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09/12/28 눈오던 날 (16)
  2. 2009/12/25 아이폰 (10)
  3. 2009/12/19 여독 (旅毒) 을 풀어주는 도돌미 오뎅탕과 사케 (16)
  4. 2009/12/05 타케시 (14)

눈오던 날

일상야옹질 2009/12/28 02:15 posted by 대포고양이

귀여운 배바둥 발자국


오전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하더니, 오후 세시 쯤에는 온통 하얀 세상이 되어버렸다. 베란다의 블라인드를 걷어주었더니 눈을 처음 보는 바둥이와 우키는 창문에 붙어서 완전 정신줄을 놓았다. 대포고냥군도 창가에서 담배를 피다가 10센티는 쌓였을 것 같은 아파트 주차장을 보고선 갑자기 발자국을 찍어보고 싶어졌다. 맨날 철 없이 바깥에 나가고만 싶어하는 바둥이에게 겨울의 살벌함을 좀 알게 해주고도 싶었고 말이다. 도돌미와입후랑 패딩잠바를 껴입고, 고양이들에게 몸줄을 채우는데, 구름이는 '추운데 거길 왜 나가-' 나며 나가길 거부한다. 얘는 나이 먹어 갈수록 점점 할매같다. 결국 도돌미와입후와 바둥, 우키만 눈 구경하러 고고-


아니, 몇 걸음 걸었다고 후덜덜이세요?



어으 추워- 절로 꼬리가 부푸네-



오빠! 바둥이가 눈 밭에서 노숙자 모드 하려고 해-



엄마, 오늘의 눈 체험으로 집구석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된 것 같아요-



덧글 1.
결국, 애들이 너무 추워해서 10분도 안되어 다시 집으로 들어왔다능-
너네 그 천연 모피 어디다 쓰는거냐 응? 응?
사실, 겨울 고양이는 배구름인데 집에서 잠이나 쳐 자고 말이다.
(참고) 배구름은 발바닥까지 털이 나 있어서 눈 밭에서도 발이 시렵지 않아요-

덧글 2.
역시 눈 밭에서의 확산광은 보드랍구나-
담주에 스키장이나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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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징징 at 2009/12/28 11:32

    그래도 우키는 아직 애기라고 후덜덜후덜덜 [엄마 추워효]모드
    철없는 바둥이는 깡총깡총 뛰어댕기다가 갑자기 얼음!
    오늘 출근만 안했음 참 행복하기만 했을 눈인데......... /담배/

    • Commented by 대포고양이 at 2009/12/28 17:33

      근데 말이야-
      애들은 몸이 추운게 아니라, 발이 시려웠을거야-
      그 빡빡한 털을 두르고 추웠을리가 없다니까는-

  2. Commented by munsuk at 2009/12/28 13:56

    징도르는 서프라이징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아서인지,
    한껏 밝아보여요~ 부러운 징돌 +_+

    내일도 눈이 온다는데, 눈밭의 배구름이도 한번 기대해 봅니당. 으크크

    • Commented by 대포고양이 at 2009/12/28 17:35

      배구름은, 겁쟁이라서 나가면 바닥에 딱 달라붙어 다녀요-
      흰 눈밭에 구름이 놓치면 찾지도 못할듯-
      구름이 눈감아 버리면 완벽 스텔스 모드여요-

  3. Commented by 마롱 at 2009/12/28 13:57

    그래서 바둥이는 겨울의 혹독함을 깨닫게 된건가요?
    털없는 바둥이는 발바닥 자국도 제대로 선명한듯
    징돌이는 제대로 이지훼숑(모자와 분홍장갑 뽀인뜨)이네요

    (근데 왠지 징돌이가 자기 사진찍으라고 강요한다는 포스팅 이후론
    징돌이 사진 보면 아~저거 또 찍으라고 눈빛압박 줫나부다 막 요래요 ㅋㅋㅋ)

    • Commented by 대포고양이 at 2009/12/28 17:36

      이거이거, 마롱씨가 이제 좀 뭔가를 아는군요-
      징징이 얼마나 사진 찍히는걸 좋아하는데요-
      근데, 이제 좀 다른 표정도 좀 개발해 주었으면 해요-

  4. Commented by ㅅㅎ at 2009/12/28 15:26

    눈세상 제대로 즐겨주셨군요! 바둥이 발자국 너무 예뻐요.
    그대로 녹지않았음 좋겠어요 정말;

    • Commented by 대포고양이 at 2009/12/28 17:37

      사진은 없는데요-
      바둥이는 눈 밭에서 막 뛰어 댕기고 그랬어요-
      오죽했으면 바둥이 별명이 '바둥개' 겠어요...

  5. Commented by 지요 at 2009/12/28 20:08

    아, 정말요. 으하하.
    저 천연모피들 도대체 뭐에 쓰는건지.
    왜그렇게 추위를 타나 몰라요. 크크.

    • Commented by 대포고양이 at 2009/12/29 13:08

      문헌에 의하면,
      러시안블루가 긴 외부털 안에 아주 보드라운 내부털이 있어서
      보온성이 아주 훌륭하다고 하는군요-
      음, 이를테면 슬림 패딩같은건가...
      역시, 발이 시려워서 일거여요- 후후

  6. Commented by jay군 at 2009/12/29 19:49

    강화마루판에서 허구한날 저녁 사륜 드리프트를 선보이는
    맑음,하늘도 눈길에서는 꽈뜨로의 진가를 발휘해주지 않을까..
    그나저나 저날은 나름 우리 붑후도 눈길밟으러 나가보았으나
    강추위 앞에 얼굴 불콰해지공 낭만이고 뭐고 팽개치고
    이불속으로 쏙 들어와버렸던 기억이..쿨럭..

    • Commented by 대포고양이 at 2009/12/30 18:16

      아- 내일 드뎌 종무식이군하-
      왠지 피곤해서리, 빨리 쉬고 싶다능-
      같이 모여서 와인마시고 레쓰 퍼지자- 요-

  7. Commented by gyul at 2009/12/31 17:24

    저는 눈이오면 얼굴이 더 꾸질꾸질해지는데...
    역시 피부는 타고나야 하는가....하아~

  8. Commented by yumyum at 2010/01/06 09:55

    ㅋㅋㅋㅋ 사진보고 그림이 완전 상상이 되니 완전 즐겁군영.
    이 시간 09: 51..집에 가고 싶어요... 회사가 시골구석에 있어서 눈이 산더미처럼 오니 늠 힘드러요.
    하지만 어제도 먼돌과 가뿐히 애ㅍㅎㅇㅅ 찍어줬어요 키키

    나모키님 댓글 이후로 징도리는 이제 새로운 표정 연습 들어가야겠군영. 크크
    기대할께 징도라

    글고 우키 산책줄 빨간색이 우키랑 너무 잘어울려서 선물패키지 같애요~ 받고싶다 선물ㅋ

아이폰

일상야옹질/지름신나빠요! 2009/12/25 00:45 posted by 대포고양이
오랜 시간 기다리고 기다려왔던 디바이스라 어쩌면 당연한 지름일지도 모르겠지만, 대포고냥군과 도돌미와입후는 KT 예판 때 아이폰을 구매했다. 배송이 예정보다 늦어진 것은 그렇다 치고, 개통까지 늦어지는 바람에 통화도 되지 않는 아이폰을 일 주일동안 '아이팟 터치' 마냥 들고 다녔다. 캐리어에 SHOW 라고 뜨고 SMS로 웰컴 메시지가 도착했을 때도 왠지 해외 아이폰 리뷰를 보고있는 것 마냥 실감이 나지 않았던, '이거 진짜 메시지?' 이런 느낌? 여튼 개통한지 3주가 지난 지금도 아이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으면 마냥 좋다.

한국에서의 아이폰 런칭 후 3주, 소문에 의하면 17만대가 판매되고 15만대가 개통되었단다. 엄청난 열기다. KT 역시도 이 정도의 반응은 예상 못했던 눈치다. 이런 아이폰 열풍 속에 삼성, 엘지 등 한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KT가 아이폰에 지급한 전례유무한 보조금의 규모를 이유로 완전 삐쳐있는듯 하고, 대기업의 홍보실 직원 같은 듣보잡 IT 기자들은 웃기지도 않은 것들로 꼬투리를 잡아 아이폰 까기에 열중하고 있다. 

'아이폰 열풍', 10대는 '시큰둥'

이런 기사가 있더라. 더 잼있는건 이 기사 아래에 달린 리플들이다.

BMW 528, 10대는 시큰둥.
포르쉐 파나메라 출시, 10대는 시큰둥.
막걸리 열풍, 10대는 시큰둥.

심지어 오늘 기사에는, '아이폰, 단점까지 사랑해!' 하는 타이틀로, 아이폰을 향한 무조건 적인 애정을 범죄심리학에서 다루는 '스톡홀름 신드롬' - 인질로 잡혀 있던 사람이 경찰 조사에서 범인을 옹호하는 변론을 하는 - 으로 비유하는 기사까지 났다. 뭐 어떤 의도나, 이유로 이런 기사를 쓰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참으로 억지스럽고 찌질하다. 대포고냥군은 사실 어떤 브랜드나, 특정 기기를 넋 놓고 찬양하는 그런 '바보' 는 아니다. 그런데, 잠시만 만져보면 안다. 왜 그동안 그렇게 아이폰을 열망했었는지. 판단은 만져본 후 하도록 하자.

뒷판에 저 KCC 마크 새기는데 3년이 걸렸다


꽤 성능이 좋은 AF 카메라


빤딱빤딱-


'리락쿠마' 에디션 아이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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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jay군 at 2009/12/25 21:34

    아이폰의 터치감은 정말 쵝오~ 아 나도 2년에 하나만 만들면 이런거 만들수 있을꺼 같은데..ㅜ_ㅜ

    • Commented by 대포고양이 at 2009/12/26 19:19

      하하;; 아바타를 보고싶은데 연말 중에는 도저히
      예매할 방법이 없넹- 흠흠
      제이군 커플은 연말 잘 보내고 있삼?

  2. Commented by gyul at 2009/12/26 00:00

    제가 비록 아이폰유져는 아니오나..
    이것은 진리이옵니다...

  3. Commented by ZZisoo at 2009/12/28 02:17

    아직 닉냄 그대로 쓰시는군요^^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ㅎㅎ 지수입니다.
    문득 아이폰구경하다 낮익은 닉이보여 들어왔는데ㅎㅎㅎㅎ
    잘지내시죠? 행복해보이십니다.ㅎㅎㅎ 새해복많이 받으시옵서서

    • Commented by 대포고양이 at 2009/12/28 17:30

      헉, 찌수군이다-
      요즘 어떻게 지내는것이야?
      링크 따라갔더니, 헤어스타일이 완전 쿨이다야-
      요즘도 사진 많이 찍니?
      이하 생각하면, 찌수도 같이 생각남- 후후-

  4. Commented by ㅅㅎ at 2009/12/28 15:29

    그러게말여요, 아이폰이 진리인것을..
    내년 7월까지 기다려야하나 고민, 고민입니다
    그나저나 기사에 달릿 댓글들 센스좋군요.흐흐

    • Commented by 대포고양이 at 2009/12/28 17:32

      아이폰은 1세대가 출시된지 어언 3년이 되었지만,
      초기 플랫폼이 크게 변한것이 없이 가고 있다는 것이 중요해요-
      1세대 아이폰이랑 3세대랑 비교하면,
      터무니 없이 빨라졌지만, 앱들은 다 같이 돌아간다는 것이죠-
      4세대가 출시되어도, 3세대로 충분히 1년 더 쓸수 있을것 같아요-

  5. Commented by 토끼탱이 at 2010/01/05 13:41

    저도 아이폰. 질러주었는데. 단점까지 사랑해요 ㅋㅋ
    잘 지내시죠?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Commented by 대포고양이 at 2010/01/05 18:14

      근데 그 단점이 그닥 스트레스를 주지 않아서-
      저도 단점까지 사랑하고있습니다- 하하하-
      토끼차장님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근데, 요즘 다른 일 하시는거 아니세요?
      계속 여의도에 계신건강...

도돌미 오뎅탕과 사케 '마루'


12월 18일과 19일, 이틀에 걸쳐 2009년 전사 워크샵이 있었다.
워크샵 장소는 올 해 처음으로 개장한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홍보가 부족했던 탓인지 각 슬로프마다 너 다섯명이 겨우 보일 정도.
소위 '대통령 스키', '이건희 스키' 라는 걸 타보고 왔다.

그러나,
실제 영하 17도, 체감 영하 25도 라던 미친듯한 날씨를 처음 겪은 대포고냥군은 정신줄 놨고,
최근 눈이 귀해, 인공설로 만든 슬로프는 반짝반짝 빛나는 얼음판이 되어 있었고-
그 위에서 보드 캐초보 대포고냥군은 스턴트맨 마냥 나 뒹굴었을 뿐이고-
팔다리, 어깨, 엉덩이는 더 이상 내 것이 아니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도돌미와입후에게 전화를 했더니, 대포고냥군을 위해 뭔가를 준비했단다.
멸치와 무로 낸 다시에 오뎅을 넉넉히 넣고 끓인 오뎅탕과 데운 사케.
간장에 오뎅을 척척 찍어 베어 물고, 따뜻한 사케를 들이키니 천국이 따로 없다.

아- 진짜 맛있다.

ps. 도돌미와입후가 꼭 '오늘' 오뎅탕 포스트 하고 자래서 이 글을 쓰는 거라고 절대 이야기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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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이하 at 2009/12/20 13:04

    겨울엔 그저 따신 오뎅국물이 짱이지..;;

    이얏호~~

  2. Commented by 나비 at 2009/12/21 12:18

    저에게도 도돌미와입후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대포냥님 언능 몸조리 하시공 우리 아바타 보러가요!!

    • Commented by 대포고양이 at 2009/12/21 14:03

      어익후-
      전 몸이 쑤시긴 하지만, 병난것은 아니랍니답-
      그리고, 수짱님에겐 제이군 메이드가 있으니깜요- 후후-
      이번 주 주말 (크리스마스 담날?) 아바타 3D 를 보러가도록 해요-

  3. Commented by 지요 at 2009/12/22 14:11

    와앗, 오늘 떡볶이 만들어 먹으려고 했는데
    오뎅탕보니까 오뎅탕도 함께 먹어야 할것만 같아요.
    그나저나, 더이상 내몸이지만 내몸이 아닌 몸은 좀 괜찮아지셨는지.ㅎㅎ

    • Commented by 대포고양이 at 2009/12/23 13:58

      놀라운 30대 중후반의 회복력으로 팔다리, 엉덩이 모두
      제자리로 돌아왔답니다- 치유의 오뎅탕인가요- ㅎㅎ

  4. Commented by ㅅㅎ at 2009/12/22 20:22

    아아 집에 오시니 완전 천국같은 풍경이..ㅠ_ㅠ
    천사표 진진님도 계시고 삼형제도 조르르 반겨주었겠어요-
    오뎅, 사케 너무 땡기네요 ㅠ_ㅠ (술도 잘 안먹음서;;) 전 오뎅탕에다 밥말아먹어야될듯 -.,-

    • Commented by 대포고양이 at 2009/12/23 13:38

      이틀만에 집에 왔는데, 삼형제는 나와보지도 않았어요-
      지글지글 끓는 바닥에 다들 눌어붙어 있었다능-
      근데, 오뎅탕과 사케는 왠지 술이라기 보단,
      겨울의 운치 랄까요? ㅎㅎ

  5. Commented by 징징 at 2009/12/23 16:12

    국물베이스는 멸치와 무 뿐 아니라 다시마와 대파도 있다는 사실-
    사케가 남아있다 생각하니 오뎅탕이 또 땡기네 +_+ 마성의 어묵탕 같으니!

    • Commented by 이하 at 2009/12/24 00:47

      이 포스팅 보고 저..
      부산 오뎅 사러 갔었어요.

    • Commented by 대포고양이 at 2009/12/24 21:20

      역시 오뎅은 부산오뎅이 진리-
      근데 부산오뎅 중에서도 뭔가 브랜드가 있던데...
      서울사람들도 거기다 전화해서 주문해서 먹곤 하더라궁-

  6. Commented by sean at 2009/12/25 17:29

    알펜시아 설질은 어떻던가요?
    아이폰 구매자들 대상으로 선착순 티켓 나눠주길래 일단 받아놓았는데
    시설 괜찮음 '이건희 스키' 타러 가긴 가야겠는데 말이죠.

    • Commented by 대포고양이 at 2009/12/25 20:40

      네- 그거 그냥 구매자는 아니구요-
      예판 구매자 대상이어요-
      저랑 징징도 일찌기 받아두었어요-
      우리가 알펜시아에 갔을때는 눈이 오지 않아 100% 인공설이었는데,
      완전 딱딱한 얼음판이 되어있어서 다들 좀 힘들어보였어요-
      그런데 오늘, 눈이 좀 오면 좋아지지 않았을까요?

    • Commented by sean at 2009/12/25 21:12

      아마 잘못 아신듯-
      이거 구매자 대상 행사에요.
      왜냐면 저도 진작에 인증받아서 받아놨거든요 : )

      http://www.show.co.kr/sbrand2/iphone/hello/ski.asp

    • Commented by 징징 at 2009/12/26 13:32

      예약구매자 대상에서 전 구매자 대상으로 바꼈네!
      대상자를 확대했나봐, 내가 출력해놓은 이미지는 이 링크랑 오묘하게 달라.
      알펜시아는 공짜로 보내준대도 참여자가 많이 없었던걸까;;

    • Commented by sean at 2009/12/26 21:37

      징징// 그래? 난 12/7에 2868번으로 출력해놨음.
      평창에 붙은 것도 모르고 일단 출력부터 했었다는-
      6만명 선착순인데 아직도 안찼다지.

타케시

일상야옹질 2009/12/05 06:43 posted by 대포고양이

타케시와 이즈미상


2001년, 대포고냥군은 캐나다로 유학을 갔었다. 처음엔 홈스테이에서 학교를 다니다 이러저러한 불편함 때문에 3개월 후 아파트를 렌트했다. 그리 비싼 비용은 아니었지만 아파트가 혼자 쓰기엔 너무 넓어 룸메이트를 구하게 되었는데, 그게 요즘엔 연락이 끊어진 사사모리 (笹森) 군이다. 일본인 룸메이트가 생기자, 자연스레 대포고냥군은 일본 친구들과 어울리게 되었는데 그 중 하나로 알게 된 타케시 (毅) 군. 뭐랄까, 사사모리는 전형적인 조심성 많은 일본인 이었는데, 타케시는 그렇지 않았다. 전혀 조용하지 않고, 지나치게 개인적 성향을 가진 것도 아니면서, 자기 속내를 잘 터놓는 어쩌면 한국사람과 닮은 점이 많았던 그런 친구였다. 그래서인지 정작 룸메이트로 1년 여간을 함께 지냈던 사사모리 보다 타케시와 더 친해졌고, 십여 년이 지난 지금은 진짜 '친구' 가 되어 있다. 

타케시라는 이름은 일본에선 아주 흔하다. 보통은 타케시라는 이름에 '武' 나 '武志' 를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 친구는 드물게도 '毅' 라는 한자를 쓴다고 자신을 소개했던 것이 기억난다. 지금은 도쿄에서 의료계의 헤드헌터로써 일하고 있지만, 유학오기 직전에 타케시는 멕시코 요리 가게에서 요리사로 일하다 왔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스시나, 롤 같은 요리를 종종 만들어 우리가 살던 아파트로 찾아오곤 했다. 이 친구에 대해 갑자기 떠오르는 에피소드가 있다. 한번은 타케시가 살던 아파트로 친구 몇 명이 찾아간 일이 있었는데 파티 비슷한 것을 하고서 피곤해서 바닥에 누워 잠깐 눈을 붙였던 것 같다. 대포고냥군은 아마도 뭔가 행복한 꿈을 꾸었던 것 같고, 눈을 떠보니 바로 앞에 자고있었던 타케시를 꼭 안고 있는거다. 아, 그 민망함이란... 아마도 타케시는 날 위해서 계속 자는 척 했던 것 같다.

사실, 타케시가 진짜 친구가 되었다고 느낀 것은 아마도 2007년의 결혼식 때였을게다. 결혼 전에도 메신저 등으로 자주 수다를 떨곤 했던건 사실이지만, 대포고냥군이 결혼한다고 타케시에게 이야기 했을때 '꼭 가겠다' 고 했던 말을 대포고냥군은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었다. 그런데 휴가 까지 내서 타케시가 '정말로' 온 것이다. 말쑥한 검정 수트에 포켓에 행커치프까지 꽂고. 길을 가다 만난 지인에게 시간나면 술 한잔 하자는 것 같은 맘에도 없는 말을 남발했던 대포고냥군은 한없이 부끄러워졌다. 결혼식 날 타케시의 참석은 내가 언젠간 꼭 갚아야 할 '빚' 이 되어버렸다. 

얼마전, 타케시가 메신저로 여자친구가 생겼다고 했다. 대포고냥군이 한국에 놀러오라고 했더니 꼭 가겠단다. 역시나, '내뱉으면 실행에 옮기는 성격인' 타케시는 11월 20일 비행기를 예약했고 여자친구인 이즈미 (泉) 상의 손을 꼭 잡고 입국했다. 난생 처음 집에 찾아오는 외국인 (!) 을 겪게된 도돌미와입후는 엄청 긴장했다. 심지어 한복을 입고 나가야 되는것 아니냐고 했다;;; 한 끼 정도 집 밥을 해 먹일거라던 도돌미와입후는 메뉴를 결정하는데만 일주일 걸렸다. 타케시가 좋은 친구니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이즈미상은 참으로 '좋은' 사람이었다. 3일간, 다들 즐겁게 이야기 하고 맛있는 한국 음식을 찾아 다녔다. 도돌미와입후는 이즈미상에게 한글 읽는 법을 가르쳤다. 마지막 날에는 '산사춘' 따위의 단어들을 읽을 수 있게 되었는데, 가르쳐 놓고 엄청 뿌듯해 했다는 후일담이 있다. 나름, 타케시가 한국에 왔다 간 3일간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 특히 말도 통하지 않았던 도돌미와입후는 참 답답하고 힘들었을텐데 남편의 친한 친구라 더 애써 준것이 너무 고맙다. 결혼은 언제 할 거냐고 타케시에게 물어봤다. 3년간은 계획이 없다길래 왜 3년이냐고 물었더니, 돌아가신 아버지가 산 집의 대출이 3년 후면 모두 상환된다는 말을 한다. 왠지 맘이 찡하다. 그래... 역시 타케시는 똑바른 놈이야. 결혼식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가마 했다. 물론 '진심' 으로 말이다.

오른쪽 부터 타케시, 마이코, 타쿠야 - 2002년 여름, Vancou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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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춘부장 at 2009/12/05 06:47

    아..일본 친구 이야기로군요.
    전 비트 다케시 (제가 좋아하는 일본 배우) 이야기인줄 알고. ㅋㅋ

    • Commented by 대포고양이 at 2009/12/05 20:55

      태그에 타케시라고 해 두면, 대부분 키타노타케시에 관한 포스팅이라고 생각하겠네요-
      키타노타케시 저도 좋아합니다- 왠지 무미건조한 얼굴-

  2. Commented by munsuk at 2009/12/07 11:15

    다케시상은 징돌결혼식날의 이미지와는 조금 다른 것 같아요.
    그날 완죤! dress-up 하셨던 모습이 무지 인상적이었는데- ㅋㅋ
    그나저나, 2002년 사진에서 나모키님의 모습을 볼 수 없어 안타까워요.
    징돌의 말에 따르면, ㄱㄴㅈ이었다고 하던데..... 유후!

    • Commented by 대포고양이 at 2009/12/07 13:27

      타케시도 이제 서른 다섯이 되니 어쩔수 없이 아저씨 포스인거죠-
      그래도, 옆에서 자세히 보면 작은 소품 하나하나 다 유니크 한것이 센스있어요-

  3. Commented by 나비 at 2009/12/07 11:20

    이런 포스팅 좋아요! 옛날(?)이야기 듣는 기분..후후
    국경을 초월한 우정이 알흡답심미다^-^
    고생한 징징님께도 박수를~ 짝짝짝!!
    (그나저나 이니셜.. 궁금하네욤;;;)

    • Commented by 대포고양이 at 2009/12/07 13:28

      사실, 좀 힘들었던 건...
      타케시는 이즈미상이랑 사귄지 얼마 안됐고-
      타케시는 이즈미상이 신경쓰일 뿐이고-
      우리도 그걸 아니까 이즈미상이 더 신경쓰일 뿐이고-
      그래도 다들 좋은 친구가 되었어요- 후후

  4. Commented by 징징 at 2009/12/07 13:21

    왜 타케시상을 껴안고 잔거냐!!!! 타케시 지못미 T_T ㅋㅋㅋㅋㅋ
    비록 이후로 쫙 뻗긴 했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3일간이었어요.
    일본어를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다짐은 어느새...
    우주멀리아주멀리 사라졌다네~ 오! (후레쉬맨 ost.)

  5. Commented by ㅅㅎ at 2009/12/08 12:31

    ㅋㅋㅋㅋ 무슨 꿈을 꾸셨길래
    여튼 결혼식날 정말 감동하셨겠어요!!
    저까지 감동이 ㅠ_ㅠ..

    • Commented by 대포고양이 at 2009/12/08 14:57

      글쎄요;;;
      뭔가 포근하게 잠 잔것 같았는데, 눈을 뜨니 다케시를 껴안고 있지 머여요-_-;;;
      깜짝놀랐어요-_-!!!

  6. Commented by 지요 at 2009/12/09 18:36

    아, 든든한 친구사이예요.
    심지어는 백허그도 하면서 잠도 함께 자는 사이. *-ㅗ-*

    • Commented by 대포고양이 at 2009/12/10 11:53

      그렇죠-
      그 사건이 있고서 며칠 후,
      술집에서 '아임 낫 게이피플!' 이라고 해명한것 빼곤 말이죠-_-;;;

      아참, 지요님과 신랑님 사진 보내드려야 되는뎁-

  7. Commented by gyul at 2009/12/14 17:13

    진짜 좋은친구가 되셨네요. ㅎㅎ
    이 글을 읽으니 그냥 지나가는말로 쉽게 흘리는것이 아닌듯...
    ㅎㅎ
    오래오래 좋은 친구 하셔요.^^

    • Commented by 대포고양이 at 2009/12/20 05:13

      타케시는 왠지 외국인 같지 않아요-
      물론 도돌미와입후에겐 외국인으로 보였겠지만 말이죠-
      타케시랑 이즈미상이랑 결혼했음 좋겠어요-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