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28 페르난도 보테로 전 (展) (13)
2008/05/14 카모메식당 (かもめ食堂), 메가네 (めがね) (7)
지난 9월 17일에 이미 끝나버린 페르난도 보테로 전에 갔다가 찍었던 사진을 이제서야 정리해 본다. 이 날, 살짝 비가 내렸었는데 주차를 하고선 차에서 내리니 거짓말 같이 개었다. 공기중에 습기가 가득했지만, 아침 안개속을 걷는 듯 상쾌해서 정말 기분이 좋았던 날로 기억한다. 대포고냥군은 딱히 미술에 대한 안목같은 것은 없으나 각성이랄까 그랬던 계기가 있었다. 몇년 전 시카고 출장길에 우연히 들르게 된 어떤 뮤지엄에서 후기인상파인 피사로 (Pissaro) 전을 보게 되었던 거다. 그림을 감상하던 중, 눈과 머리가 시원해짐을 느꼈다. 머리 속으로 맑은 바람이 부는 느낌이랄까? 그때 이 후로, 미술은 대포고냥군의 머리속에 '영혼의 휴식' 이 되었다. 

광화문에서 거의 3년을 직장을 다니며 대한문 앞을 몇 백번도 더 지나 다녔을텐데도 덕수궁 안으로 들어가 보는 것은 이 날이 처음이었다. 석조전을 실제로 보는 것도 처음이었으며, 임금에게 하례를 하던 중화전도 교과서에서나 봤을 뿐이었던 대포고냥군. 역시 고궁은 왠지 심심할듯 한 느낌이지만 막상 가보면 이렇게 좋은 곳도 있구나 싶은 그런 곳이지 않나 싶다. 작품은 1, 2층 에 걸쳐 전시되고 있었는데 1층을 돌아보던 중 전시회 주최측에서 준비한 투어 가이드를 만났다. 미술과 교수 혹은 평론가로 보이는 나이가 지긋한 여자 가이드분의 설명이 어찌나 감칠맛이 나던지 내내 따라다녔다. 보테로가 커왔던 환경, 그의 작품에서 보이는 다양한 상징들, 사물을 더욱 더 거대하게 보이게끔 표현하는 그만의 방식 등 정말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아마도 이 날 대포고냥군은 잠깐이나마 미술 공부를 좀 해 볼까 하는 생각을 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덕수궁 미술관에서 열리는 페르난도 보테로전으로 갑니다


티켓을 사고


폼잡는 징징


귀여운척 하는 징징


도는 징징


보테로 고양이야 안녕


석조전 처음 봤습니다


저기네요


나오면서 한 컷


페르난도 보테로 전에서 역시나 최고였던 작품은 '꽃 3연작' 이었다. 거대한 세개의 캔버스에 그린 빨강, 노랑, 파랑색의 꽃. 그의 조국 콜롬비아에 대한 애정을 담은 이 작품은 가까이에선 평평하게 보이지만, 한 걸음만 작품에서 물러서면 마치 튀어 나올것만 같이 입체적이다. 좌우로 움직이면 마치 스테레오 픽쳐를 보는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또한 색상 선택은 정말 굉장해서 초 비비드하다는 말으로 밖에 표현이 되지 않는다. 대포고냥군과 도돌미와입후는 이 작품 앞에서 맘껏 '영혼의 휴식' 을 가졌다.


ps. 미술관에 갔던 날인데 어째 이 포스팅은 정통 '도돌미' 특집이 된 듯한 기분은 뭐지?
     안경, 지대로 '도돌미'
 


마무리는 역시 홍대


꽃 3연작, 덕수궁미술관, 도돌미, 안경, 페르난도 보테로
2009/11/28 03:23 Trackback 0 Comment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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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롱 2009/11/28 10:38 A R D
정말 징도르 특집이네요
절대 반복되지 않는 다양한 표정과 포즈 구사해주시니 나모키님은 사진찍기 좋으시겠어요.

그나저나 몇개월 지났다고 반팔에 샌달이 추워보이다니;;

글고 징돌이는 역시 짧은 머리가 더 산뜻하고 귀여운 듯요-
대포고양이 2009/11/30 18:54 A D
왠지 이 사진들은 '공부에 지친 고삼 도돌미' 시리즈 같아요-
자세히 보니, 왠지 모든 포즈가 프라다 가방을 전면으로 어필하고 있군요-
징징 2009/11/30 09:58 A R D
짧은 머리를 고수해야겠다는 교훈. 지대로 도돌미덕후네, 히힛-
전시회 또 가자. 내가 알아보겠어.
대포고양이 2009/11/30 18:56 A D
도돌미 머리가 길 땐,
방 바닥에 검은색 철사가 뭉태기로 막 보였는데,
이젠 좀 안그래요-
지요 2009/11/30 17:14 A R D
전요, 징징님 저 길고 찰랑거리는 머리도 좋아요!!
그나저나 저 원피스 겨드랑이 부위가 휑;; 한게 엄청 바람 잘 들어가겠어요.
(아, 좀 부끄러워요. 으하하하.) 그래도 언제나 귀여운 징징님!!
대포고양이 2009/11/30 18:57 A D
저 안경들 제가 다 골라 준 건데,
제가 도돌미를 '정통' 도돌미로 업글시킨건가요?
그런건가요-호-!
gyul 2009/12/01 22:53 A R D
저도 한번도 들어가본적이 없어서....
저렇게 생겼구나...안에가........
그나저나 찐찐님은 거의 수시 합격하고난 고딩포쓰 흠뻑....
햄복해보여요...^^
대포고양이 2009/12/02 01:37 A D
헛, 도돌미가 대학 수시합격으로 들어간걸 어찌아시고-
gyul 2009/12/02 05:21 A D
헉!!!때려맞추는일은...일년에 한번도 없었는데.....
ㅎㅎㅎㅎㅎㅎ
그나저나...역시...똑똑이셨군요.^^
징징 2009/12/02 09:46 A D
저기...저 수시합격 아닌데요;;
수시 아니고 정시 아니고 특차였을 뿐 ☞☜
대포고양이 2009/12/02 09:48 A D
그거랑 그거랑 다른거였니?
yumyum 2009/12/02 10:18 A R D
페르난도 보테로 전이 아니고 정말 징도리 특집 같아요~ 상콤합니다.
저는 저기 석조전앞에서 고딩 졸업사진 단체사진을 찍었어요..
고3때..생각만해도 안습 >.< 도돌미 안경은 당연하고 고3모드 지대로로 저기가서 북흐럽게 사진을..
대포고양이 2009/12/02 13:42 A D
도돌미와 놀러나가서 사진을 찍다보면요-
나는 풍경을 찍고싶은데, 도돌미가 괜히 앞에서 알짱대는거죠-
그래서 내가 셔터 누르지 않고 있으면, 인상쓰면서 위협하고 그래요-
파인더 안에서 도돌미가 알파카 인상을 쓰면 땀이 삐질-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쿠라 아주머니의 메르씨 (Merci) 체조

얼마전 징징양으로부터 영화 두편을 추천받았다. 카모메식당 (かもめ食堂) 과 메가네 (めがね) 라는 일본영화 두 편. 최근 어떤 것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느라 - 카메라 고민 - 무언가에 통 집중을 할 수가 없었던 대포고냥군. 큰 기대 않고 보았던 이 영화 두 편으로 구원을 받은 느낌이라면 과장일까나?

우선, 이 영화 두 편은 감독이 같다. 오기가미나오코 (荻上直子). 게다가 주역배우 둘이 같다. 코바야시사토미 (小林聰美) 와 모타이마사코 (もたいまさこ). 오기가미 감독이 이 두 배우를 편애라고 할 정도로 무척 아껴서 자신의 작품에는 꼭 기용한다는 후문이다. 카모메식당 - 갈매기식당 이라는 뜻 - 에서는 코바야시사토미가 식당 주인, 모타이마사코가 손님으로, 메가네 - 안경 이라는 뜻 - 에서는 거꾸로 코바야시사토미가 펜션을 찾아온 손님으로 등장한다. 오기가미 감독은 두 영화에서 일관된 톤으로 화면을 채워나간다. 단 몇 분만 영화를 보다보면, 왜 이 감독이 이 두 배우를 그렇게 편애하는지를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뭐랄까... 쨍하게 맑은 날, 빨래줄에 흰 빨래들을 널어둔 세제 광고에 나올 것만 같은 배우들 같달까. 무척 담백하고 진지하다가도 피식 웃게 만드는 그런 기분 좋은 캐릭터 들이다.

대포고냥군에게 이 두편의 영화를 본 소감을 한 줄로 요약하라면 '오감(五感) 체험 시뮬레이션 영화' 라고 하겠다. 사실, 스토리는 무시해도 될 정도로 존재감이 없는데다가 - 라고 하면 감독이 기분나쁠래나 - 영화에서 느낄수 있는 것의 대부분을 관객의 상상력의 몫으로 돌려버리기 때문이다. 영화 메가네에서 숨이 멎을 정도로 조심스럽게 단팥을 담고 빙수의 얼음을 갈아 얹을 때, 대포고냥군은 그 맛이 느껴지다 못해 짜증이 날 정도였다. 게다가 이 영화들은 관객들에게 빙수의 맛을 음미할 시간을 너무 오래 준다! 횬다이카드 CF 의 '생각해봐' 라는 타이포가 흐르면서 상어가 뛰어오르는 씬 을 기억하는가? 이와 같이 침묵이 흐르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삽입함으로써 관객들에게 극중 캐릭터가 느끼는 오감을 상상력을 동원해서 곰씹을 것을 강요한다.

간만에 본, 너무 맛있고, 너무 따뜻하고, 너무 나른한 영화였다. 특히 메가네에서 내내 나오는 '사색' 이라는 요소는 실제로 어떤 생각을 하는 '사색'의 의미에서 차용한 것이 아닌듯 했다. 사색을 한다는 핑계로 영화 내내 멍 때리는 캐릭터들... 봄날에 간혹 정신줄 놓고 꽃향기에 취해서 멍 때릴때의 그 행복한 느낌을 여러분은 아는가? 뇌 한켠이 간질간질 해오는 그 느낌을... 최근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신 분이라면 강추한다. 오기가미 감독의 영화는 한 편으로는 마약에 가깝다.

갈매기식당, 메가네, 모타이마사코, 안경, 오기가미나오코, 카모메식당, 코바야시사토미
2008/05/14 15:24 Trackback 1 Comment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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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nsuk 2008/05/15 17:17 A R D
메가네! 올해 첫날 본 영환데-!
저도 무지 좋아하는 영화에요.
아무말 안하는데 무슨 말 하는지 알것 같은 느낌!

갑자기 다시 보고싶어지는데요^^
대포고양이 2008/05/16 09:12 A D
먼석님, 여원님, 돌돌 이렇게 셋을 나란히 세우고
메르씨 체조를 시켜보고 싶습니다;;;
징징대인배 2008/05/16 13:45 A R D
바둥이랑 구름이는 왜 빼나 이 사람아
대포고양이 2008/05/16 13:53 A D
다 같이 불러요!
'신창체육관 1등 설레발 돌돌은 내내 퍼자네 이사람아'
징징대인배 2008/05/16 13:56 A D
붐치기붐치기 차차 붐치기붐치기 차차
토끼탱이 2008/05/21 17:10 A R D
갈매기식당은 나도 꽤 즐겁고 재미있게 보았고
이제 안경을 보려고 터치에 담아놨지.

그나저나 터치는 왜 팔으셨삼~ 터치 쓸수록 매력적인데 말이죠.
대포고양이 2008/05/22 01:28 A D
터치가 말이죠...
1. 뭐든 조작하려면 주머니에서 꺼내야 한다
2. 볼륨조정, 동영상 앞뒤로 감기가 불편하다
3. 긴 곡명이 스크롤이 안된다

이런 문제로 인하여, 저희는 클래식으로 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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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z JiNJiN,  다매나비 :),  sean,  FLAT,  nekoism,  gYul's,  반짝반짝, 달이꾸는꿈 ♪,  유미™=복숭아,  오늘 하루도 하늘 맑음,  日常의 소소한 Patchwork,  안녕 로맨스,  Suha's territory,  Analogistics Laboratory,  moonsugar,  merci cherie,  SJ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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