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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고집

당고야

당고야

당고 (団子 – だんご) 는 일본어로 경단이라는 뜻이다. 찹쌀가루로 반죽한 덩어리를 끓는 물에 삶아내어 고물을 뭍힌 떡을 가리키는데, 당고 안에 팥 등의 속을 넣은 것도 있고, 고물도 콩고물에서 초코렛에 이르기 까지 종류가 정말 다양하다. 얼마전 부터 도돌미와입후가 홍대 앞의 당고집을 가보고 싶다고 졸라댄다. 산울림 소극장에서 홍대역으로 이어지는 골목을 따라 내려가다보면 보이던 이 집이 상수역 쪽으로 이전했단다. 가게가 빌라가 밀집해 있는 거주지구 가운데 있어서 발견하기가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 주차장이 없으니 가능하면 걸어서 가자.

하얀벽과 나무테이블이 깔끔한 카페같은 인상을 풍긴다. 가게 중앙을 가로지르는 긴 테이블이 있고 창가에도 2인석들이 준비되어 있다. 창가자리의 테이블이 원목테이블이 아닌 것이 살짝 눈에 밟힌다. 입구를 들어서면 정면에 보이는 쇼 케이스엔 다섯가지 맛 당고들이 – 벚꽃, 간장소스, 팥, 딸기, 말차 – 가지런히 준비되어 있는데 참 이쁘다. 메뉴엔 당고 이 외에도 식사메뉴도 있는데 카레와 오니기리를 주문했다.

깔끔한 당고집

밥 두덩이 카레

빅 오니기리

후리카케로 버무린 밥과 함께 나오는 카레와 오니기리는 꽤 괜찮았다. 사실 대포고냥군은 카레라는 음식은 집에서 만든 것이 진리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역시 질 좋은 고기를 아낌없이 넣을 수 있어서다. 카레라는 향신료가 원체 강한 것이라 고기 맛이 전면에 나서진 않지만 육수를 베이스로 하는 음식이라 고기의 양에 따라 그 존재감은 엄청나게 달라진다. 당고집의 카레는 바깥에서 사 먹는 카레 치곤 크게크게 썬 고기가 씹히는 맛이 꽤 좋은 편. 단, 카레에 후리카케를 더한 밥이 나와서 머랄까… 어린이의 카레 같은 느낌이다.

후딱 밥을 비우고선, 당고집의 메인인 당고를 먹어볼 시간이다. 일단 다섯가지 당고를 모두 하나씩 골랐다. 알록달록 색깔이 참 이쁘다. 그 중에 벚꽃당고 – 계절 한정 – 가 제일 가격이 비쌌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디서 들었는데, 이 벚꽃당고를 위해 사장님이 일본에서 식용 벚꽃을 직접 들여온다고 했던 것 같다. 하나의 꼬치에 네 알씩 끼워진 다른 맛 당고를 대포고냥군과 도돌미와입후는 사이좋게 두 개씩 빼어 먹었다. 예쁘기로는 벚꽃이나 간장소스 당고가 제일이었지만 난 어른의 맛 단팥당고가 제일 맘에 들었다. 난 역시 비비빅을 좋아하는 아저씨인거다. 그리고 당고와 함께 주문한 단팥라떼. 이거 완전 강추다. 맛을 설명하자면… 팥빙수를 먹다 마지막에 남는 우유 + 팥앙금의 혼합체를 따뜻하게 데운 맛이랄까. 글을 쓰고보니 결국 난 단팥매니아 아저씨일 뿐이라는 결론이다. 단팥라떼는 중간중간 잘 저어서 마시자. 안 그러면 나중에 가라앉은 단팥만 숟가락으로 떠먹는 사태가 발생하니까…

단팥 라떼 최고-

(좌상단 부터 시계방향으로) 벚꽃, 말차, 단팥, 딸기 당고

당고는 일본에서도 뭔가 아주 가볍게 싼 가격으로 사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일본 전통 축제 같은 곳을 가도 여기저기 노점에서 팔고 있는 것이 당고다. 사실 경단이라는 것은 한국에도 있지만, 뭔가 일본적인 고물과 꼬치가 더해지면서 매우 이국적인 먹거리 같이 느껴지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가끔 일본에서 먹던 당고가 생각날 때, 뭔가 담백한 먹거리가 생각날때, 입이 심심하지만 건강한 재료로 만든 그런 과자가 필요할때 홍대앞 당고집을 들러보는 것은 아주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