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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토리 670

이런 곳에 나의 팩토리 670 이 있을리 없...

이런 곳에 나의 팩토리 670 이 있을리 없…

우리 고장의 자랑스러운 카페, 팩토리 670 으로 가 보자.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산길로 – 정확히는 깡촌 길 – 5분을 달렸지만 카페 같은 건 보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런 곳에 카페같은 것이 있을리가 없잖아!!! 라고 외치려던 순간 웬 공장이 나타난다. 읭? 한국커피? 이름은 다르지만, 일단 커피는 커피니 한 번 가보기로 한다. 직전에 보이는 ‘수레실 가든’ 도 ‘우리 고장의 자랑스러운 삽겹살 집’ 이니 참고 바라며, 나중에 꼭 한 번 다루도록 하겠다. 건물에 도달하기 전에 주차장이 보였는데 매우매우 가파른 경사로에서 ‘경기도 켄블락’ 징징양은 바퀴에 연기 한번 내 주시는 신공을 발휘. 그런데 뭔가 비포장 주차장인데다가 분위기가 이상하다. 아무래도 여기가 원래 주차장이 아닌듯. 여긴 직원 주차장인가…?

직원 주차장인...듯?

직원 주차장인…듯?

여기가 정면-

여기가 정면-

그러하다. 공장 건물을 따라 힘겹게 돌아나오니, 이러한 신세계가! 한국커피는 얼굴만 청보라 색이었어! 건물 앞에는 조그맣지만 애들이 좋아할 만한 잔디밭도 있고 벤치도 있고 그렇다. 저기 건물 1층이 아마도 팩토리 670 인듯 싶다. 솔직히 뭐, 여기까지 왔을 때도 대포고냥군은 별 감흥 없었음. 입구로 가까이 다가가니 의외로 사람이 많다. 허헐- 이런 깡촌에 왠 사람들이 이리 많음? 나중에 징징양과 추리해 본 바로는, 팩토리 670 으로 들어오는 길목에 좀 큰 교회가 있었는데, 이 날이 일요일이라 예배를 보고 들르는 코스가 아니었나 싶다. 입구 유리문에 영업시간이 보인다. 오전 10시 부터 저녁 9시까지. 그런데, 동절기 평일에는 오후 6시에 마감. 얼마 전, 회사 회식을 팩토리 670 옆에 있는 수레실 가든에서 할까 계획했던 적이 있었는데, 고기를 먹고 팩토리 670에서 커피를 마시는 완벽한 코스를 그려보았으나, 오후 6시에 마감이라는 이야길 듣고 좌절했던 기억이 난다. 여튼, 한국커피의 주 비즈니스 모델은 카페가 아니니깐용.

10:00 AM - 09:00 PM

10:00 AM – 09:00 PM

높은 천장 매우 훈늉휸늉함미다-

높은 천장 매우 훈늉휸늉함미다-

기둥도 막 H-beam 으로 만들어 놓고요- 좋슴

기둥도 막 H-beam 으로 만들어 놓고요- 좋슴

안쪽 공간도 아주 넓다

안쪽 공간도 아주 넓다

공장공장한 조명들

공장공장한 조명들

팩토리 670의 내부는 아주 넓다. 사실, 처음부터 카페 공간이 이리 넓었던 것은 아니라고. 현재의 이 모습도 최근 리뉴얼 해서 다시 오픈한 결과란다. 이름 처럼 공장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린 인테리어가 아주 맘에 든다. 조립식 벽체와 낮은 채도의 페인트, 콘크리트에 투명 에폭시를 광택처리한 바닥 좋아좋아. 입구와 반대쪽의 천장 까지 이어진 높다란 채광창도 멋지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만 해도, 날씨가 꽤 쌀쌀해서 난방을 하고 있었는데, 구석에 놓여있던 대형 난방기에 대포고냥군과 징징양은 급 관심. (아래 로스팅기가 보이는 사진 참조) Yanmar 라는 브랜드의 난방기였는데, 뭔가 D&D 스러운 저런 디자인 좋다. 나중에 검색해 봤더니, 선박용 엔진, 초 대형 난방기등을 만드는 일본 회사. 역시 우리는 기계 덕인것이다. 공대 기계과를 갔어야 하나…

카운터 옆에는 꾸밈없는 담백한 빵들을 팔고 있다

카운터 옆에는 꾸밈없는 담백한 빵들을 팔고 있다

그 맞은편에는 각종 커피기구들과 로스팅한 whole bean 을 준비

그 맞은편에는 각종 커피기구들과 로스팅한 whole bean 을 준비

먹고 싶은 빵을 집어들고 이렇게 줄을 서서 커피를 주문

먹고 싶은 빵을 집어들고 이렇게 줄을 서서 커피를 주문

대포고냥군은 라떼를, 옆의 크림브륄레도-

대포고냥군은 라떼를, 옆의 크림브륄레도-

치즈빵 강추

치즈빵 강추

여기서 팔고 있는 거칠거칠 달지 않은 빵들도 참 맛있다. 처음엔 크림브륄레를, 두 번째 커피 리필을 받으면서 한 주문엔 치즈빵을 사 보았는데, 질리지 않고 계속 먹을 수 있다. 배가 고픈것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아 참, 여긴 모든 커피메뉴에 일반 아메리카노 리필 한 번이 무료다. 내가 주문했던 6,700원 짜리 라떼가 처음엔 좀 비싸다 싶었는데, 리필을 받아 마시고 나니 그런 것도 아니다 싶다. 원래 주문시에 받았던 영수증은 버리지 말고 챙겨두자. 들고 카운터로 가면, 표시를 하고서 커피를 내 준다. 처음엔, 빈 자리가 없어서 커피를 준비하는 주방 옆의 높은 스툴에 앉아 있었는데 용모가 단정한 바리스타 총각이 무심한듯 쉬크하게 커피 어떠냐고 물어본다. 객관적인 커피맛도 아주 좋았지만, 나름 본인이 내린 커피의 맛에 대해서 반응을 묻는것도 카페에 들른 손님 입장으로썬 기분 좋은 일이다. 카운터에서 주문 받을 때도 그렇다. 마침 예가체프가 떨어졌다며, 내가 원하는 맛을 바탕으로 이런저런 커피를 추천해 준다. 좋은 서비스다…

라떼는 아주 훌륭하다. 우유와 에소의 비율도 아주 적절하고 타격감도 좋다. 게다가 라떼를 내줄 때, 흔하다면 흔한 리프를 라떼아트로 만들어주는데, 솔직히 신쥬쿠의 스트리머커피 이 후, 한국에서 본 것들 중엔 최고로 꼽고 싶다. 물론, 스트리머커피와의 비교는 어렵지만 말이다. 띠의 갯수도 많을 뿐더러 크레마와의 구분도 좋다능.

징징양은 이날 일을 산처럼 싸 들고 왔다

징징양은 이날 일을 산처럼 싸 들고 왔다

잠깐 열린 로스팅 실의 거대 로스팅머신

잠깐 열린 로스팅 실의 거대 로스팅머신

이 날은 늦게까지 있었는데, 해가 지니 더 분위기 좋음

이 날은 늦게까지 있었는데, 해가 지니 더 분위기 좋음

처음 들어왔을 땐 사람이 무척 많았는데, 점심시간을 지나고 나니, 금세 한적해져 버렸다. 역시 교회에서 온 사람들 이었던 것 같음. 뭔가 넓고 천정이 높고 한적한 그런 공간에서의 휴식은 아른아른 하달까 그런 느낌이 있다. 게다가 사람의 인적도 없는 이 깡촌에 이런 멋진 카페라니… 팩토리 670에 있는 내내 세상과 단절된 다른 세상에 있는 듯 했다. OPI 의 자랑, 팩토리 670. 우리 집에 방문하시면 차로 데려다 드리고, 커피도 사 드려요. (이런 서비스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 아쉬운 소식 하나
주문시에 포인트적립을 위해 전화번호를 남기는데, 그 번호로 이런저런 안내를 문자로 보내주곤 했습니다.
얼마 전, 징징양에게 문자가 왔는데, 뭔가 더 좋은 서비스를 위해 잠정 휴업을 한다고 하네요.
리뉴얼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예 문을 닫는 것 같진 않으니 우리 모두 기다려 보도록 해요.

다시 오겠다 팩토리 670!

다시 오겠다 팩토리 670!

‘오사카 식도락 투어’ – 둘째날

오사카에서의 둘째날이 밝았다. 이 날의 계획은, 도큐핸즈 옆길인 도부이케스지 (丼池筋) 도로를 따라 올라가 키츠네우동의 원조라는 마츠바야와 그 주변을 둘러보고, 아름다운 카페들과 다양한 작업실들이 모여있는 호리에지역, 그리고 지하철로 장소를 옮겨 우메다 주변 지역의 맛집을 다녀올 예정이었다. 지난 밤에는 푹 쉴 요량으로 일부러 알람을 맞춰두지 않았다. 느즈막히 일어나 11시가 다 되어 호텔을 나섰다. 비라고 하기엔 뭣한 비가 살짝 내리고 있다. 둘다 방수가 되는 윈드브레이커를 가져온 것을 다행으로 생각했다.

신사이바시역 지하 상가를 지나 도큐핸즈 입구라고 표시된 통로로 올라가면 도큐핸즈 정문앞으로 올라오게 된다. 사실, 도큐핸즈에 들러서 이것저것 쇼핑하고 싶었지만, 환율 생각에 다음 기회를 기약하기로 했다. 도큐핸즈 정문 왼쪽편으로 나 있는 길이 도부이케스지 (丼池筋) 도로. 사실, 작년 오사카 여행 때, 마츠바야를 한 번 찾았었지만 늦은 시간이라 가게가 이미 문을 닫은 후 였다. 마츠바야는 영업시간이 오전 11시 – 오후 7시 30분 이므로 참고하시길.

키츠네우동의 마츠바야

우동 종류가 상당히 많다

고민하다 결국 키츠네 우동으로 주문

다른 곳도 마찬가지지만 일본의 음식점들은 외관은 상당히 소박하여, ‘영업중’ 이라는 표시만 없으면 문을 연 것인지 닫은 것인지 구분이 잘 안 갈 정도다. 미닫이 문을 밀고 마츠바야에 들어가니 안 쪽에 몇 테이블에서 꽤 연륜이 있어보이는 손님들이 우동을 먹고 있다. 서빙을 하는 아주머니가 대포고냥군이 들고 있던 여행책자를 보더니, 자기네 가게에 대해 뭐라고 쓰여있냐고 묻길래 ‘키츠네 우동의 원조’ 라고 소개되어 있다고 했더니 꽤 좋아한다. 우동만 해도 종류가 수십가지에, 소바까지… 한참을 고민하다가 키츠네우동의 원조라니 역시 먹어봐야겠다고 생각하고선 둘 다 같은 것으로 주문했다.

무척이나 맑은 국물에 버섯, 파를 채 썰어 올리고, 유부 한 점이 들어 있다. 일단 국물부터 맛봐야겠다. 첫 인상은 무척이나 깔끔한 국물 맛이라는 것. 면이 무척이나 쫄깃하다. 그럼 유부를 먹어보자. 익히 소문을 들어 단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냥 단 맛 뿐인 것이 아니다. 달면서 질리지 않는 오묘한 마츠바야의 유부. 뜨끈한 국물까지 후후 불며 깨끗하게 먹고서 일어났지만, 조금 더 비싼 우동을 주문했어야 한다는 후회는 쵸큼 들었다는…

마츠바야를 나와 한 두 블럭 더 직진한 후에 왼쪽으로 꺾으면 대로변이 나온다. 그 대로를 건너, 한 블럭 안쪽으로 들어가면 카페 기브, 도어즈 다이닝 등이 있는 스타일리시한 거리가 나온다. 이 부근에서는 ‘아란지아론조’ 라는 캐릭터 샵을 들러보고 싶었다. 샵 앞으로 갔더니 오픈 시간이 12시 30분이란다.  한 시간 가까이 남았다. 주변에 있는 카페에 들어가 시간을 보내다 다시 오기로 했다. 그렇게 들어가게 된 네스트로브 (Nest Robe). 1, 2층은 옷가게, 3, 4층이 카페로 운영되고 있었다. 엘리베이터로 3층으로 올라가자. 한 손님이 간단한 식사를 하고 있을 뿐, 이른시간이라 그런지 한적한 분위기. 여기가 특별히 유명한 카페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참 정갈하고 차분한 느낌이 좋았다. 특히, 스콘하나는 끝내줬던 기억이 난다. 잡곡으로 만든것 같은데 시리어스하게 고소하고, 얼티밋하게 깔끔했다는. 도돌미와입후에게 말했다. ‘나중에 오븐 사면, 다른건 안해줘도 되니, 저런 스콘 하나만 개발해봐-‘ 라고.

이런 탁자와 의자 좋다-

네스트로브의 실내

도돌미와입후는 다즐링티, 대포고냥군은 라떼-

함께 주문한 스콘이 아주 쥑인다- 아흑-

자- 이제 아란지아론조로 가쟈. 사실, 매장 안에 들어가 보기 전에는 어떤 곳인지 감도 잡히지 않았던 곳. 캐릭터들이 엄청나게 귀엽다. 팬더, 고양이, 너구리(?), 토끼, 갓파 등의 캐릭터로 정말 다양한 상품들을 만들어 전시하고 있었는데, 신기했던 것은 이런 캐릭터를 봉제인형으로 만들수 있는 원단과 설명 책자등을 팔고 있었다. 삼십육살 아저씨가 봐도 정말 이쁜 팬시제품들이 가득해서 결국 이것 저것 쇼핑하고 말았다. 아래 사진의 접시 두장, 팬더 그림 엽서 두장, 욕실 앞에 둘 팬더모양 러그 등… 다음에 따로 사진으로 찍어 올려보겠다-

질러주시는 도돌미와입후-

고치소우사라 (잘먹었습니다 접시)

이제 호리에 (堀江) 지역으로 가자- 호리에는 오렌지스트리트를 중심으로 하는 매우 스타일리시 하고 실험적인 아이템들을 다루는 지역. 패션은 물론이고, 헤어스튜디오, 가구, 생활소품 등의 멋진 샵들이 가득 모여있다. 분위기가 흡사 도쿄의 다이칸야마 같은 분위기. 또 호리에에는 자그마한 공원들이 많다. 건물들 사이로 한 블럭을 비우고 그 자리에 녹지를 조성해 두었는데, 이국적인 분위기가 꽤 좋다.

호리에의 옷가게들-

교차로의 십자표식이 예쁘다-

먼저 ‘힐즈 빵공장 카페’ 부터 들러보자. 아침메뉴가 준비되는 몇 안되는 카페 중 하나라고 알고있다.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입구 안쪽에 – 하얀 문 이 전에 – 테이블들과 의자들이 준비되어 있어 안에서 빵과 음료를 받아서 먹을 수 있다. 물론, 2층에도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빵 이외에도 요일별로 식사가 준비되는 것 같다. 대체로 5-600 엔대 정도이고, 150엔을 더하면 음료까지 추가할 수 있단다. 뱃속에 들어간 음식들을 다 꺼낼 수만 있다면 모조리 한번씩 다 먹어볼텐데 말이지.

대포고냥군과 도돌미와입후는 소시지크로와상과 돈카츠 샌드위치, 라떼 한잔을 주문해서 2층으로 올라갔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혼자서 간단히 식사하고 있는 사람들이 꽤 많다. 그런데 일본 여행중 발견한 신기한 것 하나, 이런 카페가 금연인 곳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 흡연이 가능한데다가 더 신기한 것은 담배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 언젠가 누군가가 ‘일본에선 금연지역을 만들기보단 환기시설을 더 만든다.’ 라고 하던데 말이다.

힐즈빵공장카페의 입구

요일별로 준비되는 메뉴가 다르다-

식빵 아래에 붙여진 번호의 미슷테리-

소시지크로와상과 돈카츠샌드 그리고 라떼 한잔

깔끔한 2층

빵공장 좋아? 응 좋아-

힐즈빵공장카페를 나와 오렌지스트리트 방향으로 더 내려가 보자. 정말 갖가지 편집샵들이 줄지어 있다. 나중에 우리 부부가 직장을 박차고 나와 카페를 열때 쯤에 다시 여길 들러야겠다. 하나하나 신경써서 고른 아이템으로 카페를 꾸미고 싶은 바램이 있다.

나무로 만든 장난감 샵 ‘동그리’ – 도토리

유아용품의 편집샵인듯-

어딜가나 자전거는 정말 많다

여름이면 창을 열어 테라스로 만든다는 카페, ‘뮤즈 오사카’

편직물의 모든것 ‘세트미뇽’ – 2층은 카페, 3층은 갤러리

여행책자에 컨트리 카페라고 소개되어 있던 카페 ‘구테’. 컨트리카페라기 보단 ‘네츄럴’ 한 느낌이다. 입구 앞의 허브 화분들이 왠지 아기자기 귀여웠던 곳. 카페로 들어가면 좌측이 주방이고 우측은 전부 테이블이 채우고 있다. 안쪽에 자리를 잡고 앉으니 아주 멀끄럼한 총각이 메뉴판을 내민다. 둘 다 식사를 하긴 뭣해서 커피랑 케익을 하나, 식사를 하나 하기로. 특이한 것은 파스타와 그라탕을 하나씩 선택해서 하프앤하프로 주문 가능하다는 점. 식사에 딸린 음료는 브랜드커피, 사과파이는 밀크티와 함께 주문했다.

나온 음식을 먹어보고선 둘 다 깜짝 놀랐다. 비쥬얼도 매우 훌륭했을 뿐 아니라, 맛이 정말 끝내 줬다는. 뭐 케익이야 일본이 워낙 유명하니 넘어가고, 파스타, 그라탕의 퀄리티가 장난아니다. 딱 먹어보고선 ‘이 정도 음식을 만들어내는 요리사를 델꼬 가게하려면 꽤 비싸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 오사카 여행때는 정말 발바닥 부르트게 걷고 또 걸어 열심히 구경하러 다니느라 카페에 많이 들어가 보질 못했다. 이쯤에서 대포고냥군에겐 또 하나의 궁금증이 생겼다. 우리가 감탄하는 이런 카페의 음식이 일본에선 평균 수준인 것인지… 정말 다들 이 정도 해야 카페 한다고 할 정도 인것인지… 여튼 우리 부부는 구테에서의 식사에 굉장히 만족하고 나왔다.

카페 구테

실내는 매우 편안한 분위기다-

샐러드와 과일타르트

일본풍 파스타와 가지가 들어간 그라탕- 아주 쥑인다-

자, 마지막으로 호리에 남쪽의 오렌지 스트리트를 지나 다시 신사이바시 에이리어로 돌아가자. 호리에의 소품샵인 ‘디테일’ 에 가 보고 싶었지만 내부 매장 정리중이라 잠시 문을 닫아둔 바람에 사진만 찍고 돌아서야만 했다. 사실, 호리에와 같은 샵들이 모여있는 지역은 아이쇼핑으로는 좀 아쉬운 감이 있다. 나중에 꼭 환율도 내리고 하면 (!) 현금을 쥐고 와서 꼭 질러주겠다고 다짐했다. 근데 제일 사고싶었던 가구는 어찌 들고가지? -_-?

생활소품 DETAIL

오렌지스트리트의 끝자락을 알리는 표지판

오렌지스트리트에서 본 자전거 – 우산 홀더가 붙어있다!!!!

오렌지 스트릿을 따라 신사이바시로 들어왔다. 다이마루 백화점 뒷편에 ‘그랜드 애프터눈 티’ 에 가자. 도돌미와입후가 너무 좋아하는 가게. 1층은 빵가게와 카페, 2, 3 층은 생활용품을 팔고있다. 도돌미와입후는 여기서 투명한 유리에 사쿠라 꽃잎이 그려진 티 팟과 찻잔을 한 세트 샀다. 갖고 싶으면 그냥 사면되지, 뭘 그리 만지고만 있느냐- 내일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포장을 부탁했더니 쿠션을 넣어서 꼼꼼하게 싸 준다. 작년 환율이었으면 정말 부담 없이 막 질러 주고 싶었는데 체감상으로는 작년의 두 배가 넘는 듯한 느낌이다. 에구-

그랜드 애프터눈 티 2층으로 고고- 고고-

그랜드 애프터눈 티 1층의 카페테리아

오늘 저녁에만 맛 집 두군데를 들러야만 한다.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꽤 쇼핑백이 많아져 버려서 일단 호텔에 잠깐 들러서 짐을 놓고 다시 나가도록 하자. 여행 출발 전, 친구 큐타로군의 지인인 마나베 상에게 부탁해서 받게된 오사카의 맛집 두 군데. 하나는 엔니치 (緣日) 라는 쿠시카츠 – 꼬치를 튀김옷을 입혀 튀겨낸 오사카의 명물요리 – 전문점과 나머지 하나는 야마모토 라는 네기야키 – 파를 넣어서 구워낸 오코노미야키 같은 음식 – 전문점이다. 두 가게 모두 우메다역 부근에 있어서 일단 우메다 역으로 출발-

쇼핑백은 쌓여만 가고-

지하철과 연결된 호텔의 출구 – 대포고냥군과 도돌미와입후가 보인다-

쿠시카츠 전문점인 엔니치는 미도스지센 우메다역에서 내려서 거대한 지하상가인 ‘화이티우메다’ 방향으로 나와야 볼 수 있다. 규가쿠 못지 않게 작은 간판인데다, 한자를 모른채 그냥 ‘엔니치’ 라고만 외워서 갔다가 더 고생했다. 찾고 보니, ‘緣日’ 이었다는 후기.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보니 의외로 자그마한 가게다. 중앙의 주방 주위로 바 자리가 있고 주변에 마주 앉아 먹는 자리는 서너개 정도. 도돌미와입후와 바 자리에 나란히 앉았다. 일단 생맥주 두잔. 그리고 쿠시카츠 10종 세트를 주문했다. 그러면 아래 보이는 주방장 아저씨가, 하나하나 튀겨서 내 보낼때마다 재료랑 찍어먹는 소스등을 말해 준다. 모두 기억은 나지 않지만, 닭똥집을 비롯하여, 영계살, 어묵 등등이 줄줄이 나온다. 그중에 ‘호타루이카’ 라는 재료가 있었는데 꼴뚜기 젓갈같은걸 튀겨주더라는. 비려죽는줄;;; 그 외에는 모두 다 좋았다- 시원한 맥주와 먹으니 그저그만이더라는. 게다가 가게 아주머니가 우리가 모르는 재료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 주셔서 참 즐겁게 먹을수 있었다. 고마워요 엔니치 아줌마-

여기도 시오카베츠가!!!

쿠시카츠 맛있어요-

자, 이제 네기야키를 먹으러 가자- 네기야키 ‘야마모토’ 는 길을 건너서 ‘햅파이브-햅나비오’ 의 거대한 관람차가 보이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한큐 잉즈’ 와 ‘에스트’ 사이의 골목에 있으니 눈여겨 보지 않으면 찾기가 어렵다. 시간이 있으면 관람차를 타보고 싶었으나, 도돌미와입후는 또 저런것에 취미가 없는 듯 하다. 관람차는 로맨틱하다규!

햅파이브-햅나비오

발견! 네기야키의 ‘야마모토’

오사카에만 3개 지점이 있는듯-

앞의 철판 위에 얹어주는 네기야키를 다들 맛있게 먹고있다

크하- 맥주 + 네기야키 – 사이코데스요-

‘야마모토’에 들어가니, 기다리는 사람들이 엄청 많다. 이거이거, 오사카 사람들한테도 먹히는 요리인가 보다. 30여분을 기다려 겨우 자리에 앉았다. 옆의 손님들을 보니, 한사람이 냄비 뚜껑만한 네기야키를 혼자서 한장을 아작내고 있다. 그것도 여자손님들 인데! 이미 엔니치에서 배불러서 왔던 우리 붑후는, 둘이서 한 장을 나눠 먹기로 하고 쇠고기 네기야키를 주문했다. 도돌미와입후는 생맥주, 술 약한 대포고냥군은 우롱차;;; 이거 맛있다- 역시 파가 들어가니 하나도 느끼하지 않다. 개인적으로 오코노미야키보다 이게 더 맘에 들었다. 그런데 나중에 좀 찾아봤더니, ‘야마모토’ 의 추천 네기야키는 스지 네기야키 – 힘줄 네기야키 (?) – 였다는… 담에는 꼭 저걸로 주문해 봐야겠다.

오오; 배가 터져 죽을것 같다. 빨리 똥을 싸지 않으면… 어억-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아오는 길에 우메다에서 크레이프를 또 먹었다는;;; 우메다 역에서 돌아오는 길에 왠 가수로 보이는 츠자가 싸인을 해주고 있었다.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싸인을 받는 것으로 보아, 엔카 가수가 아닐까 추측. 혹시 아래 츠자를 아시는 분은 리플달아주세요-

씨디에 싸인을 받는 아저씨들-

ps. 식도락 여행 둘째날의 성적표

1. ‘마츠바야’ 의 키츠네우동
2. ‘네스트로브’ 에서의 스콘 + 다즐링 + 라떼
3. ‘힐즈빵공장카페’ 에서 소시지크로와상 + 돈카츠샌드위치 + 라떼
4. 카페 ‘구테’ 에서 일본식 파스타 + 가지를 얹은 그라탕 + 과일파이 + 밀크티
5. ‘그랜드 애프터눈 티’ 에서 와플 구입 + 음료
6. ‘엔니치’ 에서 쿠시카츠 세트 2인분 + 생맥주 2잔
7. 네기야키 ‘야마모토’ 에서 쇠고기네기야키 1인분 + 생맥주
8. + 크레이프

[교훈]
– 물이 바뀌니 똥이 안나온다. 관장을 해야겠다는 교훈.

네스프레소 (Nespresso) & 에어로치노 (Aeroccino)

네스프레소 머신 에센짜 (Essenza) 와 에어로치노 (Aeroccino)

매일매일을 로스팅한 커피콩 (Whole Bean) 을 그라인더로 갈아서 가루내고 모카포트에 꽉꽉 눌러담아서 빡세게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던 신창동 커피 장인 대포고냥군에게 어느날 갑자기 찾아든 회의감. 젠장, 얼마나 맛있는 커피를 먹어보겠다고 이 고생을! 더 이상 이 짓 못하겠다며 다 뒤집어 엎어 버린 커피 장인 대포고냥군은 놋떼백화점의 네스프레소 부티크로 달려가 네스프레소 (Nespresso) 머신과 에어로치노 (Aeroccino) 를 가벼웁게 질러주신다.

짧은 시간에 강한 압력의 증기로 커피를 추출해내는 에스프레소 (Espresso) 를 즐기는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모카포트 (Moka Pot) 을 이용하거나 에스프레소 머신을 생각할 수 있겠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역시 귀찮다는것;;; 그나마 에스프레소 머신은 모카포트 보다는 좀 낫긴 하지만 커피콩을 갈아야 하고, 눌러담아야 하고 – 탬핑 (Tamping) – 커피를 추출한 노즐의 세척이라는 귀차니즘의 압박은 여전하다. 라떼를 한 잔 만들라 치면, 여기저기 커피가루는 질질 흘리고, 우유는 끓어 넘치고… 난리법석이다. 이런 문제의 대안으로 나온 것이 팟 (pod) 커피. 한국에선 거의 볼 수 없는 방식인데, 에스프레소를 한 잔 추출할 분량의 커피가 든 동그란 부직포 백이 진공포장되어 있다. 이 부직포 백을 통째로 에스프레소 머신의 노즐에 넣어서 커피를 추출한 후, 간단하게 뒷 처리를 할 수 있다. 해외에서 팟 커피는 스타벅스 매장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을 정도로 대중화 되어있으며, 일반 에스프레소 머신의 노즐에 팟 커피 대응의 어댑터를 추가하는 것 만으로 사용가능 하다는 점이 장점 되겠다. 그-래-도-귀-찮-다. 로스팅한 커피의 맛과 향기를 더 신선하게 보존하면서 더욱 더 깔끔하게 커피를 즐길 방법은 없을까? 그래서 고안된 것이 이 캡슐 커피이다. 현재, 캡슐커피 시장에는 오늘 소개하는 네슬레 (Nestle) 의 네스프레소 (Nespresso), 이탈리아 커피브랜드 라바짜 (Lavazza) 의 라바짜 블루 (Lavazza Blue), 그리고 아직 한국에는 정식으로 진출하지 않은 일리 (Illy) 의 캡슐커피 등 몇가지가 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Various Nespresso Capsule

현재 시장에는 다양한 블렌딩의 네스프레소 캡슐이 출시되어 있다. 기본 캡슐은 크게 세가지 특성을 가진 열 두개의 캡슐로 구성되어 있다. 에스프레소 레인지 (Espresso Range) 에는 강하게 배전되어 짙은 맛을 내주고 라떼나 카푸치노에 적합한 리스트레또 (Ristretto) – 검정 캡슐 – 와 아르페지오 (Arpeggio) – 보라색 캡슐 – 를 포함하여 총 일곱 종류의 캡슐이, 부드러운 아메리카노로 마시기에 적합한 롱고 레인지 (Lungo Range) 영역에 두 종류, 카페인이 없는 디카페이나토 레인지 (Decaffeinato Range) 영역에 세 종류의 캡슐이 준비되어 있다. 이 외에 간간히 한정판 캡슐이 생산되어 판매된다고 하니 언젠가 한 번 구매해 볼 예정이다. 알록달록 여러가지 색상으로 그 종류를 구분할 수 있는 네스프레소 캡슐은 작은 알루미늄 용기안에 블렌딩된 분쇄커피가 들어있고 나머지 한 쪽은 호일로 팩키징 되어있다. 네스프레소 머신 안에서, 캡슐은 호일의 반대 편으로 뜨거운 스팀이 주입되고 호일쪽은 격자모양으로 구멍이 생겨 커피가 흘러나오게 된다… 그럼, 실제로 커피를 추출해 보자.

머신의 후면 – 물탱크

롯데백화점의 네스프레소 부띠크에는 구입가능한 네스프레소 머신이 서 너 종류가 있었는데, 실제로 캡슐에서 커피를 추출해 내는 능력에는 차이가 없다고 했다 – 동일 스팀 압력 등. 컵 워머, 밀크 스티머 등 편의기능 유무에 따라 가격이 33만원에서 55만원까지 차이가 난다. 네스프레소 에센짜 (Essenza) 는 그 중에 가장 컴팩트 하고 기본 모델로써 집에 가져와서 박스를 풀어보니 매장에서 봤을 때 보다 더 작고 앙증맞게 느껴진다. 상위 기종으로는 르 큐브 (Le cube) 와 컨셉트 (Concept) 가 있는데, 대포고냥군은 밀크스티머가 달린 컨셉트가 참 갖고 싶었더란다. 뭐 실 사용에서 편의성을 따지기엔 오히려 에센짜 + 에어로치노 조합이 훨씬 뛰어날 것 같아 맘을 접었지만 말이다. 에센짜의 후면에는 물 탱크가 있다. 깨끗한 식수를 2/3 정도 채우자. Starter Guide 에 의하면 박스에서 꺼내 처음 커피를 추출하기 전에는 예열 후에 여덟번 정도 캡슐 없이 더운 물을 흘려 내리라고 되어있다.

배하사! 캡슐을 장전하라!

머신 위쪽의 레버를 위로 당겨 열어보자. 캡슐을 삽입할 수 있는 홀이 보인다. 홀의 모양에 맞추어 캡슐을 옆으로 끼워 넣고 레버를 내리면 추출하기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난다. 네스프레소 에센짜에는 추출 버튼이 두 개 있다. 하나는 에스프레소 추출, 나머지 하나는 롱고 – 아메리카노 – 추출용이다. 물탱크에서 히터를 거쳐 데워진 고압의 스팀은 캡슐을 뜷고 지나가 노즐을 통해 나오게 되는데, 두 버튼의 역할은 추출 시간외에는 완전히 동일한 듯 하다. 어차피 하나의 캡슐의 적정 에스프레소 추출량을 초과하면 점점 묽어져 끝내는 온수만 나오니까. 그리고 버튼에는 추출량을 프리셋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 사용하는 컵 용량에 맞추어 세팅해 두면 알아서 멈춘다. 버튼을 누르면, 약간 큰 동작음과 함께 커피 추출이 시작된다. 아마도 첫 추출 과정을 보게 된다면 누구라도 뛰어난 그 커피 향에 놀라고, 커피 위를 두껍게 덮고 있는 황금색의 크레마에 다시 한 번 반하게 될 것이다.

크레마 킹왕짱 T-T

자, 그럼 에어로치노 (Aeroccino) 는 뭐하는데 쓰는 물건인고? 우선 네스프레소 에센짜를 잘 살펴보면 밀크스티머가 따로 없다. 대포고냥군은 라떼를 무척이나 좋아하는데, 당연한 이야기지만 라떼를 만드려면 우유를 데워야 한다. 약간의 우유 거품이 있다면 더욱 훌륭할 것이다. 그렇다. 에어로치노는 휘핑기능이 있는 밀크스티머다. 뚜껑을 열고 내부를 살펴 보자. 고무패킹이 달려 있어 완전 밀폐가 되는 투명한 뚜껑을 열면 우유가 눌어 붙지 않도록 코팅이 되어 있는 내부가 보인다. 바닥에 튀어 나와 있는 돌기에는 우유를 휘저어 거품을 만들어 주는 팁을 끼울 수 있다. 팁은 두 가지가 제공된다. 라떼용의 부드러운 거품을 만들어주는 팁과 카푸치노의 빡빡하고 밀도있는 거품을 만들어주는 스프링이 달린 팁. 눈금선에 맞추어 우유를 붓고 – 위는 라떼, 아래는 카푸치노 – 뚜껑을 닫고 돌리면 끝이다. 또 하나 에어로치노의 놀라운 기능은 찬 우유를 거품낼 수 있다는 것! 아이스라떼 등에 차가운 우유 거품을 올리면 완전 킹왕짱이겠는걸…! 원래 에어로치노는 12만원 8천 얼마얼마에 판매되고 있다. 네스프레소 머신과 함께 구매할 경우 에어로치노를 5만원 할인해 주는 행사를 하고 있으니 구입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참고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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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에 모카포트로 라떼를 만들어 먹던 시절엔, 우유를 데우려면 잠깐도 한 눈을 팔지 못했다. 큰 비이커에 우유를 담아서 전자레인지에 돌려두고 간간히 저어야 하고 까딱 잘못하면 우유를 태워먹기 일쑤였다는… 네스프레소와 에어로치노는 이런 귀차니즘을 극복하는 최선의 솔루션이다. 그러나, 캡슐커피는 비싸다. 얼마전 부터 가능해 졌다는 네스프레소 사이트에서 온라인으로 캡슐을 주문할 경우, 개당 720원 꼴이다. 대포고냥군은 머신을 구입하면서 네스프레소 캡슐 250개를 함께 사 왔다. 18만원. 꽤 비싼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요모조모 따져 본 결과 캡슐 커피가 가진 장점이 훨씬 더 많다고 생각했다. 네스프레소가 아닌 일반 에스프레소 머신을 구입했더라면 아마 커피 구입에 들어가는 비용은 적었을 지는 모른다. 하지만 대포고냥군과 징징양이 200그램들이 원두 한 봉지를 소비하는데는 도대체 얼마나 걸릴까? 로스팅한지 10일이 지나면 상당히 산화가 진행된 커피를 마시게 되는 것이고, 그럴 바에야 커피 전문점에서 그때그때 신선한 커피를 마시는 것이 훨씬 낫지 않을까. 물론 4-5인 가족이 모두 커피 매니아라면 당연히 보통의 에스프레소 머신이 나을 것이다.

네스프레소는 당신의 최소한의 수고로 최고의 맛의 커피를 맛 볼수 있게 할 것이다. 구입 전에 당신의 커피 소비량을 따져보고, 유통기간이 지난 커피콩을 얼마나 많이 버리고 있는지를 따져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