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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스프레소 (Nespresso) & 에어로치노 (Aeroccino)

네스프레소 머신 에센짜 (Essenza) 와 에어로치노 (Aeroccino)

매일매일을 로스팅한 커피콩 (Whole Bean) 을 그라인더로 갈아서 가루내고 모카포트에 꽉꽉 눌러담아서 빡세게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던 신창동 커피 장인 대포고냥군에게 어느날 갑자기 찾아든 회의감. 젠장, 얼마나 맛있는 커피를 먹어보겠다고 이 고생을! 더 이상 이 짓 못하겠다며 다 뒤집어 엎어 버린 커피 장인 대포고냥군은 놋떼백화점의 네스프레소 부티크로 달려가 네스프레소 (Nespresso) 머신과 에어로치노 (Aeroccino) 를 가벼웁게 질러주신다.

짧은 시간에 강한 압력의 증기로 커피를 추출해내는 에스프레소 (Espresso) 를 즐기는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모카포트 (Moka Pot) 을 이용하거나 에스프레소 머신을 생각할 수 있겠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역시 귀찮다는것;;; 그나마 에스프레소 머신은 모카포트 보다는 좀 낫긴 하지만 커피콩을 갈아야 하고, 눌러담아야 하고 – 탬핑 (Tamping) – 커피를 추출한 노즐의 세척이라는 귀차니즘의 압박은 여전하다. 라떼를 한 잔 만들라 치면, 여기저기 커피가루는 질질 흘리고, 우유는 끓어 넘치고… 난리법석이다. 이런 문제의 대안으로 나온 것이 팟 (pod) 커피. 한국에선 거의 볼 수 없는 방식인데, 에스프레소를 한 잔 추출할 분량의 커피가 든 동그란 부직포 백이 진공포장되어 있다. 이 부직포 백을 통째로 에스프레소 머신의 노즐에 넣어서 커피를 추출한 후, 간단하게 뒷 처리를 할 수 있다. 해외에서 팟 커피는 스타벅스 매장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을 정도로 대중화 되어있으며, 일반 에스프레소 머신의 노즐에 팟 커피 대응의 어댑터를 추가하는 것 만으로 사용가능 하다는 점이 장점 되겠다. 그-래-도-귀-찮-다. 로스팅한 커피의 맛과 향기를 더 신선하게 보존하면서 더욱 더 깔끔하게 커피를 즐길 방법은 없을까? 그래서 고안된 것이 이 캡슐 커피이다. 현재, 캡슐커피 시장에는 오늘 소개하는 네슬레 (Nestle) 의 네스프레소 (Nespresso), 이탈리아 커피브랜드 라바짜 (Lavazza) 의 라바짜 블루 (Lavazza Blue), 그리고 아직 한국에는 정식으로 진출하지 않은 일리 (Illy) 의 캡슐커피 등 몇가지가 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Various Nespresso Capsule

현재 시장에는 다양한 블렌딩의 네스프레소 캡슐이 출시되어 있다. 기본 캡슐은 크게 세가지 특성을 가진 열 두개의 캡슐로 구성되어 있다. 에스프레소 레인지 (Espresso Range) 에는 강하게 배전되어 짙은 맛을 내주고 라떼나 카푸치노에 적합한 리스트레또 (Ristretto) – 검정 캡슐 – 와 아르페지오 (Arpeggio) – 보라색 캡슐 – 를 포함하여 총 일곱 종류의 캡슐이, 부드러운 아메리카노로 마시기에 적합한 롱고 레인지 (Lungo Range) 영역에 두 종류, 카페인이 없는 디카페이나토 레인지 (Decaffeinato Range) 영역에 세 종류의 캡슐이 준비되어 있다. 이 외에 간간히 한정판 캡슐이 생산되어 판매된다고 하니 언젠가 한 번 구매해 볼 예정이다. 알록달록 여러가지 색상으로 그 종류를 구분할 수 있는 네스프레소 캡슐은 작은 알루미늄 용기안에 블렌딩된 분쇄커피가 들어있고 나머지 한 쪽은 호일로 팩키징 되어있다. 네스프레소 머신 안에서, 캡슐은 호일의 반대 편으로 뜨거운 스팀이 주입되고 호일쪽은 격자모양으로 구멍이 생겨 커피가 흘러나오게 된다… 그럼, 실제로 커피를 추출해 보자.

머신의 후면 – 물탱크

롯데백화점의 네스프레소 부띠크에는 구입가능한 네스프레소 머신이 서 너 종류가 있었는데, 실제로 캡슐에서 커피를 추출해 내는 능력에는 차이가 없다고 했다 – 동일 스팀 압력 등. 컵 워머, 밀크 스티머 등 편의기능 유무에 따라 가격이 33만원에서 55만원까지 차이가 난다. 네스프레소 에센짜 (Essenza) 는 그 중에 가장 컴팩트 하고 기본 모델로써 집에 가져와서 박스를 풀어보니 매장에서 봤을 때 보다 더 작고 앙증맞게 느껴진다. 상위 기종으로는 르 큐브 (Le cube) 와 컨셉트 (Concept) 가 있는데, 대포고냥군은 밀크스티머가 달린 컨셉트가 참 갖고 싶었더란다. 뭐 실 사용에서 편의성을 따지기엔 오히려 에센짜 + 에어로치노 조합이 훨씬 뛰어날 것 같아 맘을 접었지만 말이다. 에센짜의 후면에는 물 탱크가 있다. 깨끗한 식수를 2/3 정도 채우자. Starter Guide 에 의하면 박스에서 꺼내 처음 커피를 추출하기 전에는 예열 후에 여덟번 정도 캡슐 없이 더운 물을 흘려 내리라고 되어있다.

배하사! 캡슐을 장전하라!

머신 위쪽의 레버를 위로 당겨 열어보자. 캡슐을 삽입할 수 있는 홀이 보인다. 홀의 모양에 맞추어 캡슐을 옆으로 끼워 넣고 레버를 내리면 추출하기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난다. 네스프레소 에센짜에는 추출 버튼이 두 개 있다. 하나는 에스프레소 추출, 나머지 하나는 롱고 – 아메리카노 – 추출용이다. 물탱크에서 히터를 거쳐 데워진 고압의 스팀은 캡슐을 뜷고 지나가 노즐을 통해 나오게 되는데, 두 버튼의 역할은 추출 시간외에는 완전히 동일한 듯 하다. 어차피 하나의 캡슐의 적정 에스프레소 추출량을 초과하면 점점 묽어져 끝내는 온수만 나오니까. 그리고 버튼에는 추출량을 프리셋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 사용하는 컵 용량에 맞추어 세팅해 두면 알아서 멈춘다. 버튼을 누르면, 약간 큰 동작음과 함께 커피 추출이 시작된다. 아마도 첫 추출 과정을 보게 된다면 누구라도 뛰어난 그 커피 향에 놀라고, 커피 위를 두껍게 덮고 있는 황금색의 크레마에 다시 한 번 반하게 될 것이다.

크레마 킹왕짱 T-T

자, 그럼 에어로치노 (Aeroccino) 는 뭐하는데 쓰는 물건인고? 우선 네스프레소 에센짜를 잘 살펴보면 밀크스티머가 따로 없다. 대포고냥군은 라떼를 무척이나 좋아하는데, 당연한 이야기지만 라떼를 만드려면 우유를 데워야 한다. 약간의 우유 거품이 있다면 더욱 훌륭할 것이다. 그렇다. 에어로치노는 휘핑기능이 있는 밀크스티머다. 뚜껑을 열고 내부를 살펴 보자. 고무패킹이 달려 있어 완전 밀폐가 되는 투명한 뚜껑을 열면 우유가 눌어 붙지 않도록 코팅이 되어 있는 내부가 보인다. 바닥에 튀어 나와 있는 돌기에는 우유를 휘저어 거품을 만들어 주는 팁을 끼울 수 있다. 팁은 두 가지가 제공된다. 라떼용의 부드러운 거품을 만들어주는 팁과 카푸치노의 빡빡하고 밀도있는 거품을 만들어주는 스프링이 달린 팁. 눈금선에 맞추어 우유를 붓고 – 위는 라떼, 아래는 카푸치노 – 뚜껑을 닫고 돌리면 끝이다. 또 하나 에어로치노의 놀라운 기능은 찬 우유를 거품낼 수 있다는 것! 아이스라떼 등에 차가운 우유 거품을 올리면 완전 킹왕짱이겠는걸…! 원래 에어로치노는 12만원 8천 얼마얼마에 판매되고 있다. 네스프레소 머신과 함께 구매할 경우 에어로치노를 5만원 할인해 주는 행사를 하고 있으니 구입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참고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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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에 모카포트로 라떼를 만들어 먹던 시절엔, 우유를 데우려면 잠깐도 한 눈을 팔지 못했다. 큰 비이커에 우유를 담아서 전자레인지에 돌려두고 간간히 저어야 하고 까딱 잘못하면 우유를 태워먹기 일쑤였다는… 네스프레소와 에어로치노는 이런 귀차니즘을 극복하는 최선의 솔루션이다. 그러나, 캡슐커피는 비싸다. 얼마전 부터 가능해 졌다는 네스프레소 사이트에서 온라인으로 캡슐을 주문할 경우, 개당 720원 꼴이다. 대포고냥군은 머신을 구입하면서 네스프레소 캡슐 250개를 함께 사 왔다. 18만원. 꽤 비싼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요모조모 따져 본 결과 캡슐 커피가 가진 장점이 훨씬 더 많다고 생각했다. 네스프레소가 아닌 일반 에스프레소 머신을 구입했더라면 아마 커피 구입에 들어가는 비용은 적었을 지는 모른다. 하지만 대포고냥군과 징징양이 200그램들이 원두 한 봉지를 소비하는데는 도대체 얼마나 걸릴까? 로스팅한지 10일이 지나면 상당히 산화가 진행된 커피를 마시게 되는 것이고, 그럴 바에야 커피 전문점에서 그때그때 신선한 커피를 마시는 것이 훨씬 낫지 않을까. 물론 4-5인 가족이 모두 커피 매니아라면 당연히 보통의 에스프레소 머신이 나을 것이다.

네스프레소는 당신의 최소한의 수고로 최고의 맛의 커피를 맛 볼수 있게 할 것이다. 구입 전에 당신의 커피 소비량을 따져보고, 유통기간이 지난 커피콩을 얼마나 많이 버리고 있는지를 따져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