의 내장

전복의 내장

샤부샤부 나베의 포스가 ㄷㄷㄷ-

샤부샤부 나베의 포스가 ㄷㄷㄷ-

게 샤부샤부 (카니 샤부샤부)

게 샤부샤부 (카니 샤부샤부)

문어 샤부샤부 (타코 샤부샤부)

문어 샤부샤부 (타코 샤부샤부)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빠뜨리자. 문어 흡반만 살짝 더 오래 익혀야 하고, 다른 것들은 10초 내외로 살짝 데쳐서 먹으면 된다. 문어는 정말 신선신선해서 꼬들꼬들함이 말로 표현할수가 없는데 특히 흡반이 이렇게나 맛있을 줄은 몰랐다는. 조개 관자는 뭔가 먹으면 뭉클하고, 따뜻하고, 부드러워서 그냥 녹아내림. 게 다리살은 뭐… 보통 한국에서 쪄서 먹는 게만 먹다가, 이렇게 살짝 데쳐 먹으니 완전 느낌이 다르다. 찐 것과 회의 중간 느낌이랄까. 여튼 아주아주 좋다. 다 먹고 나니, 야채와 버섯, 두부를 가져와 넣어준다. 평소에 보던 샤부샤부는 처음에 야채부터 넣는 것이 일반적이라 신기하다 했다. 아마도, 게나 문어와 같은 좋은 재료들의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끼라고 맑은 다시에 샤부샤부로, 그래서 야채는 나중에 주는듯. 뭔가 야채도 정갈정갈하고 재료도 참 반질반질 한 것이 참으로 예쁘다. 아… 정말 잘 먹었다… 이젠 디저트가 나오겠군? 하는 순간!!!!

이게 뭐얔-! 사장님, 이게 끝이 아니었어요? 마블링 초 아름다운 쇠고기 샤부샤부 등장. 양도 정말 많다. 아니 근데, 일본의 소고기 샤브샤브에 쓰는 고기는 이렇게 기름기 많은 고기를 쓰나요? 이건 뭐 한국에선 구워 먹는 꽃등심 뭐 이런 고긴데 말이다. 역시나 정말 부드러워서 씹기도 전에 그냥 녹는다. 다 먹고나니 살짝 느끼한 느낌. 정말 배 터지겠다. 일본 사람들이 소식한다는 것 전부 구라인듯. 으어- 그래도 대포고냥군은 열심히 꾸역꾸역 먹는다. 냐냐냐- 마지막으로 후식. 떡 튀김 + 오리엔탈 소스, 그리고 매실 젤리. 둘 다 매우매우 좋았음. 떡 튀김의 식감도 바삭한 것도, 치아에 달라붙는 정도도 아닌 아주 적절하였고, 특히 매실 젤리! 이거 정말 맘에 들었다. 매실 과육이 그대로 사각사각 느껴지는… 최고다.

10초 기다리느라 현기증이...

10초 기다리느라 현기증이…

보통 먹던 샤부샤부와는 달리, 메인코스 후에 야채를 준다

보통 먹던 샤부샤부와는 달리, 메인코스 후에 야채를 준다

깔끔하다-

깔끔하다-

잘 먹었다 싶었는데, 다시 쇠고기 샤부샤부 시작

잘 먹었다 싶었는데, 다시 쇠고기 샤부샤부 시작

마지막으로 떡튀김-

마지막으로 떡튀김-

좋고 비싼 식당 '시와'

좋고 비싼 식당 ‘시와’

인 당, 6-7천엔 정도. 거기에 음료까지 하면 꽤 비싼 식당을 다녀왔다. 항상 일본을 다녀올 때 마다, 뭔가 일본인들만 아는 이런 좋은 식당들을 찾아다니고 싶은데,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그래도, 올해 징징양이랑 오사카를 다녀왔을 때는, 작고 맛있는 그런 보물같은 술집들에 도전해 보았지만 말이다. 첫 날, 이렇게 좋은 식사를 하고선 숙소로 돌아와 기절. 다음 날도 오전 일찍 다시 히카리에에서 미팅. 돌아오는 비행편 시간 까지 오모테산도 여기저기를 둘러보면서 나름 알차게 시간을 보냈다. 마침 6월 13일이 애플스토어 오모테산도점 오픈일이라 거기도 다녀왔다. 오모테산도 점 오픈기념 아이폰5 케이스가 있다길래 살짝 기대하고 갔었지만 일찌기 품절. 휴우… 애플스토어 정문에서 4K 카메라로 모여드는 사람들을 찍고 있던데, 대포고냥군도 기웃기웃 하다가 찍혔을 지도. 도쿄에 오니, 또 징징양이랑 도쿄여행도 다시 오고싶네. 오사카도 오사카나름대로, 도쿄도 도쿄 나름의 매력이 있는듯하다. 짧고, 급한 출장 이야기 끗-!

애플스토어 오모테산도점 오픈도 구경-

애플스토어 오모테산도점 오픈도 구경-

2010 도쿄여행 이틑날 – 우에노, 아키하바라, 긴자

 

호텔 창 가에서 찍었을 뿐인데 이 정도로 가깝다

호텔 창 가에서 찍었을 뿐인데 이 정도로 가깝다

2010년 도쿄여행의 이틑날이 밝았다. 첫 날 여행기에서 호텔 앞에 하네다 공항으로 연결되는 모노레일이 지나다닌다고 했는데, 우리가 묵었던 4층 창문에서 보면 바로 앞에 레일이 보일정도로 가까웠다. 하마터면 대포고냥군, 아침에 샤워하고 맨 몸으로 나왔다가 모노레일 승객들에게 스트립쇼 할 뻔 했다. 일단 오늘 들를 곳은 우에노 (上野), 아키하바라 (秋葉原) 그리고 유락쿠쵸 (有樂町) 와 긴자 (銀座) 지역이다. 먼저 숙소인 하마마츠쵸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우에노에서 시작해서 야마노테센을 타고 내려오면서 둘러 보도록 하자. 우에노까지는 20분이면 충분하다.

우에노역은 꽤 낡았다

우에노역은 꽤 낡았다

지도에서 녹색으로 보이는 부분이 죄다 우에노공원, 들어갔으면 우에노로 오늘 관광 끝이었을 지도...

지도에서 녹색으로 보이는 부분이 죄다 우에노공원, 들어갔으면 우에노로 오늘 관광 끝이었을 지도…

일단, 우에노라면 우에노공원과 아메요코 (アメ橫) 시장이 메인이겠다. 이 전 일본여행에서 메이지신궁을 우습게 보고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갔다가 그 초 넓음에 발바닥 터질 뻔 했던 상당히 안 좋은 기억이 있는 대포고냥군과 징징양은 일종의 ‘공원 포비아’ 가 생겨 버렸던 거다. 그래서 우에노 공원은 고민 끝에 패스. 그런데 다녀와서 사진을 보고 있으니 왤케 아쉬운지… 일단 도쿄의 남대문이라는 아메요코 시장 입구 발견. 본격적으로 관광 들어가기 전에 아침 겸 점심 식사를 미리 찾아 두었던 ‘원조스시’ 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아메요코 (アメ橫) 시장 입구, 옆에는 요도바시 카메라가 있다

아메요코 (アメ橫) 시장 입구, 옆에는 요도바시 카메라가 있다

‘원조스시’ 는 한 접시에 130엔부터라 가격도 저렴한데다 재료도 신선해서 꽤 인기가 있는 곳이라고 들었다. 식당으로 들어서니 스시바 주변으로 촘촘히 앉아있는 손님들. 스시란 신선도가 생명인 음식이라 역시 손님이 북적대는 가게가 재료의 회전이 빨라 좋다. 간판에 60종 이상의 스시가 나온다는데, 대충 세어 보아도 꽤 종류가 많은듯. 역시나 대포고냥군과 징징양은 여기서도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오오토로 – 참치대뱃살 – 을 한 접시 먹었다. 스시바 주변으로 서 있던 스탭들 중에 한국 유학생들이 꽤 있는 것으로 보아, 여기도 한국에 꽤 많이 알려졌구나 싶었다. 계산하고 나갈 때 일본어로 ‘계산해 주세요-‘ 했더니 한국인 여 종업원 급 당황. 아마도 일본에 온지 얼마되지 않은 친구인듯- 일본어 공부 열심히 하세요-

여튼, 밥도 먹었으니, 시장 안을 둘러보아야 겠다. 그러나 식당을 나가자 마자 보이는 요도바시카메라에 현혹 되어버린 대포고냥군과 징징양. 제일 윗 층에 있던 장난감 매장에 가서 둘이서 얼마나 가챠폰 – 동전을 넣고 돌리면 장난감이 들어있는 캡슐이 나오는 – 을 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아이폰에 달아줄 에네루프 스틱부스터도 하나 구입.

'간소스시' 라고 읽는다

‘간소스시’ 라고 읽는다

일본에서도 역시나 스시는 젊은이들 보단 장년층에게 인기있는 음식일까?

일본에서도 역시나 스시는 젊은이들 보단 장년층에게 인기있는 음식일까?

파인애플을 잘라서 팔고있다

파인애플을 잘라서 팔고있다

멜론, 수박도 잘라서 판다

멜론, 수박도 잘라서 판다

아메요코시장의 ‘아메’ 는 사실 ‘아메리카’ 에서 딴 것이다. 세계 2차 대전 후에 미국산 상품을 암거래 하던 곳이라는 뜻에서 지어진 이름이란다. 요코 (橫) 라는 단어의 뜻 중에, ‘정식이 아닌’, ‘곁 다리의’ 이라는 것이 있는 것으로 보아, 진짜 뭔가 다크 사이드 상거래가 행해지던 곳인 듯. 일본의 재래시장은 지난번 교토의 니시키시장 이후로 두 번째인데, 교토의 그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여긴 정말 남대문 같다! 가게마다 고래고래 소릴 지르며 호객을 하는 것이나, 가격 흥정이 어느정도 가능하다는 것도 비슷하고, 게다가 짝퉁도 팔고 있는것 같다. 실제로 대포고냥군과 징징양은 ‘여기는 뉴발란스가 얼마정도 할까나?’ 하며 운동화 가게들을 구경하고 다녔는데, 짝퉁으로 의심되는 것들은 2-3 만원 이면 살 수 있더라는. 분명히 짝퉁이야- (소근소근)

골든위크인 탓에 사람 징하게 많다

골든위크인 탓에 사람 징하게 많다

아메요코야키와 싸가지 아줌마

아메요코야키와 싸가지 아줌마

하나 먹어보기로 했다

하나 먹어보기로 했다

이거슨- 타코야키 뿌라스 오코노미야키 데스요!

이거슨- 타코야키 뿌라스 오코노미야키 데스요!

아메요코시장의 끝 자락에 다다랐을 때 즈음, 우리가 골든위크 시기에 도쿄에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원망스러웠다. 재래시장이란 얼마나 재미있는 곳인가. 한가하게 거닐면서 길거리 음식도 먹어보고 상인들과 농담 섞인 흥정도 해 보고 싶었는데. 사람들에게 떠 밀려 저절로 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관광을 한 것이 못내 아쉽다.

이제 우에노를 떠나기 전에, 들러볼 곳이 한 군데 남았다. 미츠바치 – 꿀벌이라는 뜻 – 라는 아주아주 오랜된 얼음과자 집. 멀리서도 사람들이 얼음과자를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는 것으로 금새 알아볼 수 있다. 1909년에 만들어져 삼대째 이어오고 있는 아주 전통있는 얼음과자 가게라고 한다. 이 집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아이템을 알아보기 위해서 줄을 서기 전에 손님들을 지켜 보니, 죄다 300엔 짜리 오구라아이스 (小倉アイス) 라는 것을 주문한다. 왠지 떡볶이 명인 집에서 오뎅을 먹고 나오는 그런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선 오구라아이스다. 소프트아이스크림을 담아주는 그런 밀가루 뚜껑 (?) 같은 것 사이에 팥 껍질이 군데군데 보이는 거친 아이스크림을 담고, 작은 떡도 넣어준다. 참으로 깔끔한 맛이다. 심지어 밀가루 뚜껑 조차도 눅눅한 법이 없이 깔끔하다. 뭔가 설탕을 쓰지 않고 벌꿀로 단맛을 낸  것 같은 느낌이랄까. 강렬하고 화려한 맛보다는 담담한. 나만 그랬을지 모르지만, 왠지 부산의 오래된 석빙고 팥 아이스케키가 떠올랐다.

우에노에 들르면 꼭 맛보자 - 300엔이 아깝지 않다

우에노에 들르면 꼭 맛보자 – 300엔이 아깝지 않다

자- 이제 일본인들의 덕심을 체험할 시간이다. 도쿄에 여러번 왔었지만, 아키하바라 (秋葉原) 는 처음이다. 여기가 전차남의 고향인 것이다. 사실, 대포고냥군은 아키하바라에는 남자들만 있을 줄 알았다. 오산이었다. 여성 덕후들도 엄청나게 많다. 여기저기서 메이드복을 입은 아이들이 메이드카페를 홍보하는 전단지와 티슈를 나눠주고 있다. 어쩌다 받게된 전단지에 의하면, 메이드복을 입은 스탭이 1:1로 아키하바라를 투어시켜주는 그런 프로그램이 있나보다. 보면서도 ‘에이, 이걸 누가 하겠어…’ 했는데, 컥-! 바로 앞에 멀쩡한 청년이 메이드 소녀와 손 잡고 걸어간다! 끝없이 계속되는 동인지 전문 매장, 캐릭터샵, 컴퓨터 파트 전문점… 이건 정말 스케일이 다르다. 아키하바라를 보기 전까지 ‘조금 큰 용산 같은 곳’ 정도로 생각했었던 것은 대포고냥군의 완전한 착각이었다.

역을 나와 대포고냥군과 징징양이 가까운 곳에 있던 캐릭터 샵에 들어설 때 까지만 해도 덕후들을 비웃으며 의기양양 했었는데, 가게를 나올땐 왜 우리 손에 리락쿠마 풀셋이 – 리락쿠마 컵 세트, 심지어 라면 사발까지 – 들려있었는지 이해가 안간다. 그러다 북두신권의 켄시로가 그려진 커피캔 자판기를 보고서 완전 넋을 놓고 말이다… 고백하기 부끄럽지만, 여 기 엄 청 재- 미- 있- 다-!

아키하바라역 전자상가출구 (電気御口) 를 나서면-

아키하바라역 전자상가출구 (電気御口) 를 나서면-

주오도리 (中央通り) 주변으로는 동인지 서점들이 엄청나다

주오도리 (中央通り) 주변으로는 동인지 서점들이 엄청나다

메이드카페도 있고, 인터넷카페, 만화방도 있다

메이드카페도 있고, 인터넷카페, 만화방도 있다

PC파트의 전당 츠쿠모 - 아키바 뉴스에서나 볼 수 있던 하드코어 부품들을 볼 수 있다

PC파트의 전당 츠쿠모 – 아키바 뉴스에서나 볼 수 있던 하드코어 부품들을 볼 수 있다

사실, 대포고냥군은 만화나 애니메이션 캐릭터에 대해서는 그냥 정상인 수준 (?) 인데 반해, 전자제품 덕후라 아키하바라에서 몇 시간이고 혼자 놀 수 있을 것 같았다. 왠지 용산에 징징이랑 같이 간 느낌? 신형 전자제품에 넋 놓고 있다가 밥 시간 넘긴 징징의 눈치 보는 그런 분위기? 결혼전에 타케시가 내게 했던 말이 떠오른다. ‘아키하바라에 가면 대포고냥군 같은 사람 많다. 오타쿠 말야. 그런데 넌 괜찮아. 여자친구가 있으니까.’ 라고. 그렇다. 같은 오덕이라도 연애를 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인간이냐 아니냐로 갈리는 것이었다. 그럼 대포고냥군은 맘 놓고 오덕질 해도 되는 것이겠다. 왜냐면 도돌미와입후가 있으니깐.

유락쿠쵸 (有樂町) 의 무인양품 매장은 일본 최대규모

유락쿠쵸 (有樂町) 의 무인양품 매장은 일본 최대규모

'초 빅 오토우상 (お父さん) 과 함께 촬영 해 보아요-'

‘초 빅 오토우상 (お父さん) 과 함께 촬영 해 보아요-‘

일 층에 있던 무인양품 꽃 가게 - 5월 9일 어머니의 날

일 층에 있던 무인양품 꽃 가게 – 5월 9일 어머니의 날

'카페 MUJI' - 스콘과 아이스라떼

‘카페 MUJI’ – 스콘과 아이스라떼

아- 정말 넓어서 좋다능- 한국에도 무지 레스토랑을 오픈 해 달라!

아- 정말 넓어서 좋다능- 한국에도 무지 레스토랑을 오픈 해 달라!

더 구석구석 구경하면 아키하바라가 이 날의 마지막 관광지가 될 까봐, 아쉽지만 서둘러서 발길을 돌렸다. 자- 다음 행선지는 도돌미와입후가 가장 좋아라 하는 유락쿠쵸 (有樂町) 의 무인양품 매장이다. 일본 내에서도 최대 규모라고 하는 유락쿠쵸 점은 빅카메라 별관 바로 옆에 있다. 입구를 찾아 가는 도중, 일본 핸드폰 캐리어인 소프트뱅크의 CF 에 자주 등장하는 오토우상 (お父さん) 을 발견. 포토스팟에서 촬영하는것을 부끄러워하는 도돌미와입후도 이것은 지나칠 수 없었다. 무인양품 입구에 있던 플라워샵에서는 5월 어머니날 – 일본에는 어머니날, 아버지날이 따로 있다 – 을 맞아 북적대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일본의 고급 백화점 같은 곳의 입구엔 항상 꽃가게가 있었던것 같다. 뭔가 이성적인 지출을 해야겠다고 굳게 맘 먹고 간 사람들이 꽃가게를 보면 마음이 풀어져 버리는 그런 효과를 노린것 아닐까나. 매장은 2층인데 올라가는 계단 옆에 무인양품 하우징이 있다. 집을 팔고 있다! 조립식 주택을 전시해 놓고 있는데, 어릴적 일본 인테리어 잡지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집이다. 참으로 부럽군하-

매장에 들어가 보니, 확실히 이 전에 오사카에서 보았던 무인양품 매장과는 규모가 꽤 차이가 난다. 천장도 높아서 탁 트인 개방감이 일품이다. 대포고냥군은 무인양품의 백색가전 – 진짜 백색가전이다 – 을 좀 사가고 싶었는데, 변압기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포기했다. 여행을 갔던 즈음엔 그나마 환율이 낮았던 시기라, 대부분 한국 매장 가격의 약 80% 수준이었다는 것이 정말 좋았던것 같다. 게다가 골든위크 세일 10 퍼센트! 도돌미와입후는 옷가지, 양말, 커피잔, 유리 보울 등등을 득템했다고 기뻐했다. 여튼 계산을 하려고 나오는데, 10% 할인을 받으려면 휴대폰으로 쿠폰을 다운로드 받아야 된단다. 아이폰도 당연히 된다고 해서 시도하려는데, 여긴 무선랜이 없잖아. 그래서 우린 안될거야. 하면서 포기하고 있는데 친절한 무인양품 스텝이 그냥 할인 해 드리겠단다. 이런 아름다운 스텝. 무인양품을 나올 때 쯤 되니, 발바닥은 터질듯 하고 배도 고프다. 유락쿠쵸와 긴자는 바로 옆이다. 긴자로 가자-

마츠야 긴자 (松屋 銀座)

마츠야 긴자 (松屋 銀座)

긴자는 밤이 더 아름다운 것 같다

긴자는 밤이 더 아름다운 것 같다

애플스토어 긴자점

애플스토어 긴자점

늦은 시간인데도 사람들이 꽤 많다

늦은 시간인데도 사람들이 꽤 많다

무인양품에서 나와, 유락쿠쵸 센터빌딩 별관 (有樂町センタービル別館) 을 오른쪽으로 끼고 걷다가 마츠야도리( 松屋通り) 를 만나면 왼쪽으로 꺾자. 애플스토어 긴자점이다. 사실, 애플스토어는 미국, 일본에서도 여러번 봤던 곳이라 별로 감흥은 없다. 학생들이 맥을 구입하면 아이팟터치를 1+1 로 제공하는 행사를 하고 있군. 한국은 제외된 것을 보니, 역시 잡스횽은 한국을 호구로 보고 있음이 틀림없다. 아이폰을 무려 80만대나 사 줬는데도 말이다. 그 외에도 대포고냥군은 잡스횽한테 섭섭한 것이 아주아주 많다. 한국에는 애플스토어가 정식으로 들어와 있지 않다는 것 뿐만 아니라, 일본 애플스토어에선 리스로 맥을 구입할 수 있다든지, 뭐 수도 없이 많다. 그래도 긴자점이라니 한 번 들어가 보도록 하자. 역시 별 것은 없다. 일본여행 중에 프리 와이파이존에 너무나도 목말랐던 우리는 열심히 아이폰질. 그러다가 맥과 아이폰 악세사리가 모여있던 제일 꼭대기 층에 올라가 한국보다 싸다는 이유 하나로 아이폰 케이스를 두 개씩이나 질러주었다. 담부턴 애플스토어 안 가. 잼없어-

맥도 많고-

맥도 많고-

지니어스 바 - 별로 지니어스 아니었다

지니어스 바 – 별로 지니어스 아니었다

애플스토어에서 나와 주오도리 (中央通り) 로 나가면 이제 정말 긴자의 중심에 다다르게 된다. 넓은 도로 좌우로 빽빽히 서 있는 브랜드샵들과 비싸보이는 음식점들을 볼 수 있다. 소니 쇼룸과 닛산 갤러리, 시세이도팔러 (資生堂パーラ) 와 같은 쇼룸들도 자주 보이는데, 이 비싼 긴자땅에 브랜딩을 위한 건물을 세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일본 내에서 자사의 위치를 과시하는 것일게다. 짧은 시간 주오도리를 걷는 동안 길 가에 주차되어 있던 페라리가 열 대는 되는것 같고, 폴쉐는 흔해빠져서 마트카 같아 보인다. 여튼 여기 긴자는 초초초 럭셔리 일색이다. 대포고냥군과 도돌미와입후는 왠지 긴자가 좋아졌다. 이유는 모르겠다. 돈도 없는데 말이지… 뭐, 멋지잖아-

닛산갤러리 전 횡단보도

닛산갤러리 전 횡단보도

유니클로 긴자점

유니클로 긴자점

다음은 오늘 저녁식사 장소인 츠바메그릴 (つばめグリル – 제비그릴) 이다. 긴자역 사거리에서 찾을 수 있는 긴자코어 바로 옆 지하 1층에 있다. 1930년 부터 영업했다는 츠바메그릴은 겉보기에 무척이나 깔끔하긴 했지만, 한국에서 그릴이라 이름 붙은 음식점들에게 워낙 실망한 적이 많아서인지 왠지 의심부터 들었달까. 들어가 자리에 앉으려니 한 스텝이 다가와서 열 시까지 영업인데 괜찮겠느냐고 묻는다. 열 시까지 40분 정도 남았는데 충분하지 않을까? 일단 츠바메그릴의 메인 메뉴는 햄버거스테이크다. 도돌미와입후는 그냥 ‘햄버거스테이크’, 대포고냥군은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햄버거스테이크에 베이컨을 두른 어쩌고저쩌고’ 와 맥주를 한 잔 주문했다. 아- 그릴의 이름에 대한 의심은 완전한 대포고냥군의 오해였다. 아- 오해예요- 왜 일본에서 ‘일본풍 양식’ 이라는 타이틀을 붙인 가게들은 이렇게나 완성도가 뛰어난 것일까. 별것 아닌 음식 같지만 오사카의 오무라이스 가게 ‘북극성’ 도 그랬었다. 여튼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맛있는 저녁이었다. 그러나 역시, 처음 가는 식당에선 메인으로 밀고있는 메뉴를 시키는것이라는 진리를 재 확인했다. 도돌미와입후의 ‘그냥’ 햄버거스테이크가 정말 맛있었다능- 맥주 맛있는건 당연한 거고-

넋 놓고 사진 촬영 중인 김루피-

넋 놓고 사진 촬영 중인 김루피-

깔끔하고 서비스는 배려돋는다

깔끔하고 서비스는 배려돋는다

번쩍번쩍 동 후라이팬 굳-

번쩍번쩍 동 후라이팬 굳-

이거는 '베이컨 햄버거스테이크 어쩌고 저쩌고' 였음-

이거는 ‘베이컨 햄버거스테이크 어쩌고 저쩌고’ 였음-

ps. 이제 일본여행기 이틀 치 남았다.
이제는 어디든 여행을 갈라치면 돌아와 여행기 쓸 걱정부터 든다.
도쿄 여행기 한 편 완성하고 쓰려고 밀려있는 포스팅이 몇 개인지 모른다능-
다음 편, 기대 해 주셈요-

2010 도쿄여행 첫날 – 키치조지, 에비스

4월 초까지 전혀 예정되어 있지 않았던 일본여행. 뭐랄까, 정신 놓고 있다 다른 주변 사람들의 일본여행 소식을 듣고 ‘우리도 가자!’ 하며 정해진 여행. 게다가 징징양이 4년 여를 다녔던 회사를 그만두면서 퇴직기념으로 여행이라도 가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달까. 대포고양군은 5월 5일 어린이날과 붙여서 이틀 휴가를 내었다. 5월 1일 새벽 6시 출발에 5월 5일 새벽 12시에 도착하는 항공권과 도쿄의 하마마츠쵸 (浜松町) 에 있는 호텔을 묶어서 에어텔로 예약했다. 새벽 6시에 출발하려면 두 시간전엔 공항에 도착해야 한다. 딱 한대 밖에 없는 심야 공항행 버스를 타고 4시에 도착했더니, 면세점이고 식당이고 문을 연 곳이 없다. 수속하고서 꼼짝없이 탑승게이트 앞에서 멍 때릴수 밖에.

새벽 다섯시, 혼수상태의 공항

새벽 다섯시, 혼수상태의 공항

그래도, 도쿄 여행 첫 날을 아침 여덟시 부터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좋은 조건이다. 여행사에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 특별하게 만든 항공편이라 그런지 기내식도 없이 음료 달랑 한 잔이 전부인데다 마일리지도 적립 불가. 여튼, 정확하게 두 시간을 비행해서 나리타에 도착했다. 수도 없이 나리타 공항을 방문했었지만, 올해는 왤케 낡아 보이는걸까. ‘쾌청’ 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정말 좋은 날씨가 다행에 또 다행이다. 징징양이 스이카패스 (Suica Pass) 라는 걸 사야한단다. 알아봤더니, ‘스이카 + N’EX’ 라는 지하철, 버스, 모노레일등을 한장의 패스로 이용할 수 있는 스이카패스와 나리타에서 도쿄의 우에노 (上野) 역까지 이동할 수 있는 특급 전철 ‘나리타 익스프레스’ 편도권을 함께 묶은 상품이구나. 한 사람당 3,500엔이니 꼭 구입하도록 하자.

나리타 도착-

나리타 도착-

나리타 익스프레스 N'EX, 이걸 타야한다

나리타 익스프레스 N’EX, 이걸 타야한다

열차 칸 사이의 공간에 짐을 두고 들어가자

열차 칸 사이의 공간에 짐을 두고 들어가자

스이카 + N'EX 를 구입하면 접촉식 교통카드와 N'EX 티켓을 함께 준다

스이카 + N’EX 를 구입하면 접촉식 교통카드와 N’EX 티켓을 함께 준다

스이카 패스로 자동판매기에서 음료도 마실 수 있다

스이카 패스로 자동판매기에서 음료도 마실 수 있다

나리타익스프레스는 특급이라 좌석이 따로 배정되어 있다. 아무 열차나 타면 곤란하니 잘 확인하고 탑승하자. 탑승구 앞에 짐을 놓고 열쇠로 잠궈 둘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자물쇠의 비밀번호를 잊어버리면 종점까지 가야 찾을 수 있으니 주의. 열차가 출발 한 후엔 스낵을 파는 카트도 서비스 되니 이용하는 것도 괜찮다. 한 시간여를 달리면, 도쿄역에 도착한다. 도쿄역에서 아마노테센 (山野線) 으로 갈아타고 하마마츠쵸 (浜松町) 까지 세 정거장이다. 도쿄역에 도착하면서 비로소 일본이 골든위크 라는 사실을 깨 달았다. 어딜 가도 캐리어를 끌고 지도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징징양과 대포고냥군은, 골든위크 기간동안엔 해외여행을 많이들 간다던데 일본은 텅텅 비지 않을까? 가게들이 문을 닫았으면 어떡하지? 같은 걱정을 잠깐 했었는데,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골든위크는 휴가기간이면서 최고의 대목이었던 것이다. 하마마츠쵸역에 내리면 남쪽 출구 쪽으로 가서 S1 출구로 나가자.

하마마츠쵸역에서 연결되는 수상버스 (水上バス) 승강장

하마마츠쵸역에서 연결되는 수상버스 (水上バス) 승강장

도시바빌딩 옆으로 달리는 모노레일 선로를 따라 걷자

도시바빌딩 옆으로 달리는 모노레일 선로를 따라 걷자

하마마츠역에서 하네다공항으로 연결되는 도쿄모노레일

하마마츠역에서 하네다공항으로 연결되는 도쿄모노레일

드디어 도착 - 치산호텔

드디어 도착 – 치산호텔

3일간 묵을 치산 호텔에 드디어 도착했다. 비즈니스 호텔로써는 꽤 규모가 큰 축에 속하는듯. 문제는 체크인이 오후 세 시 부터라는 사실. 어쩔 수 없이 호텔 카운터에 짐을 몽땅 맡기고 바로 호텔을 나왔다. 호텔방은 구경도 못 해본채 다시 나온 징징양과 대포고냥군. 일단 첫날의 코스인 키치조지 (吉祥寺) 로 가야한다. 징징양의 정보에 의하면 키치조지는 ‘구구는 고양이다’ (グ–グ–だって猫である) 를 촬영했던 장소로써 유명한 작은 마을이다. 일본인들이 살고 싶은 동네 중에 지유가오카 (自由が丘) 와 첫째를 다툰다는 키치조지는 서브컬쳐의 발상지로 불리기도 하는데, 재즈뮤지션, 만화가 등의 예술가 들이 많이 모여사는 것으로도 유명하다는. 도쿄도 무사시노시에 있으니 행정지역상으로 도쿄시는 아니다. 우선 야마노테센으로 신주쿠 (新宿) 역으로 이동해서 주오선 (中央線) 으로 갈아타면 30분 후에 키지조지역에 도착한다.

드디어 키치조지역에 도착!

드디어 키치조지역에 도착!

키치조지역 앞

키치조지역 앞

역을 빠져나와 어느 방향으로 갈질 몰라 징징양과 주변을 휘휘 둘러 본다. 여긴 뭔가 ‘도시’ 가 아닌 곳이구나- 건물들도 나즈막하고 사람들의 표정도 여유가 있어보인다. 게다가 날까지 좋아서인지 잔잔한 일본영화의 한 장면 같다. 오늘의 첫 식사는 키치조지 역 앞에 있는 ‘사토우’ 라는 와규 – 일본소고기 – 집으로 정했다. 지도를 보고 이리저리 찾다보니, 정육점 앞에 왠 사람들이 이렇게 길게 줄을 서 있는걸까. 앗, ‘사토우’ 발견!

'사토우' 는 실은 정육점이었던 것이다

‘사토우’ 는 실은 정육점이었던 것이다

1층은 고로케와 돈카츠, 멘치카츠를 2층은 스테이크 하우스

1층은 고로케와 돈카츠, 멘치카츠를 2층은 스테이크 하우스

가게 앞의 족히 100명은 될 듯한 사람들은 멘치카츠 (メンチカツ) 를 사기위해 줄을 선 손님들이었다. 1층에선 멘치카츠 외에도 고기당고 (肉だんご), 고로케, 돈카츠 등도 팔고 있었다. 진정 먹어보고 싶었으나, 한 시간은 족히 걸릴것 같은데다, 징징양이 혈당치 저하로 심기 불편이 와서 서둘러 2층의 스테이크 하우스로 올라갔다. 후우- 입구 계단 정말 좁다;;; 이 좁은 계단에도 나름 사람들이 몇 무리 줄을 서 있었는데 손님이 식사를 마치고 나갈때마다 벽에 바싹 붙는 걸로 모자라 배를 끌어 당겨야 할 정도였다는. 기다리는 도중, 스텝이 다가와 메뉴판을 주고 간다. 세트메뉴에 고기 질에 따라 매 (梅), 죽 (竹), 송 (松) 세트로 나뉘고 음료는 우롱차, 오렌지쥬스, 글래스와인 중에서 고를 수 있다. 그리고 별도로 런치세트 라는것이 있는데, 고기를 깍둑썰기해서 나온다고 했다. 일본여행에선 되도록 많은 음식을 먹어보는 것이 목적이므로, 저렴하고 양 적은 런치세트로 결정.

매, 죽, 송 세트

매, 죽, 송 세트

실내는 엄청 좁다. 공간활용 대박-

실내는 엄청 좁다. 공간활용 대박-

사토우의 런치세트 + 우롱차

사토우의 런치세트 + 우롱차

오오- 와규 넘 맛있음-

오오- 와규 넘 맛있음-

런치세트는 기본으로 미소 된장국과 흰쌀밥이 함께 나온다. 소스가 특이한데 왼쪽은 달짝지근하고, 오른쪽은 살짝 매운맛 된장 소스 같은데 대포고냥군은 오른쪽 소스에 한표. 고기는 숙주나물과 함께 먹으면 맛있다. 와규의 맛은 참… 혀에서 살살 녹는 것이 그저그만이다. 얼마든지 더 먹을 수 있었는데, 양이 살짝 적어 아쉬웠던 사토우. 자- 식사도 했으니 본격적으로 키치조지를 탐험해 보도록 하자. 먼저, (순전히 징징양의 취향으로 결정된) 생활잡화 가게인 네츄럴키친과 모모네츄럴 쪽으로 가 보자.

도중에 만난 유명한 양갱집 '토라야'

도중에 만난 유명한 양갱집 ‘토라야’

꽤 비싸다

꽤 비싸다

근처까지 와서 안 보여서 헤매게 만들었던 내츄럴키친. 골든위크 관광객들로 내부가 북적댄다. 징징양이랑 같이 골라 볼 거라고 안에 들어갔다가 덩치 큰데다 베낭까지 맨 대포고냥군, 손님들한테 괜히 미안해서 얼른 다시 나와서 기다리기로 했다. 골든위크라 그런지 어느 가게 앞에서든 와이프가 쇼핑을 끝내길 기다리며 유모차를 지키는 아저씨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대포고냥군도 그들 중에 하나처럼 보였을듯- 네츄럴키친은 모든 아이템을 105엔에 구입할 수 있는 잡화샵이다. 소심한 징징양은 10개 아이템을 장고 (長考) 끝에 겨우 골라 1050엔을 지불. 그래놓고 더 샀어야 한다고 후회 막급- 그러게 내가 팍팍 고르랬잖니…

105엔 샵인 네츄럴키친

105엔 샵인 네츄럴키친

네츄럴 키친에서 모퉁이를 돌면 발견할 수있었던 모모네츄럴. 상호 아래에 가구와 소파 라고 해 둔것 처럼 여긴 잡화점이긴 하나 가구가 메인이다. 가구 DIY 나 리폼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을 지켜보면 처음에는 네츄럴 컨셉이라고 시작하지만 차츰 변질된 컨트리 컨셉이 과하다 못해 흘러넘쳐 집안이 무슨 고물상 처럼 되는 경우를 많이 본다. 내가 본 모모네츄럴의 가구들은 자연스러우면서도 과하지 않다. 뭔가 컨트리풍 같으면서도 모던하다. 절대 후줄그레 하지 않다. 몇 개의 정말 예쁜 가구들이 디스플레이 되어 있고, 손잡이 라든지, 패널 색상이라든지를 커스터마이즈 가능한 옵션들이 준비되어 있다. 예를 들면 소파의 경우는 갖가지 패브릭으로 주문제작을 할 수있다. 정말 맘에드는 가구들이었으나, 이쁘면 뭣하나. 가져가질 못하는데- 그래서 후딱 둘러보고 서둘러 나왔다.

모모 네츄럴

모모 네츄럴

가게 내부에선 사진을 찍기 어려우니 입구샷만-

가게 내부에선 사진을 찍기 어려우니 입구샷만-

이번에는 원단 및 봉재용품가게, 카페, 식당 등이 모여있는 키치죠지 북단으로 가자. 키치조지도오리 (吉祥寺通り) 의 좌측편에 있는 뭔가 아담한 곳. 나즈막한 빌라 앞에 가꿔둔 화단들은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 아래 사진의 ‘tartin’ 이라는 가게도 흐드러지게 핀 하얀 꽃이 있던 화단을 보다 우연히 발견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보니, 정말 좁은 공간에 오븐을 놓고 스텝 두사람이 열심히 옥수수 스콘과 바나나 타르트를 굽고 있다. 땀을 뻘뻘 흘리며 말이다-

'tartin' 이라는 타르트 가게

‘tartin’ 이라는 타르트 가게

타르틴 가게 입구

타르틴 가게 입구

이번 여행에 느낀 것인데, 골든위크 기간동안엔 일본여행을 피해야겠다. 이 시기엔 해외로 여행을 많이 떠난다라는 이야길 들은 적이 있는데, 그 뿐만 아니라 온 지방에서 대도시로 관광을 오나보다. 얼마나 사람이 많았냐고 하면 여행기간 중에 찍은 사진에 다른 사람이 보이지 않게 촬영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 할 정도 였다. 잠깐 카페 같은 곳에서 쉬고 싶어도 자리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보통 한국에선 연휴라고 해도 지방에서 서울로 여행을 오는 관광객으로 거리가 북적댄다든지 하는 일은 없는데 말이다. 아래 커피히스토리도 잠깐 쉴까 하고 찾은 곳인데, 자리 절대 없다. 여긴 꽤 오래 전 부터 커피 로스팅을 해 오고 있는 가게인데, 칼리타의 동 드리퍼와 원두를 조금 샀다. 한국에 돌아와서 가격 비교를 해 봤더니 2-3만원 싸게 샀구나. 복잡하긴 해도 골든위크엔 모든 가게가 세일을 하고 있어 한국보다 대충 10-20% 정도 저렴하게 상품 구매가 가능했다.

커피 히스토리 - 커피 시음을 할 수 있다

커피 히스토리 – 커피 시음을 할 수 있다

정말 발 바닥이 터질 것만 같다. 하아- 이 넘의 사람들은 왤케 많은게냐. 사람이 많다보니 기다리는 시간도 열 배는 오래 걸리는 것 같고 서비스도 평소에 일본에 들렀을 때 보단 많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마지막으로 키치조지역 남쪽에 있는 ‘베이스카페’ 를 마지막으로 들러보고 에비스로 옮기기로 했다. 베이스 카페는 분위기는 괜찮다. 소박한 흑판에 쓰여진 베이스카페 라는 것을 보고 위를 올려다 보니, 계단이 까마득 하다. 3층까지 올라가자. 헉헉. 내부는 전형적인 일본식 네츄럴카페. 그런데 가구나 소품들이 과하게 오래된 것들이 좀 보여 살짝 후줄그레 해 보이기도 한다. 다다미가 깔린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작은 쪽방 자리도 있다. 징징양은 사과쥬스, 대포고냥군은 보리차 + 딸기타르트세트를 주문했는데, 이거이거 너무 박하다. 약간 쓴 맛이 나는 딸기 타르트와 보리차가 1,000엔이라니… 보리차는 그냥 냉장고에 넣어둔 보리차이고 징징이 주문한 사과쥬스는 뭐 맛은 제쳐두고 양이 너무하다. 손에 들어오는 짧은 컵에 사과쥬스 한잔이 650엔. 휴우. 인테리어 비용도 얼마 안들었을 것 같은데 너무 비싸다. 도쿄 여행 책자 몇 군데 소개가 되어 들러본 곳이지만, 대포고냥군 개인적으로는 비추천.

베이스카페

베이스카페

헉- 저기까지 올라가야 해?

헉- 저기까지 올라가야 해?

베이스카페의 내부 - 면적은 작은데 스텝이 꽤 많이 보인다

베이스카페의 내부 – 면적은 작은데 스텝이 꽤 많이 보인다

실제보다 사진으로 찍은게 더 낫다 - 에어콘은 소품인듯

실제보다 사진으로 찍은게 더 낫다 – 에어콘은 소품인듯

양은 정말 작고, 결코 결코 싸지 않다 - 보리차 + 타르트 세트가 1,000엔, 사과주스 650엔

양은 정말 작고, 결코 결코 싸지 않다 – 보리차 + 타르트 세트가 1,000엔, 사과주스 650엔

이제 에비스로 가서 저녁을 먹고 대충 하루를 마무리 해야겠다. 이동 중에 급 당 떨어진 우리, 지하철 역 내부에 있는 ‘수프 스톡 도쿄’ 에서 에너지를 보충하고 출발 하기로 했다. 아홉 가지 스프 중에 두가지 스프를 고르고 빵을 함께 주는 ‘스프 스톡 세트’ 가 900엔 대 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참 마음에 들었다. 이 가게엔 다섯가지 밖에 준비 되어 있지 않았지만 말이다. 왠지 일본에서 의도하지 않게 먹었던 스프로 해장한 듯한 느낌? 한국에도 이런 가게가 생기면 자주 애용해 줄텐데. 둘이서 세트 하나를 나눠 먹고 다시 부지런히 에비스로 출발.

스프 스톡 도쿄

스프 스톡 도쿄

스프 스톡 세트 (900엔) - 스프 2 종류 + 빵

스프 스톡 세트 (900엔) – 스프 2 종류 + 빵

에비스 역에 도착했다. 에비스 지역은 여행책자에서 ‘직장인들이 저녁에 맥주 한 잔 할 수 있는 멋진 장소’ 로 소개 되어서 좋은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할까 하고 들렀었다. 사실, 에비스를 전부 둘러 보진 않았지만 에비스의 핵심은 역시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 가 아닌가 싶다. 우리는 잘 몰라서 에비스역에서 내려서 가든 플레이스 까지 쌩 (!) 으로 걸어왔지만, 나중에 알고 봤더니 연결하는 무빙 워크가 있다. 발아프게 괜히 걷지말고 꼭 이용하도록 하자.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 주변에 오니, 막 결혼식 피로연에서 나온듯 한 무리들이 많이 보인다. 역시 여기도 주말엔 결혼식인건가… 가든 플레이스 주변은 상상했던 것 보다 훨씬 멋지다. 여기 저기 식당은 찾다가 38층의 전망대 층에 북해도 (北海道) 라는 이자카야에 가기로 결정. 여긴 북해도의 해산물을 테마로 한 이자카야 프랜차이즈 인데, 과거에 일본 출장을 왔을 때 아카사카 (赤坂) 지역에 있던 북해도에 들렀는데, 꽤 음식이 맘에 들었던 기억이 있어 가 보기로. 자리에 앉으니 역시 38층이라 도쿄가 한 눈에 들어온다. 멋진 야경을 보면서 앞에 있는 타블렛으로 주문을 넣으면 따로 직원을 부를 필요없이 계속 음식을 가져다 준다. 우리는 술은 거의 먹지 않고 – 사워 두잔이 전부 – 계속 음식을 주문해서 먹어치웠다. 끝에는 소바와 미니 라면, 디져트로 북해도산 바닐라 아이스크림까지;;; 징징양은 정말 만족만족 했던 곳이다. 이렇게 배 부르게 다양한 메뉴를 먹었어도 둘이서 6,000엔 가량.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

호텔로 돌아갈 무렵에는 뭔가 둘 다 배 부르고, 다 귀찮아져서 사진이 매우 드물다. 그나마 에비스에서의 사진은 징징양이 많이 찍은듯 하니, 그쪽 블로그로 이동해서 보시기 바란다. 역시, 호텔에 들어가기 전에는 앞에 있는 편의점에서 이것 저것 사서 군것질 하는 것이 진리다. 터질 것 같은 발을 휴족시간으로 달래면서 마시는 캔 맥주 한 잔은 참 좋구나. 다음날도 여행기를 기다리세요- 후후-

잘 다녀왔습니다-

모자이크는 19금?

모자이크는 19금?

휴가기간 동안 3박 4일로 다녀왔던 두 번째 도쿄 여행.
여행기간 내내 축복받았던 날씨 덕분에 진정 후회없이 보고 왔습니다.
얼마나 걸었던지, 밤마다 발과 종아리에 파스를 붙이고 잤지만 아직 온 몸이 쑤십니다.
상도동에 도착해서 짐을 풀어보니 이렇게나 많이 질러 왔군요-
무인양품에서 질러온 식기와 옷가지, 리락쿠마 풀셋, 포터백, 홍차 등…
이걸 다 어떻게 들고갈까 했는데, 가져오고 보니 뿌듯합니다-
그런데 저기 모자이크로 가려둔 건 무엇?
내일부터 사진이랑 정리되면, 여행기를 하나씩 올려보겠습니답-

PS. 우리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집에 들러 우리 고양이들 챙겨준 제이군네 완전 고마워요- 조만간 봐요-

철인3종경기 같았던 도쿄관광! – 1

부산에 도착해 잠이 덜 깬 진도리킥

부산에 도착해 잠이 덜 깬 진도리킥

부산 지하철을 타고 서면까지 이동하자

부산 지하철을 타고 서면까지 이동하자

탑승게이트 앞에서 여행정보를 살펴보는 진도리킥

드디어 징징양과 커플 – 붑후 아니고;;; 커플 – 이된지 1년이 되었다. 아니, 이제 넘었다. 12월에 올리는 아티클에 당췌 반소매, 반바지 사진이라니, 어지간이 빨리도 올린다. 전부터 일본 다녀온 친구들 – 문슈가씨, 마롱씨 – 이 부럽다면서 징징대던 징징양에게 꿈과 희망을 불어 넣어주기위해 그 동안 열심히 모았던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탈탈 털어 왕복항공권 두장을 GET 하고, 호텔도 인터넷으로 예약했다. 일정은 8월 27일 (월) 부터 29일 (수) 까지 2박 3일 되겠다. 공짜 항공권이다보니, 27일 서울에서 출발하는 나리타 (成田) 공항행이 없군. 그렇다고 못 갈줄 알고? 부산에서 출발하는거다! 일단 징징양을 카트에 싣고 강남버스터미널로 출발! 밤 12시에 출발하는 심야우등을 타고 4시간 반 여를 이동해서 부산에 도착했다. 역시 징징양은 잘 잔다;;; 센서티브 대포고냥군은 역시 날 밤 꼬박 샜다. 꼭두새벽에 부산에 도착해 서면으로 이동, 서면시장 안에 있는 유명한 돼지국밥 집에서 아침을 먹었다. 개시 손님이라 그런지 밥보다 고기가 더 많잖;;; 우짜둔덩 초 맛있는 돼지국밥이다. 다시 좌석버스로 공항까지 이동. 11시가 다 되어서 비행기가 떴다. 버스에서부터 잠을 이루지 못했던 대포고냥군은 거의 병든 닭처럼 졸았답;;;

사실, 대포고냥군은 일본을 참 많이도 왔다갔다 했다. 놀러, 쇼핑하러, 일 때문에 다 해서 대학교에 입학했던 94년 이 후로 서른 번은 족히 간 듯하다. 하지만 도쿄는 일 때문이 아닌 관광목적으로 가 본 일이 한 번도 없다는 것. 그래서 떠나기 전, 징징양과 도쿄여행에 대해 소개된 책자도 사서 연구도 하고, 루트도 그려보고 그랬다는… 다녀오고 나서야 우리의 일정은 실현 불가능한 일정이라는 것을 깨달았지만, 처음 계획상으로는 2박 3일동안 거의 도쿄 야마노테센 (山手線) 상의 중요 스팟들 전부를 돌아보는 계획을 세웠었다. 깜찍하게도 말이지…우후훗! 아마 그랬다면 발바닥의 뼈와 살이 분리되는 일이 벌어졌을지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본 공기를 마시고 정신차린 진도리킥 – 저 초롱한 눈빛을 보라

여튼 2시간의 비행 끝에 무사히 일본 나리타 공항에 도착. 징징양은 잠이 올 때랑 깼을 때랑 전혀 딴 사람 처럼 보인다. 거의 변검 – 순식간에 가면을 바꾸는 중국의 기예 – 수준인 김징징;;; 도착 게이트를 나와 공항터미널 안에 들어서니 그제서야 ‘아, 일본에 왔구나.’ 싶은가 보다. 살짝 긴장한 김징징. 얘가 의외로 엄청 소심해서 티켓을 사거나 커피를 주문한다든지 할 때, 직접 해 보라고 내가 슬쩍 밀면 내 뒤로 숨는다;;; 이봐이봐~ 외국에 왔으면 그 나라 사람들이랑 뭔가 커뮤니케이숑 액티비리를 해 봐야 하는거라구!!! 너, 고등학교때 제 2외국어로 일본어도 했었다면서~!!! 얘 믿고 프랑스 갔다간 국제미아될듯;;; – 참고 : 징징양은 불어불문학과출신이다.

케이세이 스카이라이너 등장

객실 실내는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다

객실 실내는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다

나리타 공항에서 도쿄 시내로 들어가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우리는 케이세이선 (京成線) 으로 다니는 특급인 ‘스카이라이너’ 를 이용하기로 했다. 가격은 인당 1,920엔. 서울의 2호선 처럼 동경 중심지를 순환하는 야마노테센 (山手線) 의 닛뽀리 (日暮里) 역까지 가자. 한 시간 여를 달려 역에 도착했더니 엄청 복잡하다. 사람들이 거의 한줄로 꼬리를 물고 종종걸음을 하고있다. 서울에서는 출 퇴근시간 이 외에는 이 정도로 붐비지는 않는데… 일본여행이 처음인 징징양은 여기저기서 들리는 일본말이 신기한가 보다. 열심히 카트를 밀고 당겨 야마노테센에 성공적으로 환승! 우리의 숙소가 있는 신주쿠 (新宿) 역까지는 열 정거장을 더 가야 한다. 역에 정차할 때마다 안내방송으로 울리는 딩동 소리가 참신하다. 소위 ‘이국적이다’ 라는 느낌은 이런 조그마한 것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다.

JR 신주쿠역 서편 출구 근처

역시 제일 화려한 곳은 빠칭코 가게!

역시 제일 화려한 곳은 빠칭코 가게!

드디어 도착! 신주쿠는 엄청 복잡하구나… JR – Japan Railroad (일본철도) – 신주쿠역 이 아닌, 다른 라인의 신주쿠역도 있는 것이 출입구가 한 두개가 아니다. 일단 서쪽 출구 (西口) 로 나가자. 퇴근시간이 가까웠는지 양복맨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신주쿠역은 역사 (驛舍) 를 대형 백화점 – 케이오 백화점 – 과 전자양판점 – Laox – 등과 공유하는 듯 하다. 이리 저리 구경하면서 호텔 방향으로 걷다보니, 배가 고프다;;; 대포고냥군은 일본을 다녀올때마다 이것저것 많이 먹어 봤지만, 지금도 대표적인 일본음식을 꼽아보라면 딱히 뭔가가 떠 오르지 않는다. 스시 정도? 그럴만도 한 것이 정통 일본 음식이라고 할 만한 것이 별로 없기 때문이 아닐까. 예로, 소고기를 얹은 덮밥인 규동은 일본인에게 아주 보편화 된 식사이지만, 덮밥이 일본음식인가? 하는 질문에는 선뜻 그렇다 라고 답하기가 애매하다. 우동은? 라면은? 텐뿌라 (튀김) 은? 막연히 일식이라고 생각할 뿐이지, 그것이 일본만의 유니크한 음식이라고 하기엔 뭔가가 부족한 느낌이다. 여튼;;; 배가 고프다는 이야기. 앞에 요시노야 (吉野屋) 가 보인다. 그래, 규동을 먹는 것도 좋은 선택이지. 규동은 간단하고 맛있는 음식이다. 가게에 들어서자, 점원들이 이랏샤이마세~ 하고 반갑게 맞아준다. 메뉴판을 보니 보통 규동 (소고기), 부타동 (돼지고기), 가츠동 (돈가스) 등 기본 덮밥들이 있고, 추가 할 수 있는 옵션들이 있는데 솔직히 뭐가 맛있는지 몰라서 그냥 기본으로 주문했다. 한가지 팁. 나미 (並み) 는 보통, 오오모리 (大盛り) 는 곱배기니, 각자 양에 맞게 주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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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파 짜증 만땅이었던 진도리킥은 규동 한 그릇에 대만족

밥을 챙겨먹고 일단 짐을 숙소에 풀기로 했다. 그런데, 숙소를 잡을 때 온라인 사이트에서 프린트한 지도 한 장으로는 도저히 찾아갈 수가 없을 듯 했다. 심지어는 지나가는 현지인들에게 물어도 당췌 모르겠다는 대답만 돌아올 뿐이었다. 아예 방향도 제대로 잡지 못해 한참을 헤메다 – 절대 대포고냥군의 일본어 실력이 딸려서가 아니다! – 끝내는 호텔과 전화통화가 되어 겨우겨우 찾아가긴 했는데, 이건 거리가 역이랑 너무너무너무 멀어서 역에서 내려 숙소까지 가는데 이미 둘 다 지쳐버릴 지경이었다는. 이것이 우리 일본여행의 가장 큰 실수였다는 것을 이 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아스카’ 라는 별 셋 등급의 비즈니스호텔이었는데, 어찌 이리 후질수가 있는지… 역시 도쿄의 땅값은 비싼가 보다. 같은 가격대의 비즈니스호텔에서 몇 번 묵었었지만, 여기 같지는 않았다. 샤워 할 때, 뒷 목이 천장에 닿은 채로 샤워했었다면 이해가 갈런지… 지저분한 카페트와 담배에 쩐 벽지. 전혀 사진을 찍을 맘이 생기지 않은 곳이었다. 괜히 진진양에게 미안한…;;; 이럴줄 알았으면 1,20만원 더 얹어서 좋은 호텔에서 잘 껄… 호텔에서 급 우울했던 우리, 파쥐티브 모드로 전환하기로 했다. 그래, 뭐 호텔에서 앉아서 고스톱 치려고 여기 온 것도 아닌데!!! 어서 짐만 두고 나가자구! 그렇게 우리는 왔던 길을 다시 거슬러가 신주쿠역까지 갔다. 젠장;;; 발바닥 버닝게이지 50% 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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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모이데요코쵸’ – 추억의골목 쯤 되겠다

신주쿠역 서편출구 (西口) 근처에는 오모이데요코쵸 (思い出橫丁) 와 야키토리요코쵸 (燒鳥橫丁) 가 있다. 각각 추억의골목, 닭구이골목 이라는 뜻인데… 작은 선술집들이 모인 골목이다. 누구든 – 혼자라도 – 닭꼬치 같은 부담되지 않는 안주와 함께 간단히 정종 한잔 들이킬수 있는 그런 곳이다. 그런데, 이런 분위기의 선술집은 역시 아저씨들이 좋아라 하나보다. 골목 사이를 돌아보면서 여자손님을 거의 보지 못했다는 것. 이 골목 사이사이들 구경다니다 맛있어 보이는 집을 발견했다. 여행에서 돌아온 후, 인터넷을 뒤져보니 나름 신주쿠역 주변에서 이름난 우동, 소바 가게인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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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진양은 키츠네소바, 대포고냥군은 텐뿌라우동

대부분, 이 골목의 가게들은 서서먹고 마시는 선술집이지만 이 소바, 우동집은 주방을 가운데 두고 너 다섯개의 의자가 있다. 의자가 몇 개 없는 탓에 느긋하게 앉아서 노닥거릴 수 있는 그런 분위기는 절대 아니다. 서서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서 급히 먹고 비켜주느라 체하는 줄 알았잖;;; 진진양은 키츠네소바, 나는 텐뿌라우동을 주문했다. 옆에 하나씩 놓여있는 것은 옵션으로 추가한 유부초밥. 나이가 지긋하신 요리사 아저씨 두 사람이 대충 휙휙 말아주는것 같은데 나오는 음식의 모양새는 절대 대충대충이 아니다. 가격대는 보통 230엔에서 370엔 사이니 부담되지 않는 가격 역시 매력적이다. 신주쿠역 근처로 갈일이 있다면 한 번쯤 가 보시길 권한다.

오모이데요코쵸를 따라 들어가 골목의 막바지에 이르면 신주쿠역 서편출구와 동편출구를 연결하는 토끼굴이라고 불린다는 사람들이 지나다닐 수 있는 터널 같은것이 있다. 분위기가 머랄까… 신용산역에서 용산전자상가 방면으로 사람이 통행하는 지하차도를 아는지? 거기랑 아주 비슷하다. 여튼, 토끼굴을 따라서 동편출구 쪽으로 나오면 왼쪽이 유명한 유흥가인 가부키쵸 (歌舞伎町) 방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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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돈키호테

가부키쵸 방향으로 계속 내려가다 보면, 도쿄 여행책자에도 많이 나와있는 ‘돈키호테’ 를 보게된다. 그런데, 돈키호테 이 외에도 이런 가게들이 여럿 눈에 띄는것 보면 이런 잡화상 컨셉의 매장이 인기인가 보다. 일단 들어가보자. 뜨허… 정말 없는게 없다. 속옷에서부터, 메이드복까지, 식품에서 성인용품까지… 정말 매장 안의 아이템 수가 몇 개나 되는 것일까. 상품더미 사이로 난 굴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지도… 일본의 유통에 대해 조금 알고 있는 큐타로군이 돈키호테에 대해서 말한 적이 있는데, ‘돈키호테는 상품들의 묘지’ 란다. 거의 유통되던 상품이 가장 마지막에 이르는 곳이라는 의미일듯… 뭐 그건 유통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고… 여튼 물건도 많고 가격도 저렴해서 이것저것 쇼핑하기에 재미있는 곳이다. 덕분에 만 오천원짜리 서류가방이랑, 데이터뱅크 초 간지 빈티지 컵흘시계를 지르고야 말았다는;;; 서류가방은 정말 잘 샀다. 이게 만오천원이라니 T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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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여기부터가 가부키쵸의 시작

가부키쵸는 출장으로 도쿄에 왔을때, 술자리 껀으로 와 본적이 있지만 1년 365일 직장인들로 흥청대는 도쿄의 대표적인 환락가 중 하나다. 풍속 (風俗) 이라 불리는 성인사업이 가장 발달한 지역인데, 긴자와 함께 호스트바가 많기로 유명한 곳이라는… 삐끼들이 지나다니는 OL – Office Lady – 을 따라다니며 끊임없이 뭔 가를 제안해댄다. 분위기가 흡사 명동 뒷 골목 같다는. 길거리에 무료 잡지같은것을 배포 하길래 하나 줏어왔는데, 호스트바 소개 잡지였다는;;; 그런데 호스트들이 다 꽃미남은 아닌가보다. 호스트라는 양반들이 머리는 무슨 에쵸튀 머리를 해 갖고선, 이뭐병 조낸 양아치잖아!!! 일본의 언니들은 이런취향인건가… 흠…

신주쿠역 동편출구

곳곳에 설치된 스크린들이 멋지다

가부키쵸의 시작점에 이르러 신주쿠역 동편출구 (東口) 쪽을 향해 다시 길을 거슬러 올라갔다. 시간이 꽤 깊었는데도 역 주변은 사람들로 넘쳐난다. 뭐 할 일이 없을까 하고 진진양과 고민하던 중, 역 근처 ABC 마트에서 VANS 슬립온 실내화 을 하나씩 사서 신었다는. 나는 밀리터리 슬립온, 진진양은 남색에 노랑이가 들어간 슬립온. 사실 도쿄의 물가가 비싸다지만 엔화가 워낙에 떨어져서 예나 한국이나 가격은 매 한가지다. 한국에 들어온 이후로 같은 신발을 한 번도 목격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대 만족중이다.

한국에도 이런 사람들이 많았음 좋겠다

신주쿠 니시구치 요도바시카메라

왠지 그냥 숙소로 돌아가기가 아쉬워서 여기저기를 헤매고 다니기로 했다. 신주쿠역 주변에는 밤이되니 이렇게 사람들을 모아놓고 노래부르는 가수지망생 (?) 들이 많다. 앞에 CD 를 쌓아 둔 것으로 보아, 아마 데뷰는 했나보다. 요도바시카메라로 가는 도중에만 몇 팀을 보았는데 다들 실력이 좋아보였다. 일본이 연예산업이 발달한 만큼 발을 들여놓기가 훨씬 더 어렵겠구나 싶었다. 드디어 요도바시카메라 도착. 흐… 규모 징하게 크다. 매장이 한 두개가 아니라 상품에 따라 섹션별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아이쇼핑만으로도 행복모드 대포고냥군~♡ 뭐 다른 물건들이야 한국에서도 다 볼 수있는것들이라 별로 부럽진 않았다만, 완전 이쁘던 핸폰만은 와방 부럽더라는. 인포바 (Info Bar) 라는 바형 핸폰 완전 이쁘다.

이제 발바닥이 터질 지경이다. 이제 겨우 여행의 첫 날이 지났지만, 신발 밑창이 푹신한 신발이 필수라는 것 하나는 뼈저리게 느낀 하루였다. 담부터는 꼭 에어맥스를 신고 조낸 걸어주겠다!!! 역시나 신주쿠역에서 숙소까지 가는 길은 멀었고 우리는 거의 바닥에 기어서 겨우겨우 도착했다. 계속해서 여행 둘째 날 이야기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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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링 진진양 though 버닝발바닥

일본출장 다녀왔습니다!

대포고냥군의 회사는 일본계 회사라 불린다. 일본계 회사라 함은 울 회사 사장님이 일본사람이라는 것이 아니라, 모(母) 기업이 일본 회사라는 뜻이다. 머 그래도 회장님은 일본사람이다. 광고대행사에서 솔루션을 만들고 있는 – 삽질하고있는 – 대포고냥군은 이 넘을 한번 팔아보겠다고 일본에 출장을 가게 되었다. 사실 일본은 일 관계로 많이 갔다왔다. 이 회사에 입사한지 5년 째, 출장으로만 5번째 출장. 근데 아직 하 나 도 못 팔 았 다 ! 뭐 여튼 이번에 또 갔다. 물건 팔러.

KE6709편 – Ricoh GR Digital

날씨가 꾸리꾸리하다. 뭐 그래도 구름위로 올라가면 쨍~ 할테니 괜찮다. 두 시간의 비행 끝에 하네다(羽田) 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하네다 공항은 일본 국내선 운항이 대부분이라 – 김포공항 같은 – 국제선 청사가 무슨, 버스 터미널 같이 형편없다. 게다가 중심가의 호텔로 연결되는 셔틀 버스편이 나리타(成田) 공항에 비해 턱없이 적어서, 교통 완전 불편!!! 이다. 이번에도 역시 셔틀시간이 안맞다. 모노레일을 타고 가자. 모노레일은 하마마츠쵸(浜松町) 까지만 운행하는데, JR 야마테 선(山手線) 과 공항을 연결하는 교통수단이다. 이 전에 하네다에 왔을 때에도 모노레일을 탔었는데, 나름 모노레일 안에서 보는 풍경은 굿이다. (물위로 달린다!)

모노레일에서 내려서 다시 택시를 타고 도쿄스테이션 근처에 있는 숙소로 이동했다. 일본은 역시 택시비가 졸라 비싸다. 기본요금이 660엔 – 한화로 거의 5,000원 – 정도이다. 대신, 승차거부, 싸가지 없음 등등으로 줘 패고싶은 한국의 택시랑은 비교 불가. 한국에서 택시를 타고서 골목 깊숙한 곳에 있는 집앞에 데려다 달라고 하면 돌아 올 반응이 상상이 가지 않는가? 졸라 궁실렁 댈 것 뻔~하다. 착한 대포고냥군도 이럴때면 뒷자리에서 택시기사 목을 졸라 피똥싸게 해주고 싶은 충동이 무럭무럭 자라난다. 앗, 한국택시에 적대적인 대포고냥군 잠시 흥분;;; 일단, 짐을 내려놓기 위해 도착한 곳은 케이오 프레소 인 (Keio Presso Inn) 이라는 비즈니스 호텔이다. 서울에도 자주 보이는 외국인을 위한 레지던스들 같은 분위기랄까… 사치스럽지 않게 깔끔한 그런 분위기. 도착하면 일본 쪽의 부장님과 저녁식사 겸 가벼운 알코홀을 섭취하기로 했었는데, 많이 늦어버렸다. 오후 6시 20분에 비행기가 도착했는데, 숙소에 도착한건 8시 20분. 망할 하네다  공항!!! 부랴부랴 가까운 약속장소로 나갔다.

퓨전 이자카야 키콘(吉今)

맛있는 음식이 가득한 메뉴판

일종의 일본식 에피타이져 스모노

윤부장님 (右)과 순이씨 (左) – 초상권 보호

가지새우 튀김

타마고야키

부장님과 이 전에 한국담당을 하던 분이 같이 나와주셨다. 함께 간 곳은, 키콘(吉今) 이라는 퓨전 이자카야. 분위기가 아주 훌륭했고 맛도 꽤 괜찮은 듯하다. 찬코라는 나베요리에서 아게토후 (두부를 튀겨서 양념장에 담근 음식), 가지새우 튀김, 타마고야키 (타마고 스시위에 올라가는 계란을 생각하면 된다. 엄청 달다;;), 무우샐러드, 키츠네 (소시지 같은 닭고기…), 문어튀김 등등… 엄청 시켜 먹었더니 배가 터질뻔 했잖;;; 단 일본식 소주는 잘못 선택. 일본에는 여러가지 재료 – 쌀, 감자, 고구마 등 – 로 만든 소주들이 있는데, 대체로 도수는 높아서 독한 냄새가 나는 반면, 막상 먹어보면 옅다라고 할까… 뭔가가 물탄듯 한 느낌이다. 비싼돈 주고 주문했는데, 반병 먹다 버리고 왔다. 여튼 넷이서 맛있는 음식 배 터지도록 먹었다. 가게를 나서니 비가 온다;;; 일단 숙소로 들어왔는데, 아무래도 허전했던 대포고냥군. 숙소 바깥의 편의점에 가서 이것저것 – 뭐 헤어왁스, 스프레이에서 부터 음료수, 아이스크림, 빵 까지 – 집어왔다. 미니스탑 후로즌 요쿠르트 강추!

긴 회의를 마치고 일본 본사 앞에서 – Ricoh GR Digital

다음날, 오전 8시(!)에 일어나서 일본 본사로 직행했다. 9시에 윤부장님을 만나 프레젠테이션 리허설(!) 을 하기로 했었거든… 역시 비즈니스호텔은 조식이 꽝이다. 모닝빵 하나에 커피 한잔이 끝. 태풍이 오나… 무슨 바람이 이렇게 부는지 머리 다 뒤집히고 넥타이는 뒤로 넘어가서 꼴 사납다. 여튼 프레젠테이션은 무사히 끝났고 오후에 있었던 회의도 좋은 시간이었다. – 일 이야기는 되도록 간단히 쓰자. 그나저나 오래 이야기하는것에는 체력이 필요한 듯 하다. 지쳤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항공편은 오후 8시 출발이라 시간이 꽤 남았다. 그래그래, 쇼핑도 하고 구경도 할겸 해서 록본기(六本木)힐스에 가자.  록본기힐스는 모리타워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멀티플렉스공간이다. 그랜드하얏트 도쿄와 붙어있으며, 극장에서부터 고급쇼핑가, 레스토랑까지 한 곳에서 접할 수 있는 곳으로 도쿄 젊은층에 어필하는 장소란다. 일본 친구가 말하길, 록본기힐스를 약속장소로 많이들 잡는다는… 실제로 도착해보니, 랜드마크라고 할만 한 건물이다. 오오! 남근형 빌딩;;;

이쪽으로 올라가면 록본기힐즈

록본기힐즈의 메인빌딩인 모리타워

아카사카 (赤坂) 같은 도심을 거닐다 보면, MORI 라는 이름이 붙여진 건물들이 눈에 많이 보인다. MORI 는 부동산 재벌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이름 붙여진 빌딩이 하나 둘이 아니다. 땅값 비싸다는 도쿄에 이런 빌딩을 수십개 가진 재벌이라니… 얼마나 부자인게냐;;; 록본기힐즈의 메인빌딩인 모리타워도 마찬가지다. 내부는 고급 패션과 악세사리가게, 그리고 스프와 베이글가게 같은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들로 가득차 있다. 공항으로 출발하기 전, 돈까스 하나 먹었는데 3만원이 넘었다. 비싸!!! 그래도 나름, 이쪽은 스타일리시 한 동네이다. 일본에 관광계획이 있다면 록본기힐즈 강추.

모리빌딩의 입구

안으로 들어가보자…

곳곳에 영화 페스티발의 홍보를 하고있다.

대단히 입체적인 내부

록본기 힐즈를 마지막으로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돌아왔다. 비는 추적추적오는데, 대포고냥군은 어깨에는 리포터 백을, 손에는 노트북 가방과 수트 케이스를 메고 들고 팔이 빠져버릴 것만 같다. 역시 1박 2일 일정 해외출장은 너무너무 빡센것이다. 완전 지쳐 버렸다. 아마 한국에 돌아가면 몸살이 날듯…

마지막으로 이번 출장 때 건진 제일 맘에 드는 사진. 록본기 힐즈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중, 번쩍 하고 오는 삘에 얼른 카메라를 꺼내 찍은 사진. 역시 좋은 사진이 나올 순간은 뭔가 다른 느낌이 온다는…

카페테리아 @ 록본기힐즈 – Ricoh GR Digital

<선물 소개코너>

이번 출장처럼 아무리 짧은 일정으로 다녀오더라도, 선물은 사야되잖;;; 도쿄바나나 라고 아실런지? 혹시, 히요코라는 병아리 모양의 만쥬 – 속에 앙금을 넣은 과자 – 를 본 적이 있을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일본여행 다녀온 선물로 히요코를 주곤 했으나, 대세는 도쿄바나나! 패키지도 예쁘고 열어보면 하나하나 낱개 포장된 것이 역시 일본인 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바나나 카스타드가 들어있는 스폰지 케익. 꼭 먹어보고 싶으신 분은 미리미리 신청하시라. 다음 일본여행 때 꼭 챙겨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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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특산 (?) 도쿄바나나

도쿄 특산 (?) 도쿄바나나

향수가 필요하다는 그녀를 위한 엠포리오 알마니의 신제품, 씨티글램 (CITY GLAM). 원래 대포고냥군의 훼이보릿 – 누구의 영향이냐! – 인 MAN 라인업의 최신판이라는… 패키지가 참 예쁘다. 뭔가 Girlish한 느낌이 그녀와 잘 어울리겠지? 시원한 향에 달콤한 느낌의 향수이다. 냄새 좋으삼~ 킁킁킁…

그녀를 위한 CITY GLA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