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길고양이 | 2 ARTICLE FOUND

  1. 2011/10/04 집 밖에 사는 자식들 (6)
  2. 2009/08/04 점박이 아기고양이의 죽음 (12)



까망이


얼마 전, 길 고양이들에게 사료를 주는 일본인들을 주제로 다룬 다큐를 본 적이 있다. 길 고양이에게 식사를 챙겨주는 일과 그로 인한 이웃과의 갈등. 왠지 국민 전체가 고양이를 좋아할 것만 같은 일본의 사정도 한국이나 매 한 가지구나 생각했다. 대포고냥군과 도돌미와입후도 처음부터 바깥에 사는 고양이들에게 밥을 주거나 한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그저 '귀여워서' 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던 고양이와의 동거가 정신차려 보니 넷이 되어 있었고, 이제는 뭔가 반려동물이 아니라 진정으로 '내 자식들' 이  되어 버렸다. 그런데, 아이들에 대한 마음이 커질 수록, 묘하게도 바깥에 사는 고양이들이 눈에 밟히기 시작하는 거다. 집에 들어오는 길에 고양이라도 만난 날엔, '우리 아이들이나 바깥에 사는 아이들이나 같은 고양이 인데...' 하는 생각이 들면서 말이다. 

지금, 밥을 챙겨주는 고양이는 모두 넷이다. 맨 처음 알게 된 까망이는, 아파트 재활용품 수거장에 사는 고양이 였는데, 언제선가 부턴 퇴근해서 아파트로 들어오는 대포고냥군의 자동차 엔진소리만 듣고도 저 멀리서 뛰어 올 정도가 되었다. 조용히 오는 것도 아니고, 온 동네가 떠나가라 냥냥대며 다리 사이로 가로질러대는 바람에 마주치는 아파트의 다른 주민에게 살짝 민망하기 까지 하다. 그리고 메종드상도 바로 앞 구역에 사는 토실한 삼색이와 카오스 여자아이는 얼마 전 부터, 퇴근해서 차를 주차하고 대포고냥군과 도돌미와입후가 식사를 놓는 자리 앞을 지나칠 때면, 자동차 밑에서 예쁜 목소리로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근에 등장한 동글동글 겁 많은 아이. 사료를 먹긴 하지만, 아직 가까이 오지 않는다. 게다가 삼색이랑 영역다툼을 하는 듯도...

 

삼색이




삼색이는 TNR 을 했다-




보기와는 다르게 엄청 나긋나긋한 카오스




얼마전에 새로 합류한 초 겁 많은 얼굴 동글동글한 아이


처음엔, 우리 아이들 사료를 나눠 주곤 하다가, 올해 들어서는 바깥에 사는 아이들을 위해서 대 포장 사료를 함께 주문하고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참 다행이고 재미있는 것은 밥을 챙겨주는 것이 대포고냥군과 도돌미와입후 뿐 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가끔 우리가 사료를 놓는 장소에 보면, 고양이 사료는 아니지만, 먹다 남은 생선 구이, 단팥 빵, 심지어 녹차카스테라 까지 놓여 있었다는. 하지만, 세상의 사람들이 다 우리같은 마음은 아니라 사료를 주거나 할 때, 항상 조심스럽다. 주민들 중에는 분명, 아이들에게 사료를 주는 우리 같은 사람 들 때문에 아파트 단지에 고양이가 더 모여들고, 쓰레기 봉투를 파헤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바깥에 사는 고양이들에게 식사를 제공한다는 것은 경비아저씨를, 옆집 아주머니를 설득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배고픈 고양이들에게 사료를 제공하면 쓰레기 봉투를 파 헤치는 일이 오히려 줄어든다고...

이젠, 바깥에 사는 자식들 까지 총 여덟마리를 먹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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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징징 2011/10/08 20: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배도 부르겠다, 우리 애들 밥이나 주러 나갈까? 뻥뻥 터지는 불꽃놀이 소리 들으면서 말이오-
    까망이의 두 아가도 나모키한테 보여줘야하는데.

    • 대포고양이 2011/10/08 20:58  댓글주소  수정/삭제

      퇴근시간만 되면 애들이 벤치에 앉아 기다리는 것도 너무 웃기다능-
      그나저나 아파트 옥상만 올라가도 불꽃놀이 보이는 곳에 살고 싶다규-!

  2. 마롱 2011/10/18 10: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냥이 밥만 주지 마시고
    추운 우리 징도루 옷 좀 사주세요~
    (현재날씨기준, 징돌이가 시킨 거 절대 아님)

    • 대포고양이 2011/10/19 02:20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아닛! 징돌이가 그런 소리를 했단 말이심?
      징돌이는 지금 옆에서 매니큐어 20개를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결제를 하려 하고 있는데...

      마롱씨, 말씀하신 징돌이는 동명이인 아니심?

  3. yumyum 2011/10/18 10: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롱이 댓글 빵 터진다~~
    징돌이 요새 바빠서 마지막 윰여문진 모임에도 못왔어요 ㅅㅅ
    위로의 의미로 옷 좀 사주세요~

    그나저나 8마리 후악후악하아가리ㅏㅜ;~ 짱이에효~

    • 대포고양이 2011/10/19 02:22  댓글주소  수정/삭제

      우리 징돌 마드모아젤은요-
      우리 급여 통합계좌 체크 카드를 갖고 계세요-
      뭐든, 사고 싶은 것은 항상 질러 주실수 있으시답니다-





어젯밤, 도돌미와입후가 음식물쓰레기를 버린다고 나갔다가 얼마지 않아 다시 뛰어 들어온다. '오빠오빠, 새끼고양이가 아픈지 못 움직여' 그 길로 따라 나가보니, 나무 아래에 태어난지 두 달은 됐을까 하는 아기 고양이가 축 처친채로 누워 있다. 자세히 보니 우리 아파트 9동 근처에 사는 어미고양이가 데리고 다니던 두 마리의 새끼고양이 중 하나다. 가까이 가도 가뿐 숨을 몰아 쉴 뿐 기척이 없다. 옆에 쪼그리고 앉아서 더듬어 보니, 바싹 말라서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 차에 친 것 같진 않다. 쥐약이나 독풀 같은걸 먹은 것 같은데... 

나는 이전에도 이 아이와 만난적이 있다. 아파트 1층 계단 앞에서 담배를 한 대 피우고 집으로 들어갈까 하는 순간 계단쪽에서 고양이 하나가 튀어 나온다. 그런데, 그 어미 고양이는 자리를 뜨지 않고 날 바라보면서 애처롭게 야옹야옹 우는거다. 그러고 보니, 계단 아래에 미처 따라 나오지 못한 새끼 고양이 둘이 남아있다. 날 사이에 두고, 새끼고양이 둘이 고립되어 버린 것이다. '아, 그래그래- 애기들 잘 키우거라-' 하면서 자리를 비켜주자 어미고양이는 새끼들을 불렀고, 거짓말 처럼 알아들은 새끼들은 깡총깡총 어미를 따라갔다. 화단의 작은 나무 덤불 안으로 새끼가 사라진 뒤에도 어미 고양이는 고개를 돌려 한참을 날 쳐다보고 있었고, 나는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그 후에도, 주차해 둔 차 밑에서 낮잠을 자거나, 나무에 오르고 있는 새끼들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어미고양이 뒤를 꼬리를 빳빳하게 세우고 따라다니던 새끼고양이들을 보면서 너무나 좋았던 기억이 난다.

죽어가는 이 아이를 병원에 데려다 주고 싶었다. 가망은 없어 보였지만 그래도 의사에게 보여 보고 싶었다. 그 순간에 병원비 걱정에 망설였다. 집에 데려갈까 생각했다가 집에 있는 바둥, 구름, 우키 생각에 또 망설였다. 집에 사는 우리 고양이랑, 이 아기 고양이 모두 똑같은 고양이임에도, 짧은 망설임 끝에 하루에도 허다하게 사고나 병으로 죽어나가는 '길 고양이' 로 분류해 버렸다. 혹시, 누군가가 발로차거나 할까봐 목 뒤를 쥐고, 눈에 잘 띄지 않는 화단의 덤불 아래에 뉘어 놓고는 옆에 물과 사료를 남기곤 들어왔다. 죽어가는 아이를 외면해버린 죄책감을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사라져 있을지도 몰라' 라며 애써 모른체 해 버렸다.

오늘 아침, 그 새끼고양이를 두었던 화단을 쳐다보기 전에,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 사라졌기를 진심으로 백번은 바랬다. 새끼 고양이는 그 자리에 그대로 누워있었다. 더 이상 숨도 쉬지 않는다. 벌써 파리가 웽웽 꼬이고 있다. 옆에 하얀 양말을 신은 또 다른 새끼고양이가 앉아서 지키고 있다. 가슴이 미어질 정도로 아프다. 휙 돌아섰는데 어질어질 하다. 머리속이 하얗다. 내가 어쨌어야 됐을까... 망설였던 그 순간에 어떡해야 했던걸까... 그 때 병원에 데리고 갔었더라면 살 수 있었을까? 같이 사는 바둥, 구름, 우키는 캔을 따 줘도 시큰둥할 정도로 복에 겨워 사는데, 죽은 새끼고양이는 그런 캔, 한 번이라도 맛 보고 죽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더 맘이 아프다.

좋은데로 가라고 회사 화장실에 앉아서 백 번은 기도했다.
다음 세상에는 사람으로 태어나거라- 애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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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징징 2009/08/04 17: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 데리고 들어왔으면 그렇게 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어서
    괴롭다..... 죄책감이 들어서 자꾸만... 미안해 고냥아 ㅜ_ㅜ

    • 대포고양이 2009/08/05 09:50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실, 집에 데려가서 죽을 아이를 살릴수 있는 경우는,
      아마 굶주려서 기진한 아이 정도일것 같아-
      얘는 분명 뭔가를 잘못 먹었거나 병에 걸린것 같았음.

  2. 나비 2009/08/04 17: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을 읽으니 목구멍이 뜨끔해지네요.
    예전 진주아파트 살때 주인한테 버려진듯 유난히 사람을 잘따르던 턱시도 길냥이가 생각나요.
    울면서 엘리베이터 앞까지 따라왔는데.. 그땐 맘에 준비가 안되어서 그냥 떼어 놓고 올라와서는 엉엉~ 울었어요.
    참치캔을 들고 내려갔더니 어디로 갔는지 안보여서 미안해서 또 울었는데..
    길에서 태어나서 길에서 죽어가는 것이 길고양이의 숙명이라는건 알지만,
    그들에게 해줄수 있는게 없어보여 슬퍼질때가 많아요.
    대포고양이님 힘 내세요. 이곳에선 짧은 삶을 살았지만 더 행복한 곳으로 갔을꺼라고 믿어요.

    • 대포고양이 2009/08/05 09: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문을 열어두면, 인연이 있는 고양이가 집으로 걸어들어왔음 좋겠어요-
      그러면, 따로 입양 없이 운명이라 생각하고 잘 길러줄텐데 말여요...

  3. 마롱 2009/08/04 17: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이런 길고냥, 길멍이 보는 경우는 많았지만, 죽기까지 했다니 너무 마음이 안좋네요.
    동물 키우는 사람들은 더더욱 이런거 지나치기도 힘들고...
    회사 마당에서 며칠간 애옹거리던 애옹이가 있었는데 그아이는 밥 몇번 줫더니 기운차리고
    가출했엄요☞☜ 배은망덕 가출냥 애옹이는 잘 있는지 궁금해지네요-

    • 대포고양이 2009/08/05 09:55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요, 길냥이들은 보면 안타까워서 외면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더 많은것 같아요. 책임도 못 져줄거면서 쓰듬해줬다가 그냥 휭- 가면...

  4. munsuk 2009/08/04 20: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길고양이들에게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요샌 바둥+구름+우키 덕분에 지나가는 길고양이들에게 눈길한번 더주게되고, 인사한번 더하게되던데-
    나모키님 마음은 오죽하실까 싶어요..ㅠ_ㅠ
    좋은 마음으로 기도해주시니, 가는 길은 따뜻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당..

    • 대포고양이 2009/08/05 09:57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미고양이가 새끼 둘을 보내달라고 나한테 야옹야옹 하던것이 생각나서요-
      애가 죽었음 얼마나 상심이 클까 생각했어욤-
      게다가 아침에는 다른 형제 하나가 주검 옆을 지키고 있는걸 보니... 휴우...

  5. jay군 2009/08/04 23: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쩌면 하늘 맑음이가 아니라 공원 산책가는 길에 만난 턱시도 냥이가 우리집에 같이 사는 첫번째
    냥이가 될 수 도 있었을텐데..길위의 생명은 늘 안타깝습니다. 비가 많이 오거나 눈이 올때면
    아파트 화단에서 가끔 마주치는 녀석들은 잘 있을까 생각이 듭니다. 한참 안 보이다가 다시 만나면
    반갑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그러네요.., 이 세상에서 못 가진 만큼 다음 세상에는 좀 더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 대포고양이 2009/08/05 13:54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희와 같이살 고양이들 중 하나쯤은 힘들게 사는 길고양이를
      박박 닦아서 같이 살고 싶었는데, 어쩌다 보니 벌써 셋이나 되었네요-
      시골에 농장 같은거 하면, 오는 고양이 다 받아주고 싶어요-
      다라에 사료와 모래를-

  6. 2011/02/27 16: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