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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에게 있어서 종교란 뭘까? – 이교도 부부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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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밥을 내려주셔서 고맙습니다 – 이봐, 밥은 내가 샀다규!

징징양은 모태신앙을 가진 크리스챤이다. 뭐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장인어른이 목사님 – !!! – 이시고, 징징양의 친가와 외가의 조부모님 뿐만 아니라, 사돈 팔촌까지 전부 독실한 기독교 신자에 목사님이 수두룩 빽빽한 얼티밋 기독교 빼밀리인 것이다. 그런데, 대포고냥군은 무교에 가까운 불교신자다. 한국에 살고있는 많은 사람들이 그런 것 처럼 주기적으로 절은 가지 않지만, 삶의 많은 부분에 불교적 세계관 – 나쁜 짓 많이 하다 죽으면, 다음 세상에 졸라 쳐맞는 바둥이로 태어날지도 모른다는 그런 윤회사상 등 – 이 자리잡고 있는 그런 것 말이다. 세계관이 그런데도 불구하고 게으른 천성 탓에 사월초파일 – 석가탄신일 – 에 절에도 가지 않는 자신을 불교신자라고 하기가 미안해서 ‘나는 종교가 없다’ 라고 하고 다니는 것 뿐이지, 굳이 따지자면 대포고냥군은 불교신자다.

2006년이 거의 끝나갈 무렵, 징징양과 대포고냥군은 슬슬 결혼에 대해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사실, 그 때 처음으로 장인어른이 목사님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왜냐면, 늘 보아왔던 징징양이 교회에 가자고 종용한 적도 없거니와, ‘목사님 딸’ 이라는 부류의 이성과 만난 것이 처음이었거든. 그런데, 처음으로 징징양의 부모님을 뵙던 자리에서 결혼할 여자의 부모님이 목사님이라는 것이 얼마나 큰 문제인지를 절실히 깨닫게 된다.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하라는 사명을 받고 목사님이 되신 장인어른 입장에서는 당연히 기독교인에게 딸을 맡기고 싶으셨을게다. 게다가, 울 엄니는 징징양을 한 번 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기독교 신자와의 결혼은 절대 안된다고 외면하셨고, 그 때 부터 인생이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양가의 입장은 제쳐 두더라도, 30년 하고도 반 십년을 어쩌면 반 기독교 진영에서 살았던 – 복음을 듣지 않으려고 귀를 3M 귀마개로 막고 살고있었던 – 대포고냥군을 어찌 드라마틱하게 기독교로 이끌수가 있겠느냐 말이다. 이렇게 종교의 차이로 부터 시작된 문제는 결혼식장, 예식의 형식의 결정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트러블을 만들었다.

결론 부터 이야기 하면, 지금 우리는 아주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 사실 징징양은 결혼 전 부터, 대포고냥군에게 ‘종교를 강요하지 않겠다’ 라고 했었고, 나는 징징양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신앙을 지켜주겠다고 약속했다.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던 많은 트러블들은 양가의 부모님의 이해가 개입되면서 벌어진 것이었기에 죄송한 말씀이지만 ‘적당히 수용하는 척 하고’ 넘어가기로 했다.  결혼생활 초기에는 처가댁에 갈 때마다 교회이야기로 은근 압박을 주시는 장인어른이 부담이었지만, 이제는 뭐 어느 정도는 포기를 하셨는지 모른체 하신다는… 이교도 사위에게 딸을 시집 보낸다는 것, 장인어른에게 있어서는 사위가 기독교 신자인지 아닌지의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 딸이 비 기독교 신자와 결혼해서 자신이 물려준 종교를 잃게 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신듯 하다.

인간극장 – 암에 걸려 시한부 삶을 살고있는 아내와 남편의 이야기 – 을 보던 중, 다음과 같은 대화가 오갔다.

 

대포고냥군  :   ‘어이 징징양, 내가 만약 두 달 밖에 남지 않았다면 뭘 하고 싶어?’
징징양        :   ‘복음을 전할거야’
대포고냥군  :   ‘두 달밖에 안남았는데, 다른 뭔가를 해야지 않을까?’
징징양        :   ‘안 그러면, 천국에 가서 못 만나잖아’

이러고선 눈시울이 빨개지며 눈물을 뚝뚝 흘린다.

그렇구나. 징징양에게 있어서 종교는 이런 것이었구나.
나와 함께 하기 위해서 복음을 전하고 싶다면 기꺼이 3M 귀마개를 빼어주마.

여전히 지금도 대포고냥군은 일요일날 늦잠을 잔다.
아침에 일어나 징징양을 교회에 보내고선 다시 잔다.
어찌하면 천국의 담장을 뛰어 넘어 징징을 만나러 갈 방법은 없을까 하고 고민하다가 다시 잔다.

알라뵴요 귀여운 징징양.

결혼 1주년 @ 시갈몽마르뜨 (La Cigale Montmart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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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Cigale Montmartre – Fujifilm Klasse S / Kodak 400

지난 5월 26일은 돌돌와입후랑 결혼한지 일 년 되던 날. 1주년 기념해서 얼마전 일본 여행도 다녀왔고 해서, 결혼 기념일 당일에는 근사한 곳에서 식사 정도만 하기로 했다. 그래서 정해진 장소는 이태원. 이태원은 조금만 신경써서 찾아보면, 군데군데 이국적인 레스토랑들이 꽤 있다. 오늘의 저녁식사를 위해 돌돌와입후가 이태원의 프렌치 비스트로 라 시갈 몽마르뜨 (La Cigale Montmartre) 에 예약을 잡았다. 이태원 역 2번 출구로 나와 출구가 트인 방향으로 50m 만 걸어가면 빨강과 파랑을 섞은 – 프랑스 국기의 컬러 – 간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원래 라 시갈 몽마르뜨는 홍합요리가 전문이라는데, 조개류를 전혀 먹지 않는 대포고냥군 탓에 죄다 홍합 빠진 요리들만 주문했었다는. 암소소리벗알라뵤;;; 대포고냥군은 프렌치후라이와 더운야채가 곁들여진 등심스테이크를, 돌돌와이프는 닭고기를 베이컨으로 감싸 그 위에 버섯크림을 얹은 블라블라를 주문했다. 테라스에서의 식사라면 시원한 맥주는 기본. 애피타이져로 나오는 – 무한리필 가능 – 바게트와 버터는 쫄깃쫄깃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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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부드러운 거품. Hoegaarden.

식사를 하면서, 돌돌와이프와 이런저런 이야길 나누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시간은 참 빠르구나, 벌써 일 년이라니… 이런 페이스로 가다간 결혼 20주년 쯤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겠구나. 맥주를 한 잔하고, 배실배실 웃으며 돌돌와입후가 그랬다. 내가 남편이라 너무 행복하단다. 대포고냥군은 허허허 하며 부끄러워 했지만.
진실은 말이오… 내가 더 사랑하오 돌돌와입후.

앞으로 더 많이 사랑한다고 이야기 하며 살아야겠다.
앞으로 더 많이 고맙다고 말하며 살아야겠다.
앞으로 더 많이 안아주며 살아야겠다.

ps. 결혼 1주년 기념 아이스크림 케이크 기프티콘으로 쏴주신 ‘꼬리골절 최댈’ 님.
넘후넘후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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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블링블링 호강시켜 주마! 크하하하!

[남억군 – 김징징] 저희 결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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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억 Loves 진경

배남억 김진경 결혼합니다.
약 7개월간 ‘단지 2사업부 4팀 배팀장-1팀 김사원’으로 지내다가
이후 ‘어쩐지 돈독한 마케팅지원팀 배팀장-김사원’이 되었고,
이제는 ‘함께 사는 배팀장-김사원’ 이 됩니다.
언제나 맨얼굴인 김사원이 3cm 화장한 모습,
언제나 청바지인 배팀장이 턱시도 입은 모습 구경하러 오셔서
축하도 해주시고, 식사도 하고 가시면 좋겠습니다 😀

ps. 온라인 청첩장 만들어주신 토끼차장님. 완전 감사합니다~!
받으시는 분마다 대 호평! 완전 조아효!

Economy 남억쿠루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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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프라이드 (속칭 기아 골프;;;) – Canon EOS 5D / EF 24-85mm F3.5-4.5 USM

2004년 3월, 대포고냥군은 처음으로 차를 샀다. 이 전에 올린 포스트에도 나와 있듯이, 내 첫 차는 현대 투스카니였다. 서울에 올라오기 전에는 어머니랑 같이 소나타2를 타고 다녔었지만, 어찌나 문짝 두 개인 차가 갖고싶던지… 그래서 큰 맘 먹고 신차를 구입했다. 차를 인수받던 날, 새 차 냄새를 맡으며 차 안에서 잤었다;;; 그 후로 3년을 신나게 타고 다녔다. 뭐든 기계라면 다 좋아라 하는 대포고냥군에게 1st 남억쿠루마는 최고의 장난감이었다. 차에 튠을 하기 시작하면서 엄청 낮아진 차체, 휠 하우스를 꽉 채우는 18인치 휠 덕분에 포스가 충만했었던 남억쿠루마. 승차감은 말 그대로 ‘쿠루마’ 였지만, 230Km 가 넘는 속도에서도 불안한 느낌을 한 번도 받지 못했을 정도로 탄탄한 스포츠 쿠페였다. 나 혼자 인정하는 운전신동(!) 대포고냥군에게 새로운 세계를 보여준 차였달까… 반면에, 아반테의 약 두 배에 이르는 비싼 보험료와 최악의 연비 – 살살다니면 그나마 중형세단 정도지만 조금만 달렸다치면, 6Km/리터. ㄷㄷㄷ;;; – 는 역시 부담인데다가, 그 보다 더 큰 문제는 오너로 하여금 자꾸 튠을 하게 만드는 차라는 것이었다. 차 중에는 속된 말로 튠빨을 잘 받는 차종들이 좀 있다. 내 차도 그런 차 중 하나였고, 돈을 바르면 바를수록 이뻐지고 빨라지는데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는거… 대포고냥군은 1st 남억쿠루마를 떠올릴 때마다 ‘내 솔로 시절을 그대로 보여주는 차’ 였다고 회상한다. 유지하는데 돈도 많이 들고, 운전하기도 불편한 차였지만 Stylish 했고, 빨랐다.

결혼을 준비하면서, 어르신을 모시고 여기저기 다닐 기회가 잦아졌다. 그 때마다 어르신들을 뒷좌석 – 이건 짐칸이지 인간이 타는 자리가 아니다 – 에 모시려니 너무 죄송하더라. 튜닝클러치때문에 변속시점을 조금만 넘겨도 차는 울컥거리는데다, 도로의 모래알 하나까지 다 읽어낼만큼 딱딱한 서스펜션 탓에 과속방지턱을 넘을때마다 뒷자리 어르신들은 ‘어익후!’ 소리를 내며 괴로워하시는것을 더 이상 보고 있을 수 만은 없었다. ‘그래 실용적이고 편안한 패밀리카를 사자!’ 결심한 대포고냥군. 정말 오랫동안 꼼꼼히 따져보았다. 일단 새 남억쿠루마의 컨셉은 ‘기름걱정하지 않고 마음껏 탈수 있는 차’ 로 잡았다. 그래. 디젤차를 사자. 디젤은 일단 기름값이 가솔린에 비해 약간 저렴하기도 하지만, 토크 (Toque) – 중량을 끄는힘 – 가 좋아서 연비가 막강하고 여름에 에어컨을 켜거나 했을때 후덜덜대지 않는다. 디젤 차의 단점으로는 일단 시끄럽고, 차 가격이 같은 차종의 가솔린 모델에 비해 300만원 정도 비싸다는 점. 신형 아반테 디젤을 살펴보니, 이건 거의 소나타 급 가격이라 탈락. SUV 중에서 투싼을 알아보니, 일단 SUV는 차 무게가 꽤 나가서 연비면에서 그리 득이 없다는 결론. 그러다가 프라이드 디젤이 보이더라. 여기저기 시승기를 찾아보니, 차 무쟈게 잘나가고 연비가 경이적이란다. 무려 18Km/리터! 1.5 VGT엔진이라 보험료와 세금도 무척 싸다. 게다가 해치백 (5도어) 모델은 스포티해서 맘에 딱 들었다.

결심한지 며칠도 지나지 않아, 포스가 넘치던 구 남억쿠루마를 처분하고 신차를 받았다. 오홋… 회사 앞으로 트레일러가 와서 차를 내려놓고 가네… 시동을 걸어보니, 갈갈갈갈~ 용달차소리를 내는것이 나름 귀엽다. 며칠 몰아본 바, 무쟈게 잘 나간다. 터보 디젤이다 보니, 가속할때는 바람에 실려가는 느낌이다. 그리고 가득 주유해 보니 5만5천원을 넘지 않는데, 900Km 를 달리더라;;; 예전 차로는 8만원 주유해서 300Km 를 채 타지 못했다;;;  그런데, 역시나 고속에선 물렁한 서스펜션 탓에 불안하다. 고속코너에서 도로의 둔턱이라도 만나면 뒤집어질것 같잖;;; 예전 같으면, 바로 서스펜션부터 바꿨겠지만 이제 순정으로 조용히 다니기로 했다. 3년만에 물렁한 차를 타니 한편으로 너무 편해서 거짓말 조금 더해서 운전하는 것 같지도 않다. 뭐… 게다가 미션까지 오토니…

그래도 아직은 강변북로를 달리다 옆 차선으로 멋진 배기음을 내면서 졸라 빠르게 치고 나가는 스포츠카들을 볼 때마다 구 남억쿠루마가 그립기도 하지만, 요 녀석의 연비만 생각하면 웃음짓게 된다. 그리고 김징징이 나 죽기전에 집 팔아서 꼭 페라리 태워준다고 약속했다. 역시 김징징 뿐이야! 내 맘속의 마지막 불꽃은 그 때를 위해 아껴두겠다.

ps. 그런데… 차 값만 놓고 보면, 얘가 예전 남억쿠루마 보다 비싸다는거~
이코노미 맞나;;;

웨딩드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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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왕!

오왕!

결혼준비를 하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쉽게 웨딩 컨설턴트 를 통해 모든 과정을 처리하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당연히 필드에서 직접 뛰는것이다. 이전에 일산 킨텍스에서 있었던 웨딩페어에 우연히 들를 기회가 있었다. 수많은 웨딩 컨설팅 업체가 결혼식장에서 드레스샵, 스튜디오까지 엮어서 팔고 있었다. 처음에는 혹해서 가격도 알아보고 했다가 말이 컨설팅 업체지 브로커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 브로커들은 분명 자선사업가는 아닐터이니 같은 가격이면 질이 떨어질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직접 준비하겠다고. 사실 여기서부터 고생문은 열렸을지도 모른다. 드레스 샵만 해도 십 여군데를 헤맸다. 드레스가 예쁘면 가격이 터무니 없이 비싸고, 가격이 괜찮다 싶은곳은 어김없이 싼티나는 반짝이에 경악하기를 몇번씩이나 반복한 끝에 눈에 딱 들어오는 드레스 샵을 찾았다.

김징징에게 드레스를 입혀놓고 보니, ‘이제 정말 결혼하는구나…’ 싶다. 사실은, 지난 4월 27일에 이미 스튜디오에서 웨딩촬영을 끝냈다. 홍대앞에 있는 곳이었는데, 필름을 사용하지 않고 Only 디지털로만 촬영한다는 소리에 주저않고 선택했다. 그날 보니, 죄다 1DS Mk2 더라;;; 한편으로는 디지털 백 정도를 기대했건만… 웨딩사진은 결혼식 이후에나 나온단다. 그.러.나. 대포고냥군의 완소 5D로 틈틈히 서브 촬영을 했다는 것. 기대하시라! 조만간 공개하겠다. 사진모델과는 한참 거리가 있는 대포고냥군도 나름 괜찮더만;;; 흠흠…

ps. 김징징 이쁘다♡

남억군 이사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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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을 점거하고 있는 사채 김징징 – Canon EOS 5D / EF 24-85mm F3.5-4.5USM

전국이 전세대란인 와 중에 적당한 신혼집을 못 구해 마음의 안정을 찾지 못 하고 안절부절했던 대포고냥군. 4월 10일 이었던 이사 날짜는 다가오는데, 주말마다 온 서울시내를 헤매도 집은 구해지지 않고… 깝깝하기 그지 없었다. 그러나, 살 집은 인연이라는게 있나보다. 3월의 마지막 날, 인터넷 부동산 정보를 보고 기대도 않고 전화했다가 운명의 집을 만났다. 아직 한 세대도 입주 하지 않은 신축 빌라. 아직 공사가 채 끝나지도 않은 집에 들어서자마자 ‘이집이다!’ 라는 생각이 들어 4월 첫날 바로 계약을 하고, 10일날 이사를 끝냈다. – 부산에서 올라와 계셨던 어머니와 김징징, 이삿짐 나르느라 엄청 고생. 예비 장인어른과 장모님, 이사 당일날 저녁에 오셔서 양가 단합 청소 대회 개최. 다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

그래서 4월 10일 부로 마포구민에서 용산구민이 되었다. 신창동이라고 하니 잘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더라. 조용한 동네지만 회사까지 남억쿠루마로 15분, 강변북로 타는데 1분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주변 접근성이 아주 좋다. 용산 전자상가가 바로 옆이고 – 이건 장점인지 단점인지 모르겠다 – CGV, 대형마트 등 주변에 없는것이 없다. 방3개, 거실하나, 그리고 주방. 게다가 작지만 테라스도 있다. 며칠동안 정신없이 인터넷 이전하고, 가스 가설하고, 케이블티비 신청하고 했더니 이제 좀 사람 사는 집 같다. 김징징도 신혼집을 구해 놓으니 정말 결혼하는 구나 싶은가 보다. 이제 당신이 채울차례야!

고작 조그마한 빌라일 뿐이고, 그것도 전셋집이지만 너무 행복하다. 지금까지도 본가를 나와 혼자 살면서 이사를 많이 다녔지만 그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구나… 김징징과 함께 첫 출발 하는 곳이라서 더 벅차오르고 가슴 뿌듯하다. 이 전까지 ‘남억하우스’ 였다면 이제는 ‘우리집’ 이구나 하는 마음 이랄까… 이 집이 앞으로 우리가 더 크게크게 키워나가는 베이스캠프가 되어줄거라 생각하니 그저 좋기만 하다.

ps. 대표님, 냉장고가 없어서 찬물을 못 마시고 있어요.
海老根 회장님, 세탁기가 없어서 빨래를 못하고 있어요.

프로포즈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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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파니의 푸른박스의 의미는? – Canon 5D / EF50mm F2.5 Compact-Macro

징징양에게 프·로·포·즈를 하기로 결심한 대포고냥군. 결혼식 날짜까지 다 잡아놓고선 무슨 프로포즈냐면 할 말이 없지만, 결혼한 선배들의 조언에 따르면 프로포즈 안하고 그냥 슬그머니 넘어갔다가간 평생 쪼임을 당할거란다;;; 그리고, 징징양도 프로포즈는 꼭 해 달라고 했었거든… ‘어떻게 해줄까?’ 했더니 귀엽게도 편지를 써 달란다. 그러마 했지만, 편지쓰는게 제일 어렵잖;;; OTL

사실, 결혼까지의 과정에 있어서 두 사람 모두 결혼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해도 ‘내 아내가 되어주겠니?’ 라든가, ‘나랑 결혼해 줄래?’ 라고 명확하게 이야기 하고 그 프로포즈를 받아들이는 뽀인뜨는 분명 필요할 듯 하다.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어영부영 넘겼다가 나중에 정신을 차려보니 옆에 한 이불 덮고 자고 있더라면 그것도 여자 입장에선 참 꿀꿀한 일일수도… 게다가, 이번에 결혼 준비를 하면서 두 사람 모두 많이 지쳐버렸다. 맘 고생 많이한 우리 징징양을 위해 약간의 기분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 두 번째 이유면 이유랄까. 이제 곧 며칠 후면 화이트데이고 해서 맘 먹고 징징양에게 프로포즈를 감행하기로 했다.

어제 회사일을 끝내고, 혼자서 명동 롯X백화점으로 갔다. 프로포즈를 하려면 뭔가 링 – ring – 같은 것이 필요한데, 지하철 역사에 연결된 백화점 지하 1층의 보석 매장을 아무리 둘러봐도 맘에 드는 것이 없더라. 잠시 엄청 고민하던 대포고냥군, ‘그래! 역시 프로포즈라면 역시 티파니의 블루박스지!’ 라며 무작정 티파니 매장으로 이동하게된다. 처음에는, ‘어차피 예물로 다이아몬드 링을 할테니, 좀 저렴한 것으로 해야지…’ 라는 맘으로 갔었는데, 막상 Engagement Ring (!!!) 을 보고나니, 다른 링들은 전혀 눈에 들어오질 않는 걸 어떡하냐고요… 비싼 물건만 골라내는 능력을 가진 이넘의 눈을 뽑아버리든지 해야지. 어쩌지 어쩌지… 한참을 고민하다가, 27년간 곱게 키운 딸을 얻어오는데 이깟 반지가! 에잇! 하면서 그냥 질러버렸다. 아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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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ffany Setting Ring – Canon 5D / EF50mm F2.5 Compact-Macro

집에 와서 사진을 하나 남겨두려고 포장을 살짝 열어서 보니, 예쁘구나!!! 역시 비싼건 다 예뻐 매크로 렌즈로 촬영해서 아주 커보이는데 사실, 아주 조그맣다. 대포고냥군의 제품사진촬영(!) 전혀 녹슬지 않았다! 여기서 완소 오디 예찬 한번. engagement ring 중에서 가장 작은 모델이니까 0.18ct 정도 되겠다. 티파니세팅의 1ct 다이아몬드 반지라면 가격이 덜덜덜;;; 나중에 내가 돈 많이 벌어서 수박만한 걸로 바꿔줄께… 응? 응?  이제 남은 것은 배수일(?)의 다이아반지로 김징징을 혹하게 만든 다음, 낭랑한 목소리로 편지를 낭독해 결혼 허락을 받아내는 것이다. 이제, 편지만 쓰면 준비물(?)은 모두 갖춰진 셈이다. 글씨라는 것을 안써본지가 어언 십여년이 지났는데, 잘 쓸수 있을래나;;;

대포고냥군 프로포즈 하러 갑니다~♡

ps. 그, 그, 그런데… 싫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죽어야 하나요? ㅡ.ㅡ??

올해는 어떤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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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 07:00 AM – Ricoh GR Digital / F2.4

2007년 1월 1일. 그 때 대포고냥군은 부산에 있었다. 12월 29일 금요일의 종무식이 끝나자 마자 그녀와 함께 마지막 비행기편으로 부산에 내려와 버렸다. 그녀는 내가 30년간 곁에 두고 살아온 광안리 앞바다를 보고 싶어했고, 나는 어머니에게 그녀를 처음 만나게 해 드리고 싶었다. 다행히도 두 사람은 궁합이 좋아보인다. 그녀는 금새 어머니를 따랐고, 어머니도 그녀를 딸처럼 이뻐했다. 서울 토박이인 그녀는 바다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29일 밤에 비행기에서 내려 집에 도착하니 10시가 넘었는데, 그냥 집으로 휙 들어가기가 그래서 그녀의 손을 잡고 광안리 모래사장으로 이끌었다. 깜깜해서 보이지도 않는, 파도소리만 들리는 바다에 서서 “우와~, 우와~” 만 연발하던 그녀의 표정을 생각하면 웃음이 나온다. 그래… 내가 서울에 올라온 이 후 꽤 오랫동안 느낀 이유 모를 답답함은 바다였다. 30년간 채 50미터도 안되는 거리에 이런 바다를 두고 살았던 나에겐 바다란 엄청나게 큰 존재였던 것이다.

1월 1일, 새벽 6시. 자고있는 그녀를 깨워서 신년 첫 해돋이를 나갔다. 광안대교는 교통이 통제되었고, 모래사장은 해돋이를 보려는 인파로 가득했다, 수평선 위에 낀 구름 탓에 예정시간보다 한 참이나 늦게 해가 떠 올랐지만, 그녀와 손을 꼭잡고 지켜보는 바다는 여기서 살아온 30년간 단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느낌이었다. 올해는 어떤일이 생길까? 미신이지만, 지난 3년간 – 물론 음력이니, 아직도 끝난것이 아니다 – 삼재 (三災)를 겪었던 대포고냥군은 정말 이보다 더 나쁠 수도 없었던 시간이었다고 회상한다. 자동차 사고에, 줄줄새는 지갑에, 사람과의 관계도 꼬이고 꼬였던 지난 삼년. 그 삼년의 막바지 즈음에 만났던 그녀는 뭐랄까, 빛 줄기 같았다. 그녀를 만난지 얼마되지 않아 어머니께 말씀 드렸다. 결혼하겠다고. “다시는 얘 같은 여자, 못 만날것 같아.” 라고 했다. 어머님도 놀라신게 당연했다. 지금껏 아들 놈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었거든. 여튼 그런 그녀와 손을 잡고 새해의 첫 해를 보면서 속으로 기도했다. 이 사람이랑 평생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올해는 하늘이 뒤집혀도 결혼해야 한다. 서른 넷의 올해를 보내고 나면, 대포고냥군의 가치 급락이니까! 구체적으로 준비를 하나하나 하면서 며칠사이 10년은 늙어버린것 같다. 그녀도 많이 힘들어하고… 여튼 올해는 내 인생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한 해로 만들고야 말겠다.

ps. 그런데, 글을 쓰다보니 갑자기 바다가 보고싶어졌다.
마지막으로, 해돋이를 보고 돌아오던 길에 계속 하늘을 빙빙 돌던 새떼들.
아아… 역시, 지랄디의 사진은 노스텔지어다. 저 지글지글 노이즈까지 멋지니 어쩜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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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떼의 쎄리모니 – Ricoh GR Digital / F2.4

서른셋의 자화상

Nkon D70 + AF 50mm F1.4D @ 홍대 Starbucks

내 나이 올해 서른셋이다.

늘 내 나이 먹어가는 것을 모니터링 하면서 살지는 않지만, 어느날 불현듯 아니! 벌써! 하고 놀랄때가 있다. 뭐 12월 생이라 몇개월만 늦게 태어났더라면 서른둘 밖에 (!) 안먹었을텐데 라고 생각해본적은 수천번도 넘지만 그래봤자 어쩔수 없는 서른셋이다.

남억군은 자타가 인정하는 낙천주의자인지라, 평소에는 과거에 미처 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서든, 인연이 되지 못했던 사람들과의 시간에 대한 후회는 하지 않고 산다. 최소한 그 시간엔 즐거웠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왜 오늘 갑자기 이렇게 시니컬해져서는 그 시간들을 이렇게도 후회하고있는걸까. 나 답지 못하게! 꽥!

들어가는 내 나이를 실감하지 못해서 인가? 맨날 회사에 입고 댕기는 저 넘의 청바지가 원인이더냐? 머리 스타일? 아니면 바람이 휭휭 드나들 정도로 큰 내 귀의 피어싱이 문제인가? 머리를 직장인 표준 스타일을 준수하고 늘 양복에 넥타이를 매고 다니면 좀 생활패턴이 바뀌려나…? 어제 사온 왁스랑 스프레이를 다 갖다 버려야 하나? 별별 것에다 대고 히스테리를 부리고있는 중이다.

오늘 왜 이런거지 하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오늘 내 증세는 어머니의 결혼압박이 원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