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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 스피드마스터 (Omega Speedmaster) 3573.50

Omega Speedmaster Professional 3573.50

Omega Speedmaster Professional 3573.50

최근 시계를 차고다니는 사람들이 많이 줄었다? 사실이다. 오차도 없으며 따로 챙기지 않아도 항상 지니고 다니는 핸드폰이라는 물건 때문이다. 어쩌면 손목시계란 ‘정장엔 넥타이’ 와 같은 패션과 매치시키는 장신구 처럼 되어 버린 것이다. 그래서인지 지금 ‘진정한’ 시계 빠라고 불리는 이들은 대부분 메카닉계 오덕들이다. 손목 위의 기계식 시계는 수 많은 부품으로 조합된 ‘기계공학’ 의 결정체다. 게다가 ‘시간을 표시하는 기계’ 라는 점에서 시간만이 가지는 완전성이랄까 결벽성 같은 이미지가 시계라는 기계에 더해져서 보다 더 아름답게 보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얼마 전에, 대포고냥군은 ‘Omega Speedmaster Professional 3573.50’ 이라는 긴 이름이 붙여진 시계를 하나 질렀다. 사실, 오메가의 ‘스피드마스터’ 라인업에는 몇 가지 모델이 존재한다. 우선, ‘문워치’ 라고 불리는 3570.50 과 3573.50 두 모델이 존재하고, ‘리듀스드’ 라고 불리는 조금 작게 축소시킨 모델 3510.50, 그리고 시, 분침이 넓은 바늘로 교체된 ‘브로드 애로우’ 3551.20 정도가 있겠다. 그 중에서도 문워치는 1957년에 최초 생산을 시작한 이 후, 거의 외형이 변하지 않았을 만큼 오리지널리티를 중요시 하는 시계이고 ‘스피드마스터의 원형’ 이라고 할 수 있는 모델이다. 그렇다면 왜 문워치라고 불리는 것일까? 그것은 이 시계의 뒷면에 새겨진 각인을 보면 금방 알 수있다. ‘The first watch worn on the moon’ 그렇다.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닐 암스트롱이 달에 착륙했을때 우주에서 사용했던 시계가 문워치다. 그러면 1957년에 처음 생산 되었을 때는 문워치가 아니었을까? 당연히 아니다. NASA 로부터 우주탐사 공식 시계로 지정된 것이 1965년이니까. 당연하게도 2008년 이소연씨가 한국인 최초의 우주인이 되었을 때도 문워치와 함께 했다.

아름다운 See-thru Back

아름다운 See-thru Back

그러면 본격적으로 문워치에 대한 이야길 해보자. 3570.50 과 3573.50 의 차이는 뭘까? 두 모델 공히 무브는 ‘칼리버 1861’ 로써, 최고급 풀 메뉴얼 무브인 ‘레마니아 1873’ 을 개량한 것이다. 3570.50 은 최초의 스피드마스터가 그랬듯이 운모글래스 – hesalite glass – 에 솔리드 백을 채용하여 최대한 오리지널리티를 살렸다. 사실 운모글래스는 흠집에 매우 취약하다는 단점도 있지만, 매우 클래시컬하고 따스한 느낌을 준다. 아무리 조심해서 사용해도 무른 운모의 특성때문에 잔기스가 생기게 되는데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나온 모델이 대포고냥군의 3573.50 이다. 전면글래스가 운모재질에서 사파이어글래스로 변경되었고, 무브를 눈으로 볼 수 있는 시스루백이 채용되었다. 그래서 시계를 착용한 상태에서는 두 모델의 구분이 거의 불가능하다. 기계식 시계의 무브에도 오토매틱 모델과 그렇지 않은 것이 있는데, 오토매틱이라고 해서 배터리가 들어 간다거나 하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둘 다 태엽의 힘으로 움직이지만 태엽이 저절로 감기느냐 아니냐의 차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오토매틱 시계의 내부에는 로터라고 불리는 중력에 의해서 회전하는 반원형의 추가 들어가는데 시계를 착용하고 있는 동안에 역, 순방향으로 돌아가면서 저절로 태엽이 감기게 된다. 당연하게도 스피드마스터 중에도 브로드애로우 같은 오토매틱 모델이 있지만 문워치라고 불리는 두 모델은 전부 용두를 손으로 와인딩 해 주어야만 하는 풀 메뉴얼 무브이며 완전히 감아 주었을 때 약 40시간의 파워리저브를 가진다. 중력이 없는 환경에서는 오토매틱 시계의 로터가 움직일리가 없으므로 문워치가 풀 메뉴얼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설명이 된다.

문워치는 바늘이 시, 분, 초 침 이외에도 몇 개가 더 있는 이른바 ‘복잡시계’ 임에도 검정 패널에 최대한 절제된 인덱스와 흰 레터링이 무척이나 아름답다. 문워치가 처음 만들어졌던 당시, 40mm 지름의 케이스는 꽤 큰 편에 속했으나  45mm 이상의 시계가 유행하고 있는 요즘은 오히려 얌전하게 보이기까지 한다. 브레이슬릿은 솔리드메탈이라 꽤 묵직하다. 측면이 광택처리되어 브레이슬릿의 피스가 꽤 볼륨감이 있다. 여튼, 문워치는 여러모로 매니악한 시계다. 고급시계들은 기본으로 된다는 방수도 되지 않고, 이틀에 한 번은 꼬박꼬박 태엽을 감아줘야하는 이 시계. 어쩌면 문워치는 ‘복각’, ‘오리지널리티’ 에 열광하는 오덕들을 위한 시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