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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알파 900 (Sony Alpha 900)

Sony Alpha 900 / SAL 50mm F1.4

캐논은 전통적으로 1년 6개월을 주기로 신기종을 발표해 왔다. 3월과 9월에 각 라인업 별 후속 기종을 내 놓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이례적으로 2005년 발매 되었던 5D 는 올해 생산종료되기까지 약 3년간 단 한 차례도 리뉴얼 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캐논이 5D를 신나게 팔아 치우는 동안, 경쟁력있는 가격에 풀프레임 기종을 생산해 낼 수 있는 경쟁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캐논의 최대의 경쟁사인 니콘은 2007년이 되어서야 풀프레임 DSLR인 D3 를 발표했으며, 5D 와 비슷한 가격대의 중급 풀프레임 기인 D700 은 2008년 2분기 이후에 발표했다. 실질적으로 2008년 2분기 까지 캐논 5D 의 경쟁자는 없었다고 보는것이 정확하겠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특정 메이커의 독점이 이루어 지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캐논이 경쟁자 없는 중급 풀프레임 DSLR 시장에서 5D로 3년을 우려먹는 동안 풀프레임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5D 이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수많은 유저들이 5D 의 부정확한 AF, 느린 버스트 샷 등으로 후속기종을 기다리고 기다리다 거의 바삭바삭하게 말라버렸지만 – 대포고냥군은 캐논빠가 아니다 – 돈 안되는 것은 절대 하지 않는 캐논이 리뉴얼 하지 않아도 잘 팔리는 5D 를 괜히 가난한 소비자 – 1Ds 급을 못 사는 소비자 – 를 위해 후속기종을 내 줄리 만무했다. 사실 캐논에는 1Ds 라는 빠르고 정확한 AF 와 완벽한 방진방습을 제공하는 풀프레임 라인업이 있었지만 플래그쉽 답게 가격은 넘사벽. 한 마디로 ‘입 닥치고 그냥 쓰든가…’ 뭐 이런 식이었다는…

그러나, 2008년 부터는 상황이 변했다. 2분기에 니콘이 풀프레임 중급기인 D700을 300만원대에 발표하였고, 3분기에 소니가 알파900으로 풀프레임 시장에 뛰어들게 된다. 그리고 4분기에는 캐논이 3년을 울궈먹은 5D를 마침내 리뉴얼한 5D Mk2 를 발매한다. 이렇게 2008년 하반기 부터 시작된 풀프레임 DSLR 전국시대는 앞으로 더 치열해질 양상이다. 대포고냥군의 생각으로는 각 메이커의 APS-C 사이즈의 센서를 가진 중, 저가 라인의 DSLR 들 – 이하 크롭 바디 – 은 풀프레임 센서가 대중화 되면 더 이상 가격적으로는 메리트를 잃게 될 것이다. 분명, 2-3 년 후엔 풀프레임 DSLR 의 가격이 100만원대로 안정화 될 것이고, 중급기 라인업을 구성하던 크롭바디들은 50만원대의 입문 기종 정도로 제한되어 생산될 것이라고 본다. 여튼, 현재 시점에서 소비자가 선택 가능한 중급 풀프레임 바디는 캐논의 5D Mk2, 니콘의 D700, 소니의 알파900 의 세가지가 되었다. 지난 포스팅에서 대포고냥군은 알파 900 을 도돌미와입후님으로부터 하사 받았는데, 오랜 시간동안 심사숙고 해서 선택한 기종이고 나름의 이유도 있다.

1. 색감

디지털암실 시대에 컬러 때문에 특정 카메라를 선택했다는 말은 사실 우습게 들리기도 한다. 누구든 포토샵 실력만 있다면 얼마든지 촬영한 사진의 컬러톤을 변경할 수 있다. 하지만, 카메라의 ‘디폴트 컬러 세팅’ 이라는 것은 어떤 면에선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카메라 메이커 마다의 디폴트 컬러 세팅이란 그 카메라가 표현해 낼 수 있는 색공간에서 중간 영역에 자리하는 세팅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용자는 색온도가 높은 – 푸른톤의 – 사진을 선호한다고 치자. 그 사람이 만약 디폴트 컬러 세팅에서 붉은 색이 튀는 카메라를 사용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톤으로 조정하기 까지 뉴트럴한 디폴트 컬러세팅을 보이는 카메라에 비해 더 과하게 보정을 해야하고 그만큼 화상은 더 많이 손실된다. 대포고냥군의 사진을 주의깊게 살펴 보신 분이라면 아마 눈치 채셨을지 모르겠다. 나는 컨트라스트 – Contrast : 대비 – 가 높은 사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채도 – Satuation : 색 농도 – 가 높은 사진도 좋아하지 않는다. 다이나믹 레인지 – Dynamic Range : 노출의 관용도 – 가 넓고 머리카락 한올한올이 다 보이는 보들보들한 사진을 좋아한다. 이런 면에서 소니 알파 900 의 디폴트 색감은 아주 만족스럽다. 알록달록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아주 부드러운 사진을 만들어준다. 후지필름의 S3pro 나 S5pro 같은 느낌이라면 비슷할까나…

2. 밝은 파인더

알파 900 의 파인더는 단연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 100% 시야율의 엄청나게 밝고 깨끗한 파인더를 제공한다. 100% 시야율의 파인더는 니콘과 캐논의 플래그쉽 DSLR 들을 제외하고는 유일하다. 알파 900을 설계한 담당자들의 코멘트에 따르면 현존하는 35mm SLR 기준 가장 높은 뷰파인더 밝기를 제공한다고 한다. 타사의 고급기종들 대비 0.2 ~ 0.4 EV 향상된 밝기를 보인다고 하니, 대단하다. 실제로 SLR 클럽의 반응들을 보면, 알파 900의 파인더를 보고나면 다른 카메라 파인더는 쳐다보기도 싫어진단다. 믿거나 말거나…

3. 슈퍼 스테디 샷 – Super Steady Shot

센서를 쉬프트시켜 손떨림을 보정하는 소니의 기술인 슈퍼 스테디 샷 – Super Steady Shot – 은 마운트 하는 모든 렌즈를 손떨림 보정 렌즈로 만들어 준다. 물론 캐논이나 니콘의 렌즈 단에서 손떨림을 보정하는 기술인 IS – Image Stabilizer – 나 VR – Vibration Reduction – 은 파인더 상에서 보정된 상을 보면서 촬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역시 비싸다는 것이 단점. 알파 900 은 심지어 MF 렌즈 까지도 손 떨림 보정 렌즈로 만들어 버린다.

4. AF 성능

확실치는 않지만, 이미 SLR 카메라에서 널리 사용되는 AF 메커니즘인 위상차 검출방식의 원천기술은 소니 알파의 전신인 미놀타에서 가지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뭐 진위는 잘 모르지만, 그만큼 미놀타의 알파 마운트가 AF 신뢰성이 높다는 이야기의 증거 정도로 나온 말인듯 하다. AF 속도는 무난한 정도이고 매우 정확하다.또 붉은 색 패턴광을 조사하는 AF Assist Lamp 가 바디에 내장되어 있어 완전한 어둠 속에서도 AF 가 가능하며, 심지어 패턴이 었는 흰색 벽에도 오토 포커싱이 가능하다. 이런 AF 패턴 보조광은 타 브랜드에선 외장 스트로보를 장착해야만 가능한 기능인데 말이다. 게다가 알파 900 에는 미세핀 조정기능도 탑재되어 있어 쉽게 자가 조정이 가능하다. 단, 측거점들이 넓디 넓은 파인더의 중심부에 몰려있다는 것이 단점이긴 한데, 알파 900 은 동체 추적할 일이 그닥 없을 듯해서 그러려니 한다.

5. 알파 마운트

돌돌와입후가 먼저 알파 300을 구입하면서 처음으로 접하게 된 알파 마운트. 몇 번 테스트 샷을 날려보고서 느낀점은 ‘알파 마운트 렌즈 시스템은 타 브랜드에 비해 심도가 더 얕다’ 라는 것이다. 알파 300 에 번들렌즈, 크롭바디와 결코 밝지 않은 렌즈의 조합이었음에도 그 심도 표현은 대단했다. 조리개 값 – F 값 – 이 작지 않은 렌즈라 해도 충분한 공간감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은 아주 큰 장점이다. 간혹 초점 거리와 조리개 값이 같은 모든 브랜드 렌즈들의 심도표현은 같다고 주장하시는 분이 계신데, 직접 찍어보시면 안다.

6. 25 Mp, 5 Fps

2500만화소 센서가 만들어내는 이미지의 디테일은 굉장하다. 풀 사이즈로 촬영하여 어지간히 트리밍을 해도 원본과 거의 구분하지 못 할 정도라는 것은 분명히 장점이다. 더 놀라운 것은 2500만화소 이미지를 초당 5 프레임의 속도로 촬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분명, 니콘의 D700 이나 D3 의 8 Fps 의 촬영속도 보단 떨어지지만 알파 900의 화소는 두 배인데다 초당 5컷의 버스트샷은 절대 느린 속도가 아니다.

7. 칼자이스 렌즈 – Carl Zeiss Lens

알파마운트가 코니카 미놀타 (Konica – Minolta) 에서 소니로 넘어오면서 바뀐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이 것, ‘칼자이스 렌즈군의 추가’ 이다. 사실 칼짜이스 렌즈는 다양한 마운트 버젼으로 출시 되어있다. 하지만 AF 가 필요한 유저에겐 알파마운트의 칼자이스렌즈가 현재로썬 신품으로 구입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다. 콘탁스의 N 마운트라는 걸출한 시스템이 있지만, 사업을 접었으니 말이다. 아마 칼자이스의 아이덴티티라고 할 만한 붉은색의 T* 로고는 모든 사진애호가들의 로망일 것이다. 라이카 렌즈와 더불어 전설적인 카리스마를 형성하고 있는 칼자이스의 렌즈를 알파 마운트로 끌어들인 것은 소니 마케팅의 승리라 하겠다. 현재까지 24-70mm F2.8ZA, 85mm F1.4ZA, 135mm F1.8ZA 가 출시 되어있으며, 올해 1월에 울트라 와이드 줌 렌즈 16-35mm F2.8ZA 가 출시 예정이다.

대포고냥군이 생각하기에 알파 900 의 단점은 비싸고 구하기 어려운 렌즈군, 타사의 동급 최신기종 대비 약간 눈에 띄는 노이즈 정도이다. 아직 알파 900 을 손에 쥔지가 얼마 되지 않아 제 색깔을 모두 찾진 못했지만 짧은 시간동안 날려 본 샘플 컷들을 공개해 본다.

숨은 바둥이 찾기

돌돌미와입후 @ 전자랜드

French Bistro 75015

구름이

바둥이 over the 밥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