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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와 컴컴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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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와 컴컴이의 입양홍보 인스타

8월 초순의 어느 날, 여느때 처럼 인스타그램의 ‘둘러보기’ 로 다른 집 냥들을 구경하고 있었는데, 한 포스팅이 눈에 들어왔다. 위의 인스타그램 캡쳐이미지 처럼, 네 장의 사진을 하나로 만든 이미지라 작은 썸네일로는 잘 보이지 않았을텐데 말이다. 나비네 (@nabine) 계정으로 올라왔고, 마리앤달 (@maryndal) 님께서 입양대리인이었던 입양 홍보글이었는데, 사당의 한 수퍼마켓에서 사랑이라는 아이가 7월 5일, 아깽이 다섯을 출산했고, 분양을 원한다는 내용이었다. 항상 그렇듯 고양이와의 연은 불시에 찾아오고, 따로 설명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무엇에 홀린듯 나는 징징에게 인스타그램 링크를 보냈고, 전화를 해서 사랑이와 검은콩이를 같이 데려오고 싶다고 했다.

8월 14일, 그렇게 사당의 수퍼마켓으로 둘을 데리러 갔다. 입양대리인인 마리앤달님도 오시기로 하셨고, 그 날 다른 아깽이들도 같이 입양을 간다고 들었다. 좀 일찍 도착해 수퍼마켓 주변을 살펴 보았는데 여기 저기 사료랑 물 그릇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이 동네에는 길냥이들을 아껴주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다행이다. 좀 있다 도착하신 입양대리인님과 입양계약서를 작성하고, 수퍼마켓 사장님께 그동안 사랑이와 아이들을 잘 돌봐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있는데, 마리앤달님이 갑자가 눈물을 보이신다. 사랑이가 입양을 가게 되는 날이 올 줄 모르셨단다. 카오스에다 두 번의 출산경험 그리고 두 살의 성묘라 기대하지 않으셨다며 거듭 감사하다고 하셨다. 오랜기간 사랑이를 보살펴주신 달님에겐 사랑이는 항상 걱정되고 안타까운 아픈 손가락이었던 게다. 사랑이는 수퍼 앞 빌라에 살던 세입자가 기르던 고양이였는데, 주인이 버리고 이사를 가버렸단다. 그렇게 수퍼 사장님께서 거두어 준 사랑이는 그 후, 수퍼마켓의 거래처였던 어느 식당에 쥐잡이 고양이로 입양을 갔었는데, 거기서 산짐승들에게 첫 출산때 낳은 아이들을 모두 잃고, 많이 운다는 이유로 파양까지 당해서 수퍼마켓으로 다시 돌아왔다고 했다.

“아니예요 달님, 사랑이랑 검은콩이를 데려가고 싶다고 말씀드렸지만, 사실 사랑이를 데려오고 싶었던 것이고, 다섯 아이들과 하루아침에 떨어지게 될 사랑이가 안쓰러워 검은콩이 ‘도’ 데려오기로 한 거예요. 검은콩이는 깍두기랍니다. 하하- 저희 집에 있던 바둥구름우키봉봉이는 품종묘입니다. 하나하나 모두, 제 몸 같이 예쁘고 소중한 아이들이지만, 한 편으로는 아이들과 같이 살아오면서 길 고양이들이나 유기된 아이들도 집고양이들이랑 다를 것 없고, 모두 똑같이 사랑스러운 생명들이라는 생각을 한 이후로는 꼭 아이들 동생은 성묘로 입양하기로 했습니다. 사랑이의 노랑 눈과 삼색 코트는 참 아름답습니다. 이렇게 예쁜 아이들을 끝까지 보호해 주시고, 저희집에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일 하시는데, 여러모로 도움 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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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식자재 도매가게를 하시는 사장님이 돌봐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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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와 컴컴이가 살던 곳 주변을 둘러보다가, 냥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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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봉지 뜯뜯하면 안돼 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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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 동네는 냥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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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안- 선반 아래에 아깽이들이 들어가면 정말 찾기 어려우셨다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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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미미와 바글바글 아이들- 저기 컴컴이도 살짝 보임- ㅎㅎ

사랑이는 ‘미- 미-‘ 하고 울어서 ‘미미’로, 검은콩이는 불을 끄면 눈만 보여서 ‘컴컴이’ 로 새로 이름을 지어 주었다. 우리 집으로 온지 벌써 한 달. 미미는 중성화수술을 잘 치러냈고, 컴컴이는 벌써 젖을 떼고 사료를 먹는다. 미미는 두 번이나 출산 경험이 있지만, 고작 두 살된 어린 아이다. 밤마다 어린 미미와 초딩 컴컴이가 정말 미친 우다다를 하는데, 간만에 느끼는 활기참 (!) 이 새롭다. 기존 멤버인 바둥구름우키봉봉이도 5호와 6호를 이제 인정하고 있고, 서열도 정리가 되어가고 있다. 4묘에서 고작 둘이 늘어, 6묘집사가 되었지만 왜 사료 먹는 속도와 매일 나오는 응가의 양은 두 배가 된 것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잘 모르겠다. 그후로 징징과 둘이서 몇 번이나 이야기 했다. ‘미미랑 컴컴이를 입양한 것은, 정말 잘 한 일인 것 같아.’ 라고.

성묘 입양은 사랑입니다. 버림받은 아이들을 안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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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컴이를 들어올리는 진격의 징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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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 에서 이틀째인 미미와 컴컴- 넘나 잘지내고 있음-

막내

누구세요?

상도동 집으로 이사오기 한참 전부터 생각해 왔었던 셋째의 입양. 바둥이에 이어 구름이를 들일때만 해도 이렇게 까진 고민하지 않았던 것 같다. 집에 고양이가 둘일 때와 셋일 때는 분명히 차이가 있을게다. 둘이 우다다 할 때랑, 셋이 우다다 하는 것은 차원이 다를 것이고, 털날림에 따른 스트레스, 모래/사료값… 생각하면 할 수록 답이 나오지 않는 고민으로, ‘그래! 결정했어’ 와 ‘됐어, 무슨 셋째야…’ 사이를 한 백 번은 족히 왔다 갔다 한 듯 하다.

그러다 얼마 전, 어떤 고양이 커뮤니티를 보던 중, 부천에 있는 아메리칸숏헤어 캐터리에 대해 알게 되었다. 3월 2일에 태어났다는 ‘팅커벨’ 이라는 아이가 눈에 쏙 들어왔다. 캐터리에 메일을 통해 문의를 했더니, ‘팅커벨은 브리더를 희망하는 사람에게 분양 할 예정이니, 대신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남자애는 어떻겠느냐’ 라는 회신이 왔다. 반려동물과의 만남은 운명같은 느낌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라 굳게 믿는 대포고냥군. 이미 팅커벨을 보고 난 후엔, 다른 아이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며칠사이 브리더 분과 메일을 열 번은 주고 받았던 것 같다. 우여곡절 끝에, 브리더분께서 팅커벨을 보내주기로 하셨고, 4월 30일 밤, 부천까지 달려서 막내를 데려왔다.

막내의 부모 묘(猫) 는 CFA 챔피언 들이다. 캐러비언의 해적에 나오는 ‘잭 스페로우 선장’ 이라는 이름을 가진 아빠 고양이와 ‘소피아 해피’ 라는 엄마 고양이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브리더 분께서 미국과 일본에서 직접 데리고 온 아이들이라고 했다.

(좌 : 아빠 묘) CFA GC Captain Jack Sparrow / (우 : 엄마 묘) Sofia Happy

그런데, 얘 성격이 장난이 아니다. 일단 전혀 겁이 없다. 집에 오자마자 숨기는 커녕, 우리 애들에게 하악 몇번 날려주시곤 심지어 위협, 바둥이를 이리저리 몰고 다닌다. 당연 겁 많은 구름이는 카오스 상태. ‘도돌미 와입후, 우리 아무래도 애들을 바보로 키운것 같구려-‘ 그리고 울음 소리가 특이하다. 야옹야옹이 아니라 삑삑- 뾰로롱뿅뿅 댄다. 무슨 지가 새 인줄 알고 있는 듯. 원숭이 소리 같기도 하고 말이지… 이 아이를 한 마디로 표현 하자면 ‘초 똥꼬 발랄’ 뿐이다. 첫 날부터 우다다를 하는데, 이건 뭐 보이지도 않을 뿐더러, 잡을수도 없다- 그러다가 배터리 다 된 것처럼 소파 한 구석에 쳐박혀 몇시간 자다가 또 달리고, 또 자고- 웃기는 녀석이다. 여자애라 그런지 애교도 정말 작살이라는. 조그만 녀석이 뒷 다리로 서서 머리로 비비기를 하지 않나, 만져주면 바로 배 까고 딩굴딩굴- 여튼, 얘는 보통내기가 아니다. 이제 상도드메종의 드림캣 풀 라인업이 완성되었다. 막내를 마지막으로 추가 입양은 영원히 없을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무지개다리를 건널 때까지 오래오래 행복하게 함께 하고 싶다.

ps. 막내 이름을 우키 (Uki) 라고 지었어요-
우키- 라는 소릴 들었을 땐 이미 사라지고 난 후-;;;

이 사람이 울 아빠구나-

꼬리를 세우고, 허공을 달리자-

아빠- 바둥이 오빠가 잡으러 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