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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잉쇼 – Drawing Sh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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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표소에서 당첨자 확인 후 표를 받았다

얼마 전, 대포고냥군이 티스토리에서 실시한 이벤트에서 드로잉쇼 티켓에 당첨되었던 일을 기억하시는지? 관람일인 7월 31일, 일이 끝나자 마자 대학로로 달려갔다. 삼성역에서 대학로까진 꽤 멀구나… 징징양을 만나니 시간이 벌써 7시가 넘었다. 공연은 8시부터 시작이다. 미리, 표 부터 받아두자. 드로잉쇼 전용관인 질러홀은 혜화역 2번 출구로 나와서 KFC 옆 골목으로 직진,  GS25시 근처까지 가면 보인다.  드로잉쇼 티켓박스가 예쁘다. 대포고냥군 앞에서 표를 받아가던 여자분도 티스토리 어쩌고 하는 걸로 보아, 이벤트 당첨으로 오신듯… 신분증을 건네주니 당첨자 리스트에서 찾아본 후에 티켓 두 장을 내 민다. 공연 시간까지 약 30분이 남았다. 간단하게 먹을 만한 식당을 찾다 끝내 실패한 우리는 KFC에서 햄버거를 미친듯 쑤셔넣고 공연장으로 돌아왔다. – 이 햄버거 때문에 체해서 고생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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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시작 5분 전 / 티켓박스의 디자인이 용도불명의 무대소품이랑 모양이 같다

공연장은 아주 작다. 좌석 번호는 있으나 벤치식 의자에 그냥 번호만 쓰여 있을 뿐이다. 대포고냥군은 참 이런 공연장에 올 때마다 뒷 사람이 신경쓰인다. 키가 크다보니 – 절대 앉은 키만 크다는 말이 아니다. 키가 크면 앉은 키도 크다고! – 뒷 사람한테 괜히 미안하다는… 자리에 앉고 보니, 푸른색 조명이 들어온 무대에 철제 박스가 보인다. 아… 티켓 박스의 디자인을 저기서 따 온 거군. 잠시 후, 공연이 시작되었다. 드로잉 별에서 지구로 온 룩 (Look) 이라는 세 외계인이 드로잉쇼의 주인공. 어둠속에서 네온을 사용한 퍼포먼스가 벌어지고 댄스와, 마임 등을 혼합한 소재는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즐거움을 준다. 세 명의 주인공 이 외에 남자 무용수가 등장하는데, 바디라인이 아주 죽인다능. ㄷㄷㄷ;;; 징징양은 내가 쳐다보는 줄도 모르는채 아주 넋을 놓고 보고있었지만 그냥 봐주기로 했다. 공연의 메인테마인 드로잉에 관해서는 매우 다양한 기법을 선 보인다. 물감을 흩뿌리기도 하고, 나중에 종이를 떼어내는 스텐실, 붓 없이 손가락으로만 빠른속도로 그려나가는 핸드드로잉, 물 위에 기름을 띄우고 종이로 떠 내는 마아블링 등… 게다가 즉석에서 드로잉이 들어간 티셔츠를 만들어 준다든지 하는 요소는 꽤 좋은 시도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퍼포먼스와 함께 공연 내내 즐거웠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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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끝난 후 포토타임

드로잉 쇼를 요약하자면, 드로잉 (진정한 의미의) + 종합 퍼포먼스 공연 정도 되겠다. 각각의 비율은 내 생각에 반 반 정도? 대포고냥군은 뭣도 모르고, 공연 전에 드로잉쇼에 관해 인터넷에서 이것저것 검색해 본 후에 관람했는데, 절대 그러지 마시길 바란다. 오늘 이 포스팅에 자세한 공연 내용을 적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인데, 사실 대포고냥군은 드로잉쇼에서 그려내는 작품들을 인터넷에서 몽땅 보고 갔었다. 그랬더니 영화 스포일러를 본 것 마냥 신선함이 확 떨어지더라는… 그래도 사전 지식없어 따라왔던 징징양은 무척 잼있어 했으니 다행이다.

Ps. 좋은 공연 보여준 티스토리 관계자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

탁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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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나라한 발가락 양말의 치즈군

7월 초, 평소에 대포고냥군이 자주 활동하던 온라인커뮤니티 사이트에 탁묘 요청글 하나가 등록되었다. 7월 초에 일본여행을 2주 정도 다녀올 예정인데, 맡아 줄 사람을 찾는다 라는 글. 마침 징징양도 ‘오빠, 나 고양이 셋까지는 가볍게 길러 줄 수 있을것 같아.’, ‘흰 양말을 신은 애기를 기르고 싶어.’ 같은 말을 하고 있던 터라, 대포고냥군은 속으로, ‘그래, 이 번 기회에 잘 됐다. 고양이 셋 기르는 것이 어떤 것인지 한 번 느껴봐라. 게다가 흰 양말이다.’ 이렇게 생각하곤, 탁묘 요청을 덥석 받아들였던 것이다. 그래서 노랑 + 흰 발가락양말의 치즈군과 2주간의 동거가 시작되게 된다.

치즈군은 아주 착한 아이였다. 사납기는 커녕, 오히려 약간 소심하달까 그런 아이였다. 가슴에 흰 에이프런을 맨 노랑 태비. 그리고 발가락양말을 네 발에 모두 신은… 그런데, 탁묘차 치즈를 데리고 오신 분이 케이지를 열었을 때 부터 시작된 바둥이의 텃세가 탁묘기간동안 계속 될 줄은 그 때는 미처 생각 하지 못했다. 바둥이가 중성화 수술을 했다고는 하나 남자아이이고, 거의 비슷한 월령이라 살짝 걱정되었지만 그 정도 일 줄이야;;; 바둥이는 홈그라운드의 잇점을 100% 살려 완벽하게 텃세를 부렸던 것! 괜히 어슬렁 지나가다가 밥 잘먹는 치즈의 머리통을 쌔리질 않나, 치즈랑 쥐돌이 던지기라도 할라치면 어디선가 바둥이가 나타나서 개 판을 치질 않나;;; 바둥이는 역시, 사람한테만 인형같은 고양이일 뿐, 고양이 세계에선 완전 건달, 아니 깡패 색히였던 것이다. 음음… 생각해 보면, 바둥이는 얼굴도 시커먼 것이 고양이들이 보기엔 아주 인상도 더러워 보일 듯도 하구나;;;

바둥인지 뭔지 울 엄마 오기만 해봐라… 으음;;;

응? 밥 냄새?

그러나, 치즈는 원래가 낙천적인 아이라, 며칠 지난 뒤에는 바둥이가 괴롭히든 말든 별 신경 안쓰게 되더라는… 은근히, 치즈는 사람 손을 특별히 많이 탄 아이 같아 보인다. 괜히 치근치근대며 사람 무릅 위에 올라오는데다가, 밤에 자려고 안방 문을 닫으면 마루에서 야옹야옹 거리며 사람을 찾는다. 손으로 머리라도 쓰다듬을라치면 바로 눈을 감으며 골골골, 배 좀 긁어 주면 바로 발라당;;; 근데, 얘는 발톱 깎는걸 죽어라 싫어하는구나. 처음에 소파를 긁어대길래 발톱을 깎일려다가 완강하게 거부해서 포기했다능. 탁묘 기간이 거의 끝나갈 무렵 되니, 하악질도 안하고 잘 지낸다. 그런데 역시 낯선 집이라 그런지 서열은 바둥이한테 밀린 것 같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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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것도 경쟁체제. 무쟈게 먹어댄다;;;

드뎌, 치즈를 맡겼던 오란씨님 – 닉넴 – 이 2주간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한 가지 웃겼던 일. 치즈 엄마가 집안에 들어서니, 갑자기 힘난 치즈가 서러웠다는 듯 주먹 꽉 쥐고 졸랭 바둥이를 줘 팬다. 바둥이는 치즈의 곰같은 힘에 완전 동공확장상태;;; 그렇다, 치즈는 바둥이보다 나이는 적어도 덩치는 훨 크다. 절대 치즈가 힘이 없어서 지금까지 맞고 지냈던 것이 아녔던 것이다. 비닐 봉지 안에 몰려 치즈한테 졸랭 쳐 맞은 바둥이는 이 날, 겸손이라는 미덕을 배웠다;;; 그리고, 치즈가 가는 것이 무쟈게 섭섭했던 징징양은, 다시는 탁묘 안 할거라며 엉엉 울었다. 그래그래, 탁묘는 정이 들 만 하니 보내야 하는구나. 치즈를 맡았던 것을 평생 처음이자 마지막 탁묘로 하자꾸나. 치즈엄마님의 블로그는 아래 링크에 추가 해두었으니, 치즈의 동향이 궁금하신 분은 한 번씩 방문하셔서 글을 남겨주시길.

ps. 치즈엄마가 감사하게도 일본에서 이런 것을 사다 주셨다.
‘아이, 뭐 이런 것을 다 사주시고’ – 속된 우리 부부는 접대성 멘트를 날렸다.
Sheba 의 듀오 라는 간식용 드라이 사료. 그 옛날 우리가 즐겨먹던, 씨리얼이라는 과자 기억나는가?
비슷하게 생긴 과자 안에 크림같은 것이 들어있다. 어지간 해선 식탐이 없는 바둥이도, 미친듯이 먹는것이
무쟈게 맛있나 보다. 아직 한국에선 구매대행 아니고선 구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
기호성 킹왕짱. 입 짧은 고냥이를 키우는 주인님들께 강추다. 치즈엄마님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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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바 듀오 – 참치 + 크리미치즈 맛, 닭고기 + 바다의 셀렉션 맛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