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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봄, 칸사이 여행 – 동양정 (東洋亭)

백 년 역사의 경양식 - 동양정

백 년 역사의 경양식 – 동양정

작년엔 이사도 있었고, 이러저러한 사정이 있어 매 년 가곤 했었던 여행을 가지 못했다. 게다가 쌓여있던 항공사 마일리지도 소진할 겸 해서 벚꽃이 피크에 달하던 4월 첫째 주에 출발한 칸사이 여행. 칸사이라면 오사카, 쿄토, 나라, 고베 정도 일텐데, 올해는 느슨느슨 쉴 겸 해서 오사카와 고베만 둘러보고 오는 것으로 정했다. 김포에서 출발, 칸사이공항에 내려 한 시간 가까이 난카이센 (南海線) 을 타고 난바 (難波) 역에 내렸다. 우리가 오사카에 머무는 동안 묵을 호텔은 미도스지센 (御堂筋線) 으로 난바에서 세 정거장 떨어진 요도야바시 (淀屋橋) 역에 있었는데, 호텔로 가기 전에 이번 여행에서의 첫 식사를 하기로. 징징이 주변에 유명한 경양식 집이 있단다. 난바역에 있는 백화점 타카시마야 (高島屋) 의 7층에 위치한 동양정 (東洋亭). 아, 사실 이번 여행을 오사카와 쿄토가 아니라 고베로 정한 것은 일본의 경양식과 디저트를 질릴정도로 먹어보고 싶어서였… 그 쳐묵쳐묵 여행의 첫 경양식, 동양정이다.

동양정은 타카시마야의 7층 엘리베이터 앞에 있는데, 문이 열리자 마자 가게 앞에 늘어선 엄청난 대기열에 깜짝 놀랐다. 아무리 점심시간인 것을 감안해도 서른 명이 넘는 줄 앞에서는 잠깐 갈등한 대포고냥군과 징징양. 그래도 ‘맛있는 음식’ 이 올해 여행의 테마인데 무조건 기다려야겠다. 그런데 의외로 대기열이 빨리 줄어드네? 동양정 입구에서 벽을 따라 서른개 가까운 의자들이 줄지어 놓여 있는데, 한 무리의 사람들이 식당으로 들어갈 때마다 옆 의자로 옮기는 것이 고역이다. 게다가 우리 바로 옆엔 무릎이 좋지 않아 보이는 아주머니가 계셨는데 참 안쓰러워 보였… 그렇게 30여 분을 옆으로 옆으로 옮겨, 드뎌 입장!

동양정의 특기인 토마토 젤리, 카레 레토르트, 토마토 샐러드 소스를 팔고 있음

동양정의 특기인 토마토 젤리, 카레 레토르트, 토마토 샐러드 소스를 팔고 있음

디저트가 포함된 B 세트로 정했다

디저트가 포함된 B 세트로 정했다

다들, 런치를 먹는 것 같으니 우리도 일단 런치를 봄. 런치는 토마토샐러드 + 메인요리 + 바게트 빵 혹은 라이스 로 구성된 세트 A (1,260엔) 와 A 세트에 커피, 밀크티 등 음료와 일곱가지의 디저트 중에 하나를 선택해 추가 할 수 있는 B 세트 (1,640엔) 이 있군. 징징은 A 세트를 먹겠다고 했다가 줏대없이 날 따라 B 세트로 주문. 메인요리는 가장 유명한 일본식 햄버거스테이크를 포함해서 몇가지가 있는데, 우선 햄버거스테이크를 먹어야겠지? 그리고 빵 하나, 라이스 하나. 디저트는 푸딩 하나와 몽블랑 하나. 음료는 밀크티와 스트레이트 홍차. 주문을 마치면 일회용이지만 따뜻하고 보송보송한 물티슈를 주는데 별 것 아니지만 이런 배려가 뭔가 안심하고 마음을 내려놓게 한달까. 여튼 좋다는 말이다.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이리저리 가게를 둘러보았다. 헉, 1897년 설립. 지금은 백화점의 고급 식당가에 있긴 하지만 무려 백 년이 넘은 가게다. 그 백화점이라는 다카시마야도 1831년에 설립, 칸사이지방을 중심으로 20여개 점포를 가진 정말 역사 깊은 백화점이라능. 뭔가 일본이라는 나라는 확실히 서양 문물을 빨리 받아들였던 것은 사실인것 같다. 우리가 평소에 우습게 생각하는 햄버거스테이크 – 그것도 함박스테이크 – 가 여기에선 한 가게에서 100년을 지속할 수 있는 메인 메뉴라는 것이 참으로 대단하다. 100년동안 햄버거스테이크에 집중했는데 어찌 경지에 이르지 않을 수 있겠나 싶은 생각…

커트러리가 담긴 바스켓이 나오고

커트러리가 담긴 바스켓이 나오고

그러고 보니 1897년에 개업해 100년이 훨씬 지났다

그러고 보니 1897년에 개업해 100년이 훨씬 지났다

먼저, 토마토 샐러드가 나왔다. 얼핏 보면 껍질을 깐 중간 사이즈 토마토에 약간은 붉어보이는 사우전아일랜드소스 같은 것을 끼얹은 비쥬얼인데, 나이프로 잘라 맛을 보면 그 맛이… 기가 막힌다. 토마토는 정말 신선하고 살짝 얼려 서빙된다. 뭔가 달짝지근하고 새콤한 소스에 절여져 있는데 이 토마토의 특징인지는 모르겠으나 산미가 매우 적고 매우 달다. 위에 얹어진 샐러드 소스도 정말 절묘하게 어울리는데, 아래 깔린 캐비지 + 오이 + 참치 샐러드가 초 예술이다. 뭔가 참치 슈나페 같은 맛인데 토마토의 신선함과 그 참치 샐러드의 짭짤한 맛의 궁합이… 아, 그냥 가서 먹어보세요!

오므라이스 장인 홋쿄쿠세이 (北極星) 이나, 긴자의 츠바메그릴 같은 일본의 유명한 경양식 가게를 다녀 볼 수록 느끼게 되는 것은, 일본에서의 ‘경양식’ 이라는 것은 ‘성의없는’, ‘대충의’, ‘간단한’ 그런 음식이 절대 아니라는 거다. 이런 경양식 가게에서 서빙되는 식전빵, 라이스 조차도 그 퀄리티와 정성은 대단하다. 우리가 흔히 먹는 돈까스 가게에서 나오는 푸슬푸슬 막 날아가는 그런 쌀을 사용한 라이스를 여기선 한 번도 본 적 없으며, 식전빵과 같이 나오는 버터가 발림성이 좋도록 살짝 데워 서빙되는 것과 같이, 지나치기 쉬운 작은 요소요소에 ‘정말’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토마토샐러드, 이건 뭐... 예술이다.

토마토샐러드, 이건 뭐… 예술이다.

빵과 라이스를 선택할 수 있는데, 정말 맛있다

빵과 라이스를 선택할 수 있는데, 정말 맛있다

드디어 메인메뉴 햄버그스테이크

드디어 메인메뉴 햄버그스테이크

하아... 비쥬얼도 비쥬얼이지만, 내공 자체가 다르다

하아… 비쥬얼도 비쥬얼이지만, 내공 자체가 다르다

메인 요리였던 일본식 햄버거스테이크. 뭐 대포고냥군의 블로그에 한국의 모 백화점 식당가의 햄버거스테이크를 언급한 적이 있었지만, 역시나 그건 모양새만 흉내낸 전혀 다른 음식이다. 뜨거운 열기가 가득찬 알루미늄 호일을 찢어 먹는 ‘컨셉’ 만 동일할 뿐, 절대 맛은 비교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게다가, 내가 느끼는 햄버거스테이크라는 음식은 뭔가 올드하면서 따뜻한 그런 기억 같은 것인데, 어렸을 적 칭찬 받을 일이 있거나 하는 날, 부모님의 손을 잡고 한껏 기대하고 가는… 그런 음식이랄까. 동양정의 햄버그스테이크는 그런 따뜻한 맛이다. 한입 베어 물면 뭉클해지는…

호텔로 가는 길이라 더욱 큰 기대 없이 들렀던 난바 타카시마야 7층의 동양정. 아… 여기 정말… 최고다.

그럼, 다음 칸사이 여행 포스팅 까지 안녕-!

대포고냥군의 디저트, 푸딩과

대포고냥군의 디저트, 푸딩과

징징의 몽블랑

징징의 몽블랑

아... 여기 정말 최고다

아… 여기 정말 최고다

 

 

2010 도쿄여행 첫날 – 키치조지, 에비스

4월 초까지 전혀 예정되어 있지 않았던 일본여행. 뭐랄까, 정신 놓고 있다 다른 주변 사람들의 일본여행 소식을 듣고 ‘우리도 가자!’ 하며 정해진 여행. 게다가 징징양이 4년 여를 다녔던 회사를 그만두면서 퇴직기념으로 여행이라도 가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달까. 대포고양군은 5월 5일 어린이날과 붙여서 이틀 휴가를 내었다. 5월 1일 새벽 6시 출발에 5월 5일 새벽 12시에 도착하는 항공권과 도쿄의 하마마츠쵸 (浜松町) 에 있는 호텔을 묶어서 에어텔로 예약했다. 새벽 6시에 출발하려면 두 시간전엔 공항에 도착해야 한다. 딱 한대 밖에 없는 심야 공항행 버스를 타고 4시에 도착했더니, 면세점이고 식당이고 문을 연 곳이 없다. 수속하고서 꼼짝없이 탑승게이트 앞에서 멍 때릴수 밖에.

새벽 다섯시, 혼수상태의 공항

새벽 다섯시, 혼수상태의 공항

그래도, 도쿄 여행 첫 날을 아침 여덟시 부터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좋은 조건이다. 여행사에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 특별하게 만든 항공편이라 그런지 기내식도 없이 음료 달랑 한 잔이 전부인데다 마일리지도 적립 불가. 여튼, 정확하게 두 시간을 비행해서 나리타에 도착했다. 수도 없이 나리타 공항을 방문했었지만, 올해는 왤케 낡아 보이는걸까. ‘쾌청’ 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정말 좋은 날씨가 다행에 또 다행이다. 징징양이 스이카패스 (Suica Pass) 라는 걸 사야한단다. 알아봤더니, ‘스이카 + N’EX’ 라는 지하철, 버스, 모노레일등을 한장의 패스로 이용할 수 있는 스이카패스와 나리타에서 도쿄의 우에노 (上野) 역까지 이동할 수 있는 특급 전철 ‘나리타 익스프레스’ 편도권을 함께 묶은 상품이구나. 한 사람당 3,500엔이니 꼭 구입하도록 하자.

나리타 도착-

나리타 도착-

나리타 익스프레스 N'EX, 이걸 타야한다

나리타 익스프레스 N’EX, 이걸 타야한다

열차 칸 사이의 공간에 짐을 두고 들어가자

열차 칸 사이의 공간에 짐을 두고 들어가자

스이카 + N'EX 를 구입하면 접촉식 교통카드와 N'EX 티켓을 함께 준다

스이카 + N’EX 를 구입하면 접촉식 교통카드와 N’EX 티켓을 함께 준다

스이카 패스로 자동판매기에서 음료도 마실 수 있다

스이카 패스로 자동판매기에서 음료도 마실 수 있다

나리타익스프레스는 특급이라 좌석이 따로 배정되어 있다. 아무 열차나 타면 곤란하니 잘 확인하고 탑승하자. 탑승구 앞에 짐을 놓고 열쇠로 잠궈 둘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자물쇠의 비밀번호를 잊어버리면 종점까지 가야 찾을 수 있으니 주의. 열차가 출발 한 후엔 스낵을 파는 카트도 서비스 되니 이용하는 것도 괜찮다. 한 시간여를 달리면, 도쿄역에 도착한다. 도쿄역에서 아마노테센 (山野線) 으로 갈아타고 하마마츠쵸 (浜松町) 까지 세 정거장이다. 도쿄역에 도착하면서 비로소 일본이 골든위크 라는 사실을 깨 달았다. 어딜 가도 캐리어를 끌고 지도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징징양과 대포고냥군은, 골든위크 기간동안엔 해외여행을 많이들 간다던데 일본은 텅텅 비지 않을까? 가게들이 문을 닫았으면 어떡하지? 같은 걱정을 잠깐 했었는데,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골든위크는 휴가기간이면서 최고의 대목이었던 것이다. 하마마츠쵸역에 내리면 남쪽 출구 쪽으로 가서 S1 출구로 나가자.

하마마츠쵸역에서 연결되는 수상버스 (水上バス) 승강장

하마마츠쵸역에서 연결되는 수상버스 (水上バス) 승강장

도시바빌딩 옆으로 달리는 모노레일 선로를 따라 걷자

도시바빌딩 옆으로 달리는 모노레일 선로를 따라 걷자

하마마츠역에서 하네다공항으로 연결되는 도쿄모노레일

하마마츠역에서 하네다공항으로 연결되는 도쿄모노레일

드디어 도착 - 치산호텔

드디어 도착 – 치산호텔

3일간 묵을 치산 호텔에 드디어 도착했다. 비즈니스 호텔로써는 꽤 규모가 큰 축에 속하는듯. 문제는 체크인이 오후 세 시 부터라는 사실. 어쩔 수 없이 호텔 카운터에 짐을 몽땅 맡기고 바로 호텔을 나왔다. 호텔방은 구경도 못 해본채 다시 나온 징징양과 대포고냥군. 일단 첫날의 코스인 키치조지 (吉祥寺) 로 가야한다. 징징양의 정보에 의하면 키치조지는 ‘구구는 고양이다’ (グ–グ–だって猫である) 를 촬영했던 장소로써 유명한 작은 마을이다. 일본인들이 살고 싶은 동네 중에 지유가오카 (自由が丘) 와 첫째를 다툰다는 키치조지는 서브컬쳐의 발상지로 불리기도 하는데, 재즈뮤지션, 만화가 등의 예술가 들이 많이 모여사는 것으로도 유명하다는. 도쿄도 무사시노시에 있으니 행정지역상으로 도쿄시는 아니다. 우선 야마노테센으로 신주쿠 (新宿) 역으로 이동해서 주오선 (中央線) 으로 갈아타면 30분 후에 키지조지역에 도착한다.

드디어 키치조지역에 도착!

드디어 키치조지역에 도착!

키치조지역 앞

키치조지역 앞

역을 빠져나와 어느 방향으로 갈질 몰라 징징양과 주변을 휘휘 둘러 본다. 여긴 뭔가 ‘도시’ 가 아닌 곳이구나- 건물들도 나즈막하고 사람들의 표정도 여유가 있어보인다. 게다가 날까지 좋아서인지 잔잔한 일본영화의 한 장면 같다. 오늘의 첫 식사는 키치조지 역 앞에 있는 ‘사토우’ 라는 와규 – 일본소고기 – 집으로 정했다. 지도를 보고 이리저리 찾다보니, 정육점 앞에 왠 사람들이 이렇게 길게 줄을 서 있는걸까. 앗, ‘사토우’ 발견!

'사토우' 는 실은 정육점이었던 것이다

‘사토우’ 는 실은 정육점이었던 것이다

1층은 고로케와 돈카츠, 멘치카츠를 2층은 스테이크 하우스

1층은 고로케와 돈카츠, 멘치카츠를 2층은 스테이크 하우스

가게 앞의 족히 100명은 될 듯한 사람들은 멘치카츠 (メンチカツ) 를 사기위해 줄을 선 손님들이었다. 1층에선 멘치카츠 외에도 고기당고 (肉だんご), 고로케, 돈카츠 등도 팔고 있었다. 진정 먹어보고 싶었으나, 한 시간은 족히 걸릴것 같은데다, 징징양이 혈당치 저하로 심기 불편이 와서 서둘러 2층의 스테이크 하우스로 올라갔다. 후우- 입구 계단 정말 좁다;;; 이 좁은 계단에도 나름 사람들이 몇 무리 줄을 서 있었는데 손님이 식사를 마치고 나갈때마다 벽에 바싹 붙는 걸로 모자라 배를 끌어 당겨야 할 정도였다는. 기다리는 도중, 스텝이 다가와 메뉴판을 주고 간다. 세트메뉴에 고기 질에 따라 매 (梅), 죽 (竹), 송 (松) 세트로 나뉘고 음료는 우롱차, 오렌지쥬스, 글래스와인 중에서 고를 수 있다. 그리고 별도로 런치세트 라는것이 있는데, 고기를 깍둑썰기해서 나온다고 했다. 일본여행에선 되도록 많은 음식을 먹어보는 것이 목적이므로, 저렴하고 양 적은 런치세트로 결정.

매, 죽, 송 세트

매, 죽, 송 세트

실내는 엄청 좁다. 공간활용 대박-

실내는 엄청 좁다. 공간활용 대박-

사토우의 런치세트 + 우롱차

사토우의 런치세트 + 우롱차

오오- 와규 넘 맛있음-

오오- 와규 넘 맛있음-

런치세트는 기본으로 미소 된장국과 흰쌀밥이 함께 나온다. 소스가 특이한데 왼쪽은 달짝지근하고, 오른쪽은 살짝 매운맛 된장 소스 같은데 대포고냥군은 오른쪽 소스에 한표. 고기는 숙주나물과 함께 먹으면 맛있다. 와규의 맛은 참… 혀에서 살살 녹는 것이 그저그만이다. 얼마든지 더 먹을 수 있었는데, 양이 살짝 적어 아쉬웠던 사토우. 자- 식사도 했으니 본격적으로 키치조지를 탐험해 보도록 하자. 먼저, (순전히 징징양의 취향으로 결정된) 생활잡화 가게인 네츄럴키친과 모모네츄럴 쪽으로 가 보자.

도중에 만난 유명한 양갱집 '토라야'

도중에 만난 유명한 양갱집 ‘토라야’

꽤 비싸다

꽤 비싸다

근처까지 와서 안 보여서 헤매게 만들었던 내츄럴키친. 골든위크 관광객들로 내부가 북적댄다. 징징양이랑 같이 골라 볼 거라고 안에 들어갔다가 덩치 큰데다 베낭까지 맨 대포고냥군, 손님들한테 괜히 미안해서 얼른 다시 나와서 기다리기로 했다. 골든위크라 그런지 어느 가게 앞에서든 와이프가 쇼핑을 끝내길 기다리며 유모차를 지키는 아저씨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대포고냥군도 그들 중에 하나처럼 보였을듯- 네츄럴키친은 모든 아이템을 105엔에 구입할 수 있는 잡화샵이다. 소심한 징징양은 10개 아이템을 장고 (長考) 끝에 겨우 골라 1050엔을 지불. 그래놓고 더 샀어야 한다고 후회 막급- 그러게 내가 팍팍 고르랬잖니…

105엔 샵인 네츄럴키친

105엔 샵인 네츄럴키친

네츄럴 키친에서 모퉁이를 돌면 발견할 수있었던 모모네츄럴. 상호 아래에 가구와 소파 라고 해 둔것 처럼 여긴 잡화점이긴 하나 가구가 메인이다. 가구 DIY 나 리폼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을 지켜보면 처음에는 네츄럴 컨셉이라고 시작하지만 차츰 변질된 컨트리 컨셉이 과하다 못해 흘러넘쳐 집안이 무슨 고물상 처럼 되는 경우를 많이 본다. 내가 본 모모네츄럴의 가구들은 자연스러우면서도 과하지 않다. 뭔가 컨트리풍 같으면서도 모던하다. 절대 후줄그레 하지 않다. 몇 개의 정말 예쁜 가구들이 디스플레이 되어 있고, 손잡이 라든지, 패널 색상이라든지를 커스터마이즈 가능한 옵션들이 준비되어 있다. 예를 들면 소파의 경우는 갖가지 패브릭으로 주문제작을 할 수있다. 정말 맘에드는 가구들이었으나, 이쁘면 뭣하나. 가져가질 못하는데- 그래서 후딱 둘러보고 서둘러 나왔다.

모모 네츄럴

모모 네츄럴

가게 내부에선 사진을 찍기 어려우니 입구샷만-

가게 내부에선 사진을 찍기 어려우니 입구샷만-

이번에는 원단 및 봉재용품가게, 카페, 식당 등이 모여있는 키치죠지 북단으로 가자. 키치조지도오리 (吉祥寺通り) 의 좌측편에 있는 뭔가 아담한 곳. 나즈막한 빌라 앞에 가꿔둔 화단들은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 아래 사진의 ‘tartin’ 이라는 가게도 흐드러지게 핀 하얀 꽃이 있던 화단을 보다 우연히 발견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보니, 정말 좁은 공간에 오븐을 놓고 스텝 두사람이 열심히 옥수수 스콘과 바나나 타르트를 굽고 있다. 땀을 뻘뻘 흘리며 말이다-

'tartin' 이라는 타르트 가게

‘tartin’ 이라는 타르트 가게

타르틴 가게 입구

타르틴 가게 입구

이번 여행에 느낀 것인데, 골든위크 기간동안엔 일본여행을 피해야겠다. 이 시기엔 해외로 여행을 많이 떠난다라는 이야길 들은 적이 있는데, 그 뿐만 아니라 온 지방에서 대도시로 관광을 오나보다. 얼마나 사람이 많았냐고 하면 여행기간 중에 찍은 사진에 다른 사람이 보이지 않게 촬영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 할 정도 였다. 잠깐 카페 같은 곳에서 쉬고 싶어도 자리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보통 한국에선 연휴라고 해도 지방에서 서울로 여행을 오는 관광객으로 거리가 북적댄다든지 하는 일은 없는데 말이다. 아래 커피히스토리도 잠깐 쉴까 하고 찾은 곳인데, 자리 절대 없다. 여긴 꽤 오래 전 부터 커피 로스팅을 해 오고 있는 가게인데, 칼리타의 동 드리퍼와 원두를 조금 샀다. 한국에 돌아와서 가격 비교를 해 봤더니 2-3만원 싸게 샀구나. 복잡하긴 해도 골든위크엔 모든 가게가 세일을 하고 있어 한국보다 대충 10-20% 정도 저렴하게 상품 구매가 가능했다.

커피 히스토리 - 커피 시음을 할 수 있다

커피 히스토리 – 커피 시음을 할 수 있다

정말 발 바닥이 터질 것만 같다. 하아- 이 넘의 사람들은 왤케 많은게냐. 사람이 많다보니 기다리는 시간도 열 배는 오래 걸리는 것 같고 서비스도 평소에 일본에 들렀을 때 보단 많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마지막으로 키치조지역 남쪽에 있는 ‘베이스카페’ 를 마지막으로 들러보고 에비스로 옮기기로 했다. 베이스 카페는 분위기는 괜찮다. 소박한 흑판에 쓰여진 베이스카페 라는 것을 보고 위를 올려다 보니, 계단이 까마득 하다. 3층까지 올라가자. 헉헉. 내부는 전형적인 일본식 네츄럴카페. 그런데 가구나 소품들이 과하게 오래된 것들이 좀 보여 살짝 후줄그레 해 보이기도 한다. 다다미가 깔린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작은 쪽방 자리도 있다. 징징양은 사과쥬스, 대포고냥군은 보리차 + 딸기타르트세트를 주문했는데, 이거이거 너무 박하다. 약간 쓴 맛이 나는 딸기 타르트와 보리차가 1,000엔이라니… 보리차는 그냥 냉장고에 넣어둔 보리차이고 징징이 주문한 사과쥬스는 뭐 맛은 제쳐두고 양이 너무하다. 손에 들어오는 짧은 컵에 사과쥬스 한잔이 650엔. 휴우. 인테리어 비용도 얼마 안들었을 것 같은데 너무 비싸다. 도쿄 여행 책자 몇 군데 소개가 되어 들러본 곳이지만, 대포고냥군 개인적으로는 비추천.

베이스카페

베이스카페

헉- 저기까지 올라가야 해?

헉- 저기까지 올라가야 해?

베이스카페의 내부 - 면적은 작은데 스텝이 꽤 많이 보인다

베이스카페의 내부 – 면적은 작은데 스텝이 꽤 많이 보인다

실제보다 사진으로 찍은게 더 낫다 - 에어콘은 소품인듯

실제보다 사진으로 찍은게 더 낫다 – 에어콘은 소품인듯

양은 정말 작고, 결코 결코 싸지 않다 - 보리차 + 타르트 세트가 1,000엔, 사과주스 650엔

양은 정말 작고, 결코 결코 싸지 않다 – 보리차 + 타르트 세트가 1,000엔, 사과주스 650엔

이제 에비스로 가서 저녁을 먹고 대충 하루를 마무리 해야겠다. 이동 중에 급 당 떨어진 우리, 지하철 역 내부에 있는 ‘수프 스톡 도쿄’ 에서 에너지를 보충하고 출발 하기로 했다. 아홉 가지 스프 중에 두가지 스프를 고르고 빵을 함께 주는 ‘스프 스톡 세트’ 가 900엔 대 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참 마음에 들었다. 이 가게엔 다섯가지 밖에 준비 되어 있지 않았지만 말이다. 왠지 일본에서 의도하지 않게 먹었던 스프로 해장한 듯한 느낌? 한국에도 이런 가게가 생기면 자주 애용해 줄텐데. 둘이서 세트 하나를 나눠 먹고 다시 부지런히 에비스로 출발.

스프 스톡 도쿄

스프 스톡 도쿄

스프 스톡 세트 (900엔) - 스프 2 종류 + 빵

스프 스톡 세트 (900엔) – 스프 2 종류 + 빵

에비스 역에 도착했다. 에비스 지역은 여행책자에서 ‘직장인들이 저녁에 맥주 한 잔 할 수 있는 멋진 장소’ 로 소개 되어서 좋은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할까 하고 들렀었다. 사실, 에비스를 전부 둘러 보진 않았지만 에비스의 핵심은 역시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 가 아닌가 싶다. 우리는 잘 몰라서 에비스역에서 내려서 가든 플레이스 까지 쌩 (!) 으로 걸어왔지만, 나중에 알고 봤더니 연결하는 무빙 워크가 있다. 발아프게 괜히 걷지말고 꼭 이용하도록 하자.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 주변에 오니, 막 결혼식 피로연에서 나온듯 한 무리들이 많이 보인다. 역시 여기도 주말엔 결혼식인건가… 가든 플레이스 주변은 상상했던 것 보다 훨씬 멋지다. 여기 저기 식당은 찾다가 38층의 전망대 층에 북해도 (北海道) 라는 이자카야에 가기로 결정. 여긴 북해도의 해산물을 테마로 한 이자카야 프랜차이즈 인데, 과거에 일본 출장을 왔을 때 아카사카 (赤坂) 지역에 있던 북해도에 들렀는데, 꽤 음식이 맘에 들었던 기억이 있어 가 보기로. 자리에 앉으니 역시 38층이라 도쿄가 한 눈에 들어온다. 멋진 야경을 보면서 앞에 있는 타블렛으로 주문을 넣으면 따로 직원을 부를 필요없이 계속 음식을 가져다 준다. 우리는 술은 거의 먹지 않고 – 사워 두잔이 전부 – 계속 음식을 주문해서 먹어치웠다. 끝에는 소바와 미니 라면, 디져트로 북해도산 바닐라 아이스크림까지;;; 징징양은 정말 만족만족 했던 곳이다. 이렇게 배 부르게 다양한 메뉴를 먹었어도 둘이서 6,000엔 가량.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

호텔로 돌아갈 무렵에는 뭔가 둘 다 배 부르고, 다 귀찮아져서 사진이 매우 드물다. 그나마 에비스에서의 사진은 징징양이 많이 찍은듯 하니, 그쪽 블로그로 이동해서 보시기 바란다. 역시, 호텔에 들어가기 전에는 앞에 있는 편의점에서 이것 저것 사서 군것질 하는 것이 진리다. 터질 것 같은 발을 휴족시간으로 달래면서 마시는 캔 맥주 한 잔은 참 좋구나. 다음날도 여행기를 기다리세요- 후후-

잘 다녀왔습니다-

모자이크는 19금?

모자이크는 19금?

휴가기간 동안 3박 4일로 다녀왔던 두 번째 도쿄 여행.
여행기간 내내 축복받았던 날씨 덕분에 진정 후회없이 보고 왔습니다.
얼마나 걸었던지, 밤마다 발과 종아리에 파스를 붙이고 잤지만 아직 온 몸이 쑤십니다.
상도동에 도착해서 짐을 풀어보니 이렇게나 많이 질러 왔군요-
무인양품에서 질러온 식기와 옷가지, 리락쿠마 풀셋, 포터백, 홍차 등…
이걸 다 어떻게 들고갈까 했는데, 가져오고 보니 뿌듯합니다-
그런데 저기 모자이크로 가려둔 건 무엇?
내일부터 사진이랑 정리되면, 여행기를 하나씩 올려보겠습니답-

PS. 우리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집에 들러 우리 고양이들 챙겨준 제이군네 완전 고마워요- 조만간 봐요-

‘오사카 식도락 투어’ – 첫째날

지난 포스트에서 대포고냥군은 일본자유여행 이벤트에 당첨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드린적이 있다. 2월 26, 27, 28일 해서, 2박 3일 스케쥴이었던 이번 여행은, 항공편은 대한항공편인데다가 호텔은 오성급 오사카 닛코호텔. 게다가 체류기간동안 대중교통비까지 지원해 준다. 이벤트로 당첨된 자유여행치고는 무척이나 훌륭한 조건. 그러나 1,600 KRW / 100 JPY 이라는 살인적인 환율 크리로 인해 좌절. 현금 5만엔을 환전하는데 80만원. 뭥미;;; 이건 뭐, 원화가 휴지 같이 느껴진다. 국내외로 금융위기인 탓에 해외 여행 자체를 자제하는 분위기라 이벤트로 당첨된 이 여행을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도 했었던 것이 사실이다. 결국, 도돌미와입후랑 생각해 낸 것이 ‘오사카 식도락 투어’. 컨셉은 말 그대로, ‘쇼핑은 자제하고 음식은 대박 잘 먹고 오자’ 라는. 일본이라는 나라로의 여행에서 쇼핑을 제외시킨다는 것은 영 재미없는 일이다. 가보신 분들은 동감하시겠지만, 워낙 이쁜것 들이 많아서 보이는 것들마다 다 줏어 담고 싶어지는 것이 사실이니까. 그런데, 오사카라는 도시는 쇼핑 말고도 참 즐길 것이 많은 도시다. 도쿄가 서울이라면, 오사카는 부산 같달까. 길거리에 주저 앉아서 맘 편하게 타코야키를 즐길수 있는 도시. 샌님들의 도시인 도쿄에 비해 사람들의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도시. 그래서 난 오사카가 더 좋다.

오사카는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다. 오전 9시 40분에 인천공항을 출발해서 약 두 시간 후에 칸사이(関西) 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기 좌석이 반은 비어있다. 역시 환율탓인지 한국 여행객들은 정말 드물다. 뭐, 성수기를 피해 여행하는 느낌이다. 칸사이 공항에서의 입국절차도 지체없이 금새 끝났다. 우선 신사이바시 (心橋筋) 역에 있는 닛코호텔로 가기 위해서 일단 남바 (難波) 역으로 가는 난카이 (南海) 혼센을 타자. 익스프레스인 라피트는 빠르지만, 오사카스루패스로는 이용할 수 없다.

먼저 난바역으로 가는 난카이 혼센을 타자
지하철 역 구내에서 본, 지하철 티켓으로 만든 명화
‘잇떼랏샤이’ 라는 문구가 귀엽다
난카이 혼센의 ‘이즈미사노’역

난카이 혼센으로 50분을 달리면 난바역에 도착한다. 난바역에서 다시 미도스지센으로 갈아타서 한 정거장만 이동하면 닛코 오사카 호텔이 있는 신사이바시역. 오사카의 난바(難波), 도톤보리(道頓堀), 신사이바시(心橋筋), 호리에(堀江) 로 이어지는 다운타운 에이리어들은 전부 도보로 이동 가능할 정도로 인접해 있다. 중심가의 한 가운데에 신사이바시역이 있으니 호텔의 위치 하나는 정말 기가 막힐정도로 좋았다. 호텔로비와 바로 연결되는 8번 출구로 나가, 리셉션에서 체크인을 하려 했더니, 체크인이 오후 5시인 플랜이란다. 순간 당황. 어쩔수 없다. Cloak 서비스에 짐을 맡기고 점심식사를 할겸 해서 호텔을 나왔다. 오사카는 확실히 서울보단 남쪽이라 그런지 훨씬 따뜻하다. 살짝 흐린 날씨였으나, 오히려 여행하기에는 더 좋았달까…

2박 3일간 머물렀던 호텔 닛코 오사카
호텔 맞은편의 다이마루 신사이바시점
호텔 뒷 길을 따라 아메리카무라로 가자
중고만화책 천국 만다라케 (マンダラケ)

자… 대포고냥군과 도돌미와입후의 ‘오사카 식도락 투어’ 의 첫 끼니는 북극성(北極星)이라는 오므라이스 전문점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이벤트 담당자님이 강력하게 추천해 주시기도 했고, 좀 검색해 봤더니, 여기 역사가 보통이 아니다. 오므라이스를 개발했다고 강력하게 주장(?) 하고 있는 곳인데, 처음부터 오므라이스 전문점으로 시작한건 아닌것 같다. 신사이바시 역에서 도톤보리 방향으로 내려오다가 도톤보리강 직전 쯔음에 북극성을 발견했다.

맛으로 빛나는 – 味に輝く- 북극성
평일이어서인지 한가롭다

내부로 들어가면 살짝 당황하게 되어있다. 뭔가 대중목욕탕의 옷 보관함 처럼 생긴 신발 보관함이 보이고, 가게의 중심에는 정원이 살짝 보인다. 이거 무슨 스파에 온 그런 느낌이다. 종업원들이 우리가 일본인이 아닌것을 알아채곤 ‘잉글리쉬 구다사이’ 라고 했다;;; 뭥미- 흠흠, 여튼 안쪽으로 들어가 보자. 입구에서 슬쩍 보이던 정원을 둘러싼 다다미식의 방에 테이블이 놓여있다. 아마도 일반 가옥을 식당으로 개조했을 듯 하다. 메뉴를 받고서 대포고냥군은 비프오므라이스, 도돌미와입후는 런치세트를 주문했다. 그리고,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토마토아이스’ 라는 광고지를 발견하고는 함께 주문했다. 십여분 후에, 포스가 만땅인 오므라이스 두 접시가 나왔다. 이거, 만듬새부터 범상치 않다. 일단 맛보자. 허어억… 이건 그냥 분식점의 오므라이스가 아니다. 한 알, 한 알 살아있는 밥에서 부터, 몇 년 정도로 만들어 지지 않을 맛의 소스까지… 한낱 집에서 간단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10분 요리 정도로 생각했던 오므라이스. 이런 경지도 있을 수 있구나…

신발을 벗고
보관함에 넣자

대포고냥 부부는, 정말 광속으로 오므라이스 두 접시를 해치웠다. 아마 여기도 지유켄의 카레와 더불어 귀국 후에 종종 생각이 날 듯하다. 식후에 먹는 북극성의 토마토 아이스는 토마토 샤베트에 가까운 하드 였는데, 굉장히 신선한 토마토를 잘라 설탕을 뿌려 먹는듯 한 맛이다. 하나에 150엔이라니, 요즘환율엔 2500원 가까이 한다는 말. 맛있으니 모든것이 용서된다. 왜 오므라이스 사진이 없냐고? 실내에서 죄다 흔들린 사진 뿐이라 도저히 퀄리티가 안 되어 올리지 못하는 점 용서 바란다. 자… 이제 식사도 했으니, 도톤보리, 난바 쪽으로 가 보자.

신에비스 다리를 건너면 바로 도톤보리
도톤보리에 도착

저녁이면 인파가 넘쳐나는 도톤보리도 평일 낮에는 한가롭다. 왠지 식후에 달콤한 무언가가 먹고 싶어져서 홉슈크림 (ほっぷしゅうくりーむ) 가게에서 카스타드맛 과 마롱맛으로 하나씩 샀다. 일반적인 슈크림과는 달리 겉이 엄청 파삭하다. 한입 베어물면 끈적한 크림이 지대로다. 130엔. 카스타드가 훨씬 더 맛있으니 참고바란다.

홉슈쿠리무에서 카스타드크림과 마롱을 하나씩-
카스타드 홉슈쿠리무-
고전적인 찻집들이 모여있는 카페스트리트

여기저기 둘러보다 보니 난바(難波)역 근처까지 내려와 버렸다. 난난타운 근처에는 지난 오사카 여행 때도 들렀었던 무인양품 매장이 있다.  한국에도 롯데백화점, 마트 등에 무인양품이 입점해 있으나, 아이템의 규모로는 비교할 수 없을정도로 빈약하다. 1층 – 여성복, 2층 – 생활용품, 3층 – 가구와 전자제품, 지하1층 – 남성복 및 유아용품, 지하 2층 – Meal MUJI. 세심하게 보려면 꽤나 시간이 소요된다. 특히 3층의 가구 매장에서 정말 저렴하고 맘에 드는 테이블을 발견했는데, 가능하다면 사 가고 싶었다. 지하 2층의 Meal MUJI 에서는 간단한 식사 – 일본식 도시락, 샌드위치등 – 가 가능하고 한쪽에는 못 만들어낼 요리가 없을 정도의 수 천가지 식자재가 정리되어 있다. 컨베이어 시스템으로 대별되는 획일화된 산업화를 지나 포스트모던 사회로 접어들면, 사람들의 니즈도 무한하게 분화된다라고 배웠던 것이 생각났다. 일본이라는 나라, 무엇보다도 이렇게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충족시킬만큼의 아이템을 생산해내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부럽다. 이런면에서 일본은 확실히 선진국이구나 했다.

‘Meal MUJI’ – 캐쥬얼 레스토랑, 경이로운 식자재들
베이크드 치즈케익, 가토쇼콜라

다시 도톤보리강 근처로 올라가자. 여기 올 때마다 들르는 리쿠로 아저씨의 갓 구워낸 치즈케익 (りくろーおじさんの焼きたてチーズケーキ) 가게가 있다. 한국에도 모 백화점의 지하 식품코너에 매장이 생겼다는 이야길 들었다. 지난번에는 호텔방에서 먹겠다고 치즈케익을 하나 샀다가 배가 불러서 삼분의 일도 먹지 못하고 호텔방에 두고 왔었다는… 매장 앞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오븐에서 치즈케익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 물론 미리 만들어 둔 치즈케익 – 식은 – 은 줄을 서지 않고도 바로 구입가능하다. 그래 이번에는 푸딩을 사는거야. 푸딩 5개 들이 포장에 650엔. 사실, 치즈케익이나 푸딩 외에도 애플파이도 있고, 치즈롤케익도 있다. 여기서 도톤보리강 방향으로 조금 올라가다보면 2호점이 보이는데, 1호점과는 약간 다른 아이템을 팔고 있는 듯 하다.

리쿠로 할아버지의 갓 구워낸 치즈케익
치즈케익이 오븐에서 나오면 종을 쳐서 알려준다
리쿠로 아저씨 2호점
하얀색 티셔츠엔 럭키 워드 ‘OHKINI-‘
도톤보리의 그리코샾 앞에선 도돌미와입후
샵에는 이런것들이 가득-

어느덧 시간이 지나 오후 5시가 다 되어 간다. 호텔에 일단 들러서 짐을 넣고 저녁식사를 하러 다시 나와야겠다. 아메리카무라를 거쳐 왔던 길을 되돌아가다 보면 미츠 (御津) 공원 옆에 ‘다이겐’ 이라는 오랜 역사의 타코야키 가게가 있다. 바로 옆에 유명한 코가류 (甲賀流) 도 보인다. 타코야키로는 코가류가 더 많이 알려진 듯 한데, 그날따라 손님은 다이겐이 더 많았다. 둘 다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타코야키를 만들고 있으니 한 번씩 들러보길 바란다. 한국에서도 종종 생각나는 타코야키. 하지만, 오사카의 타코야키를 생각하고 먹었다가 맘 상한 것이 몇 번이던가. 어지간 하면 한국에서 타코야키를 먹는 것은 삼가는 편이 좋다.

1963년부터 타코야키를 구워온 ‘다이겐’
찐- 한 소스에 마요네즈
역시 유명한 타코야키 코가류 (甲賀流)

호텔에 도착해서 드디어 체크인. 11층이었던 호텔 방문을 열어보고선 감동. 해외여행을 자주 다녀봤지만 이런 호텔에서 묵어 본건 정말 오래간만이구나. 당연할지도 모르겠지만 자비로 여행을 가게되면 숙박에 드는 돈이 왠지 아까워지는 바람에 싼 곳 위주로 예약을 한다. 작년 도쿄여행때의 냄새나고 귀신나올 것 같았던 호텔방이 생각났다. 그런데 더블룸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트윈룸이다. 도돌미와입후 미얀- 창 밖으로 보이는 전망도 매우 훌륭하다. 오사카에 도착해서 이 시간까지 꽤 걸었나 보다. 잠깐 침대에 기댔더니 몸이 나른하게 풀린다. 그대로 잠들것만 같아서 자리를 털고 호텔을 나왔다.

에뚜왈 신사이바시 (Etoile心橋筋)
불이 켜진 다이마루백화점

오산카에서의 첫 날 저녁식사는 규가쿠 (牛角) 에서 ‘야키니쿠뷔페’ 로 하기로 했다. 규가쿠는 카페플랫의 마스터 (男) 님이 추천해주신 곳인데, 인 당 2,500 엔 정도로 배불리 고기를 먹을 수 있단다. 여행에서 돌아와 여기저기 물어봤더니 규가쿠는 일본에선 꽤나 유명한 야키니쿠 프랜차이즈 였다는. 편의점 ‘am pm’ 과 같은 그룹사였다는 점에 더 놀랐다. ‘am pm’ 은 로손이 인수했지만 말이다. 여튼, ‘센니치마에도오리 (千日前通り) 의 웬디스 근처’ 라는 정보만 외우고 무작정 갔다가 조그마한 간판이 의외로 눈에 띄지 않아 근처를 두 바퀴나 헤맸다. 드디어 발견!

발견! 규가쿠(牛角)!
숯불로 구운 야키니쿠가 먹고싶어-

일본사람들은 식당이든, 카라오케든 시간을 정해두고 뭘 하는 것을 좋아하는 듯 하다. 규가쿠에서 ‘야키니쿠뷔페’ 를 주문하면 그 시점부터 90분간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있고, 주문은 60분까지로 한정된다. 뷔페 메뉴는 기본 뷔페와 주문할 수 있는 종류가 두 배는 더 많은 것 중에 선택 가능하다. 맥주는 한 잔에 500엔 대인데, 노미호다이 (飮み放題 : 술 마음대로 주문가능한) 는 인 당 1,500 정도를 추가로 내면 맘껏 마실 수 있다. 참 맘에 들었던 것 중 하나가, 아래 사진에 보이는 양배추 샐러드 같은 것이다. 시오타레 (塩たれ : 소금소스 정도) 카베츠 라고 해서 생 양배추 + 소금 + 세서미 오일 로 만든 츠케다시. 굉장히 담백한 맛이다. 양배추가 소금간이 어울리는줄 이 때 처음 알았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곱창, 가리비 등등 엄청 주문해서 먹었다. 완전 만족!

카페 플랫의 마스터 (男) 님, 완전 감사합니다-

자- 가볍게 시작해 볼까-
늘 그렇듯 도돌와입후의 말로는 이렇다

ps. 식도락 여행 그 첫날의 성적표를 정리해 보겠다.

1. 공항에서 먹은 라떼와 도넛플래닛, 샌드위치
2. 에그 샌드위치의 기내식 – 밥을달라고 밥을! (빠직-)
3. 아메리카 무라 북극성에서의 기가막혔던 오므라이스
4. 홉슈크림
5. ‘다이겐’ 의 타코야키
6. ‘규가쿠’ 에서 야키니쿠 뷔페
7. 리쿠로오지상의 푸딩

[교훈]
– 첫 날 결과는 매우 미천하다. 둘째 날은 정말 배가 찢어지도록 먹어보도록 하겠다
– 식도락 여행은 먹는 것 보다 싸는 것이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