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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덕스런 날씨

Flaire – Ricoh GR digital, F2.4, 1/9 Sec, ISO 64

어제 저녁 8시 경 우리 회사 창문을 통해 바라본 인왕산의 노을이다. 불과 30분 전 까지만 해도 천둥 번개에 장대같은 소나기에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던… 비가 그치자 금새 하늘이 드러났다. 스카이라인의 노을과 거친 구름이 잘 어울려서 재빨리 사랑스러운 GR로 한컷.

올해 여름만큼 극적이었던 날씨가 있을까… 25년간을 바닷가에서 살았던 탓인지 물난리 걱정은 해본 적이 없던 대포고냥군, 올해 태풍으로 시간당 300mm(!)가 넘는 비가 퍼부을 때 강변북로에서 발이 묶여 이대로 떠내려가는구나 하고 덜덜덜;;; 확실히 기후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 사실인가보다. 한국은 전국이 아열대 기후화(化)되고 있단다. 봄 가을이 거의 없다고 느낄 정도로 짧아졌고, 소나기, 집중호우가 아주 많아졌다. 대기오염으로 지구온난화가 진행중이라는 말에 다들 ‘내가 죽을 때까지 큰 문제 생기겠어?’ 라는 식인데… 과연 그런걸까…

지금부터 대포고냥군의 가상 재난스토리. 2010년 12월 7일 – 대포고냥군 생일이다 – 지구 전역에 열대성 저기압 발생, 주변의 열을 흡수하며 대형 태풍으로 발전, 겨울에 태풍이라니 황돵하다! 한국에 하루에 1m 이상의 눈이 10일간 멈추지 않고있다. 빌딩들은 눈속에 파묻혀 보이지 않는다. 다들 조낸 굴파고 사는거다! 의외로 눈 속은 따뜻~♡ 머냐 이 스토리는;; 하트는? 응?

모터쇼? 츠자들이 무슨 죄이더냐…

이런 사진은 혼자 보란 말이다!

얼마 전, 서울 코엑스에서는 SAS 2006 (Seoul Auto Salon 2006) 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사진을 아주 많이 사랑하는 대포고냥군은, 이런 행사라도 있으면 짜증만땅 상태에 빠진다. 볼 거리가 있는데 왜 짜증이 나냐구? 사진동호회의 갤러리는 레이싱걸의 사진으로 도배가 되어, 그 외 사진을 찾아보기가 어렵기 때문이지…

뭐 레이싱걸을 업으로 하시는 알흠다운 츠자님들께는 미안한 소리다. 당신네들 얼굴이 보기 싫은게 아니라 찍는 사람들의 마인드가 문제다. 혹자는 모터쇼 사진에 차를 찍은 사진은 하나 없느냐고 찔러대기도 하지만 사람이라는 것이 아니 남자라는 것이 더 꼴리는(!) 쪽으로 렌즈를 돌리기 마련이라 이 대포고냥군 다 이해한다. 하지만, 이런 사진들은 적어도 내 관점에서는 나쁜 사진들일수 밖에 없다. 이유는… 100만년만에 하는 세줄 요약으로 간다.

1. 행사기간에 레이싱걸을 모델로 찍은 사진은 누가 찍든 똑같다.
2. 이 레이싱걸 츠자들의 표정도 절라 싼티난다.
3. 살 냄새(!)가 너무 난다.

행사장에 한 번 가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얼마나 많은 찍사들이 포즈 한번 취해줄 때마다 셔터를 눌러대는지. 그러다 보니 같은 앵글에, 포즈까지 같은 사진들이 하루에 몇 백 장이 찍힐 수 밖에 없다. 갤러리에 올라 오는 그런 사진들의 차별점이라곤 얼마나 비싼 카메라로 찍었는가? 혹은 예쁜 츠자들이 도발적인 포즈를 취해줄 때 누가 손을 덜 떨었나… 이 정도다. 이가나씨라고 요즘 연예계 데뷔를 앞두고 있는 스타급 레이싱걸이 있다. 그 쪽 부스에 갔다간 까딱 잘 못하면 밟혀 죽을 정도로 난리법석이다… 찍사들은 전부 남자다. 극단적인 예 일지는 모르겠지만, 기름기 흐르는 얼굴에 뭔가를 갈구하는 듯한 번득이는 눈으로 딸같은 레이싱걸을 향해 광적으로 셔터를 날리는 중년 남자는 별로 알흠다워 보이지 않는다. 뒤에는 처자식들이 노려보고있는 중에 말이지… 레이싱걸들과 친분이 있어보이는 아저씨 – 그… 사람들로 미어터지는 행사장에서 300mm 렌즈를 마운트 하고있다. 무슨 츠자 땀구녕까지 찍을일 있나? – 는 절라 껄떡댄다. 한심하다…

많은 아마추어 사진가들은 이런 사진들을 모으고있나 보다. 그렇다면 모아두고 몰래 혼자 숨어서 보시라. 갤러리에 올려 도배질 하지 마시고 말이다. 갤러리를 선데이서울화(化) 하고 싶은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2006 서울국제사진영상기자재전 달랑 한 시간 탐방기

대형 뷰카메라의 Phase One 부스. 멋지다.

심심하던 지난 주말, 뭐 할까 뭐 할까 계속 망설이다가 집에서 빈둥거리고 있던 큐타로 군을 끌어내서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사진영상 기자재전에 가기로했다. 마지막 날이었는데, 다른 날은 오후 7시까지 전시 하는것이 6시에 마감이란다. 그런데 들어간 것이 5시다. 마감 한 시간 전 이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엄청 많다. 앞에서 간단한 등록 절차를 마친 후, 이름표를 목에 걸고 들어갔다. 오른편에 삼성 부스, 정면에 니콘 부스가 보인다.

먼저 니콘 부스로 달려갔다. 미니 스튜디오를 몇개 꾸며두고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만들어 두었는데 모델아줌마 들이 많이 피곤했는지 불만에 가득찬 듯 하다. 그래도 몇장 찍어주는 친절한 대포고냥군. 일단 니콘은 DSLR 군과 다양한 스펙의 똑딱이들을 많이 선보였는데, 고급 렌즈군들이 똑딱이에도 많이 적용되었더라. ED렌즈 단 똑딱이에서 부터, VR 까지… 정면에는 외국 츠자 둘이서 바디 페인팅을 하고선 포즈를 취해주고있었는데 그냥 지나치려다가 모델이 째려보는 바람에 땀 삐질 흘리며 건성으로 한 컷 찍어 주었답;; 솔직히 대포고냥군은 모델촬영 별루 안좋아한다. 더더욱 서양모델 무서워한다. 니콘부스 옥상(!)에는 망원 렌즈를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해 뒀던데 올라갈 시간이 없다. 마감 40분 남았다! 자… 옆에 있는 삼성 부스로 가보자. 삼탁스 라고 들어봤는가? 삼성이랑 펜탁스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동일한 바디의 DSLR을 출시 한것이 GX-1S이다. 펜탁스의 istDs2 랑 완전 똑같다. 삼성이라는 이름을 달고있다는 것만 제외하면 말이다. 예전에 삼성과 미놀타의 관계를 청산하고 펜탁스와 손 잡은것이다. 차라리 미놀타를 먹지. 미놀타는 이번에 소니에게 매각됐는데 말이지… 잡설은 여기까지 하고… 시간에 쫒겨서 캐논 부스로 달린다. 캐논은 샤라뽀바의 익서스 이미지로 밀고나가고 있다. 무대를 테니스 코트로 만들어두고 모델들 – 짝퉁 샤라뽀바들! – 이 포즈를 잡아준다. 아저씨들 엄청난 열의를 보이면서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다. 아예 드러눕는 아저씨 난감;; 일단 새로 산 오공이와 렌즈 테스트 겸 찍은 사진들을 보시라. 괜찮은가? 응?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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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1. 니콘 부스 / 2. 니콘에서 만들어 둔 미니 스튜디오는 이렇게 생겼다
3. 불만 가득 니콘 아줌마들 / 4. 공짜로 뽑아드려요~!
5. 캐논 부스 / 6. 캐논 접사체험 스튜디오
7. 디테일이 나름 좋았던 미니어쳐 / 8. 짝퉁 샤라뽀바는 물러가라!

마감 20분 전이 되자, 여기저기 각 부스에서는 주섬주섬 짐을 싸고있다. 대포고냥군이 여기 온 진짜 목적은, 사실 카메라 가방을 하나 사기 위해서였다. 조금 싸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 그런데 별로 안싸다! 그래도 주차비랑 시간이 아까워서 하나 구매했다. 메모리카드도 하나 구매할까 했는데, 오히려 온라인 쇼핑몰 보다 비싸보여서 그만두기로 했다. 큐타로 군을 버리고 혼자 이리저리 뛰어다녔더니 삐지고 말았다. 미안 큐타로군…밥 사마!

오래간만에 대포고냥군이 좋아하는 세줄요약으로 끝내겠다.

1. 마감 한 시간 전에 입장했다.
2. 니콘 D50과 시그마 17-50 F2.8 EX DC 렌즈는 아주 훌륭하다.
3. 가방 하나 비싸게 구입했다.

D50 + SIGMA 18-50mm F2.8 EX DC

가격대 성능비 최곳!

그동안 카메라를 놓고 지내던 대포고냥군, 약 떨어진 뽕쟁이 처럼 손을 떨고있다가 끝내는 지르고야 말았다! 바디를 놓고 참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결국은 Nikon D50 으로 결정했다. 어떤 바디와 갈등을 했었냐구? 캐논 5D 다. (술렁거리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300만원대 풀프레임 바디인 5D와 50만원대의 D50이 비교대상이 되냐구? 당연히 안되지! 버럭 하시지 말고 들어보시라구…

얼마 전, 캐논 5D를 살만한 총알이 손에 들어왔다. 얼마나 기다려온 풀프레임 – 필름카메라의 필름 한컷과 센서의 면적이 동일한 – 인가! 대포고냥군도 정말 가지고 싶다. 하지만 300만원이라는 금액은 아직도 적은 돈이 아니었다. 바디는 어찌 산다 해도 렌즈는? 응? 게다가 캐논 350D를 사용하면서 캐논의 그 악명높은 구라AF에 질린 나는 일단 APS포맷 – CCD의 크기가 풀프레임보다 작다 – DSLR 중에 캐논제품은 일단 제외해 두었다. 그리하여 200만원 안으로 구할 수 있는 바디를 찾다 보니, D200, D2H, D70, D70S, D50 등이 보였다. 100만원대로 손에 넣을수 있는 플래그쉽인 D2H에 잠깐 흔들렸으나, 풀프레임이 아니고서야 머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을 늘 갖고있던 터라 화질만은 D2X에 맞먹는다는 D50으로 결정했다. 다른 카메라가 안좋다는 것이 아니다. 어떤 고마운 분이 내 D50이랑 그냥 바꿔 주겠다면 당연히 감사히 받겠다. 연사도 별로 필요없고, 방진방습도 필요없는 대포고냥군한테는 다른 카메라의 그런 기능에 돈을 더 지불할 용의가 없다는 말이다. 같은 APS사이즈 센서를 가진 기종끼리는 말이다. 나중에 니콘에서 풀프레임이 저렴하게 출시되면 그때 질러주마!

렌즈는 일단 하나로 시작하기로 했다. 그래서 고른 것이 시그마의 18-50mm F2.8 DC EX. APS 포맷에서는 환산화각 28-75mm 로 표준 줌에 속한다. 게다가 이것은 F2.8 고정조리개! 덜덜덜;;; 굉장하지 않은가? 50만원 정도의 가격에 F2.8 고정조리개의 표준줌이라니… 니콘에서 이 렌즈를 만들었다면 족히 150만원은 할 렌즈다. 이 렌즈는 DC 렌즈로써 APS 포맷 카메라 전용 렌즈다. 풀프레임이나 일반 필름카메라에 마운트시키면 비네팅 – 사진 주변부가 터널처럼 시커멓게 가려지는 현상 – 이 생긴다. 렌즈의 설계 자체가 APS사이즈 센서에 최적화 되어있어 심도표현도 아주 좋다. 망원 측에서 최대 개방으로 찍어보면 F2.8 고정 조리개의 위력을 바로 실감할 수 있다.

지금도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니콘에서 풀프레임이 출시될때까지만 정말 열심히 사랑해 주려고 한다. 아무리 D50이 좋은 카메라라고 해도 풀프레임은 여전히 대포고냥군의 로망이다.

ps. 알흠다운 D50의 자태는 폰을 가장한 디카인 SV550군 이 수고해 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