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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부샤부 시와 (しゃぶ膳 紫波)

하네다에서 리무진버스를 타고 시부야로

하네다에서 리무진버스를 타고 시부야로

시부야 히카리에에서 미팅을-

시부야 히카리에에서 미팅을-

5월 초에 새 직장으로 옮긴 대포고냥군. 이름만 대면 다 아는 좋은 회사에서 좋은 분들과 일하게 되어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번 출장은 한국에서 시작할 신규 비즈니스의 일본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6월 12일 부터 1박 2일 일정이었다. 오전 이른 항공편을 타고 하네다 공항에 내리니 11시 반, 호텔에 짐을 풀고 4시 미팅까지 시부야 여기저기를 이사님과 실장님을 모시고 방황. 일본은 역시 습하다. 잠깐 걸어다녔을 뿐인데 땀이 뻘뻘. 여기도 냉방온도 제한을 하는지, 어딜 가더라도 땀이 싹 마르는 그런 곳은 없구나. 예전의 일본은 이렇지 않았는데… 미팅은 역시 시부야의 히카리에 빌딩. 2년 전, 히카리에가 막 오픈했을 무렵에는 정말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멋진 사무실이라 생각했었는데 세월에 장사 없는지 이젠 그냥 그냥 그렇다. 4시의 미팅을 잘 끝내고, 일본 법인의 담당자께서 미리 예약해두신 식당이 있다는 곳으로 이동. 어라, 여기는 오모테산도네? 게다가 캣츠스트릿이네? 오오- 여전히 여기는 고급지다. 캣츠 스트립 중간 쯔음에서 좁은 골목을 따라 뒷길로 가니, 한가한가 비싼비싼 분위기의 샤부샤부집 ‘시와’ 발견.

오모테산도의 샤부샤부집 '시와'

오모테산도의 샤부샤부집 ‘시와’

‘시와’ 는 샤부샤부 집이다. 일본 법인 담당자께서 추천메뉴로, ‘게 샤부샤부 코스’ 와 ‘문어 샤부샤부 코스’ 를 권해 주셨다. 읭- 게랑 문어를 샤부샤부로 먹는건 처음이라 초 기대. 가게 안으로 들어가면, 왼편은 일렬로 놓여진 긴 테이블 석이 있고, 오른편은 일반 테이블이다. 자리에 앉으니, 하얀 셔츠에 나비넥타이를 한, 초 댄디댄디 주인께서 주문을 받는다. 일행이 넷이라, 게 샤부샤부 코스 둘, 문어 샤부샤부 코스 둘을 주문. 음료는 생맥주와 이름은 잘 모르나 꽤 비싼 찬 일본주. 정말 작은 호리병에 담긴, 서너잔 부으면 끝일 것만 같은 양이다. 그리고선, 일본주 잔이 가득 담긴 소쿠리 (?) 를 내밀며 하나를 고르란다. 남자라면 역시 핑크핑크 잔이라고 말하고 싶다.

– 자 참고로 여기까지 사진은 넥서스5 사진, 이하는 리코 GR

식전요리로 복어 껍데기를 채를 썰어 젤라틴으로 굳힌 것이랑 전복내장이 나왔다. 복어젤라틴은 딱 보이는 그대로의 맛이다. 껍데기가 꼬들꼬들 한 것이 탱탱한 젤라틴과 잘 어울린다. 그런데 전복내장은 그다지 생선을 즐기지 않는 대포고냥군에게는 난이도가 꽤 높은 음식이었음. 다른분들은 정. 말. 잘 드시길래 남은 한 조각을 드림. 나이 오십이 되면 나도 잘 먹을 수 있게 될까? 식전요리를 다 먹었으니, 메인 요리가 나올 차례다. 그런데 처음부터 육수를 붓고 불을 올려둔, 저 샤부샤부 냄비의 포스가 쩐다. 난 저런거 처음이야! 뭔가 검은 돌을 그대로 깨서 만들었나 했더니, 잘 보니 금속 냄비 위에 도자기 빚듯 흙을 올려 구운듯. 여튼, 비쥬얼 최강임. 게 샤부샤부코스는 게다리 세 개에, 조개 관자 둘, 문어를 회 뜬 것 두 조각이 나오고, 문어 샤부샤부 코스는 문어 회 뜬 것이 여섯조각, 문어 흡반이 대 여섯개, 조개 관자가 두개 나왔다.

일단 술잔을 고르는 것으로 코스의 시작

일단 술잔을 고르는 것으로 코스의 시작

잘게 썬 복어껍질를 젤라틴으로 굳힌것

잘게 썬 복어껍질를 젤라틴으로 굳힌것

전복의 내장

전복의 내장

샤부샤부 나베의 포스가 ㄷㄷㄷ-

샤부샤부 나베의 포스가 ㄷㄷㄷ-

게 샤부샤부 (카니 샤부샤부)

게 샤부샤부 (카니 샤부샤부)

문어 샤부샤부 (타코 샤부샤부)

문어 샤부샤부 (타코 샤부샤부)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빠뜨리자. 문어 흡반만 살짝 더 오래 익혀야 하고, 다른 것들은 10초 내외로 살짝 데쳐서 먹으면 된다. 문어는 정말 신선신선해서 꼬들꼬들함이 말로 표현할수가 없는데 특히 흡반이 이렇게나 맛있을 줄은 몰랐다는. 조개 관자는 뭔가 먹으면 뭉클하고, 따뜻하고, 부드러워서 그냥 녹아내림. 게 다리살은 뭐… 보통 한국에서 쪄서 먹는 게만 먹다가, 이렇게 살짝 데쳐 먹으니 완전 느낌이 다르다. 찐 것과 회의 중간 느낌이랄까. 여튼 아주아주 좋다. 다 먹고 나니, 야채와 버섯, 두부를 가져와 넣어준다. 평소에 보던 샤부샤부는 처음에 야채부터 넣는 것이 일반적이라 신기하다 했다. 아마도, 게나 문어와 같은 좋은 재료들의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끼라고 맑은 다시에 샤부샤부로, 그래서 야채는 나중에 주는듯. 뭔가 야채도 정갈정갈하고 재료도 참 반질반질 한 것이 참으로 예쁘다. 아… 정말 잘 먹었다… 이젠 디저트가 나오겠군? 하는 순간!!!!

이게 뭐얔-! 사장님, 이게 끝이 아니었어요? 마블링 초 아름다운 쇠고기 샤부샤부 등장. 양도 정말 많다. 아니 근데, 일본의 소고기 샤브샤브에 쓰는 고기는 이렇게 기름기 많은 고기를 쓰나요? 이건 뭐 한국에선 구워 먹는 꽃등심 뭐 이런 고긴데 말이다. 역시나 정말 부드러워서 씹기도 전에 그냥 녹는다. 다 먹고나니 살짝 느끼한 느낌. 정말 배 터지겠다. 일본 사람들이 소식한다는 것 전부 구라인듯. 으어- 그래도 대포고냥군은 열심히 꾸역꾸역 먹는다. 냐냐냐- 마지막으로 후식. 떡 튀김 + 오리엔탈 소스, 그리고 매실 젤리. 둘 다 매우매우 좋았음. 떡 튀김의 식감도 바삭한 것도, 치아에 달라붙는 정도도 아닌 아주 적절하였고, 특히 매실 젤리! 이거 정말 맘에 들었다. 매실 과육이 그대로 사각사각 느껴지는… 최고다.

10초 기다리느라 현기증이...

10초 기다리느라 현기증이…

보통 먹던 샤부샤부와는 달리, 메인코스 후에 야채를 준다

보통 먹던 샤부샤부와는 달리, 메인코스 후에 야채를 준다

깔끔하다-

깔끔하다-

잘 먹었다 싶었는데, 다시 쇠고기 샤부샤부 시작

잘 먹었다 싶었는데, 다시 쇠고기 샤부샤부 시작

마지막으로 떡튀김-

마지막으로 떡튀김-

좋고 비싼 식당 '시와'

좋고 비싼 식당 ‘시와’

인 당, 6-7천엔 정도. 거기에 음료까지 하면 꽤 비싼 식당을 다녀왔다. 항상 일본을 다녀올 때 마다, 뭔가 일본인들만 아는 이런 좋은 식당들을 찾아다니고 싶은데,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그래도, 올해 징징양이랑 오사카를 다녀왔을 때는, 작고 맛있는 그런 보물같은 술집들에 도전해 보았지만 말이다. 첫 날, 이렇게 좋은 식사를 하고선 숙소로 돌아와 기절. 다음 날도 오전 일찍 다시 히카리에에서 미팅. 돌아오는 비행편 시간 까지 오모테산도 여기저기를 둘러보면서 나름 알차게 시간을 보냈다. 마침 6월 13일이 애플스토어 오모테산도점 오픈일이라 거기도 다녀왔다. 오모테산도 점 오픈기념 아이폰5 케이스가 있다길래 살짝 기대하고 갔었지만 일찌기 품절. 휴우… 애플스토어 정문에서 4K 카메라로 모여드는 사람들을 찍고 있던데, 대포고냥군도 기웃기웃 하다가 찍혔을 지도. 도쿄에 오니, 또 징징양이랑 도쿄여행도 다시 오고싶네. 오사카도 오사카나름대로, 도쿄도 도쿄 나름의 매력이 있는듯하다. 짧고, 급한 출장 이야기 끗-!

애플스토어 오모테산도점 오픈도 구경-

애플스토어 오모테산도점 오픈도 구경-

뉴프라이드 이야기

얼마 전 70여 만원을 들여 싹 정비한 OPI 뉴프라이드

얼마 전 70여 만원을 들여 싹 정비한 OPI 뉴프라이드

지금, OPI 에서 운행중인 차량은 총 두 대다. 징징양이 모는 2007년식 뉴프라이드 디젤과 작년에 신차로 출고한 2013년식 올뉴모닝. 가끔 회사에서 자동차 이야기가 나올라치면, 대포고냥군은 농담으로 ‘나, 차 두 대 굴리는 남자야-‘ 그러고선, ‘두 대 모두 사이즈가 거기서 거기라 그렇지-‘ 하며 웃곤하는. 오늘은 그 중에서 대포고냥군과 징징양이 결혼하면서 신차로 출고했던 ‘뉴프라이드 디젤’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블로그의 백 넘버들에 의하면(?), 대포고냥군이 서울로 올라와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구입한 차는 현대자동차의 ‘투스카니’ 라는 차였다. 그것도 사회 초년생이 간 크게도 신차로. 고백하자면 처음엔 ‘클릭’ 이라는 조그마한 해치백을 구입하려고 현대자동차 대리점에 들러 이것 저것 물어보다, 우연히 옆에 전시 중이었던 투스카니가 있길래, 저건 얼마나 하냐고 물었는데… 써글 영업사원이 ‘저건 많이 비싸요-‘ 라며 도발하는 바람에 욱해서 바로 계약했다는 슬픈 이야기… 뭐 투스카니라는 차를 아는 분도 많을텐데, 비록 2004년 당시, 차 값은 무쟈게 비싸진 않았지만 문짝이 두 개인 스포츠카인 ‘척’ 하는 쿠페라, 살인적인 보험료에 – 그것도 대포고냥군 명의의 첫 보험이라 얼마나 비쌌겠… – 열심히 달려대는 바람에 유류대만 해도 참 부담 가득이었다. 거기에 차를 사자마자 큰 사고가 있었고, 그 후에 튜닝에 뭐에… 투스카니는 그 당시, 방황하는 청춘을 대변하는, 대포고냥군의 인생에 마이너스이기만 했던, 그런 차였다. 그러다, 징징양을 만나 결혼을 하면서 차를 팔게 된다.

이렇게, 내 싱글 시절의 못난 자화상 같았던 ‘투스카니’ 를 팔아 치운 것은, 대포고냥군 자신으로썬 무척이나 큰 전환점 같은 것이었다. 결혼 준비를 하다보면 반 강제적으로 자신의 경제적 상황을 직시하게 되곤 한다. 이대로는 안 된다 싶었고, 철이 들어야 되겠다 싶었고, 허세를 버려야 했다. 그렇게 시작된 ‘유부남 모드’ 의 신호탄 같은 차가 지금 징징양이 타고 있는 ‘프라이드 디젤’ 이다. 차를 선택할 당시 대포고냥군의 현실에는 이 차도 감지덕지하다 생각했다. 경유 5만원으로 600Km 를 넘게 달릴 수 있었고, 정해진 주차 공간도 없었던 신혼집엔 얘가 딱이었다. 시간은 빨리 흘러, 5월 말이 되면, 벌써 결혼한지 7년.  징징양은 아직도 뉴프라이드를 인생에서 처음으로 몰아본 차라며 무척이나 아낀다. 우리에겐 참 고마운 차, 뉴프라이드. 무일푼으로 시작한 우리가 집을 산 것도, 징징양이 면허를 취득한 후 지금까지 안전하게 운전을 하고 있는 것도 다 이 차 덕분인 것만 같다. 얼마 전 부터 징징양이 차량 하부에서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난단다. 직장을 옮기게 되어 쉬고 있는 동안, 뉴프라이드를 몰고 정비소를 다녀왔다. 스테빌라이저 로드에 문제가 있어 교체, 앞 뒤 브레이크 패드, 오일 교체, 연료필터 교체. 그리고 거금을 들여 엔진 마운트를 교체했다. 몇 년 전부터 이상하게도 엔진 파워가 떨어지는 느낌이었는데, 마운트 쪽 문제였던지 교체 후엔 다시 무섭게 달려주기 시작했다.

사실, 뉴프라이드가 7년이 되는 시점이 다가오면서, 얼마 전 부터 차량 교체를 생각 해 왔었다. ‘나이가 들어가는 차에 점점 유지보수 비용은 늘어만 갈 것 같아서’ 라는 이유였지만, 뭐 조금 더 좋은 차를 가지고 싶었던 핑계였지 싶다. 수입차 매장들을 둘러보고, 시승도 해 보면서 잠깐 들뜨기도 했었는데 이런 저런 상황을 고려해서 좀 더 타는 것으로 결정했다. 아무리 엔트리급 차량이라 해도, 우리 형편에 수입차가 과한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 작년에 경차를 하나 추가하고 나서 부턴, 뉴프라이드는 징징양 차, 모닝은 내 차, 이렇게 굳어 버렸다. 아직 뉴프라이드만 몰아본 징징양은 아직도 얘가 세상에서 가장 빠르고 힘센 차인줄만 알고 있다지만, 결국 내가 타던 차를 물려 받은 것이고 해서 늘 신경이 쓰인다. 차가 크든 작든, 새 차라는 건 나름의 의미가 있으니까… 언젠간 징징양에게 멋진, ‘새’ 차를 태워주겠다고 ‘약속’ 만 해 본다.

ps. 그나저나 넥서스5 사진 정말 잘 나오는듯. 호오…

징징양 얼굴 타지 말라고 비싼 열차단 필름을!

징징양 얼굴 타지 말라고 비싼 열차단 필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