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 글 목록: 2010년 4월월

버거하우스 레트로마마 (Retro mama)

레트로한 엄마

레트로한 엄마

얼마 전, 도돌미와입후가 가보고 싶은 카페가 생겼단다.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레트로마마. 이 곳을 소개하는 블로그들은 위치를 홍대앞 경남예식장 뒷 골목이라고 써 둔 곳이 많던데 이래서는 찾기가 쉽지 않을듯. 먼저 공덕역에서 합정역 방향으로 진행하다 처음 만나는 사거리에서 좌회전, 그 후에는 계속 직진하면서 우측에 레트로마마가 보일때 까지 진행하면 된다. 건물 뒤엔 자동차를 네 대 정도 주차 가능한 공간이 있으니 차를 가져가도 괜찮을 것 같다. 정식으로 가게 앞으로 가 보자. 레트로마마 이름대로 역시 간판엔 스프 깡통에나 그려져 있을듯한 복고풍 엄마가 계신다. 뒤에서 다시 언급하겠지만 바깥에서 카페 안을 보면 어두워서 좀 동굴같아 보이는것이 아쉽다.

입구 근처의 공간

내부로 들어서면 흰색 벽이 깔끔한 느낌이지만, 천정이 낮고 내부에 채광창이 없어 조금은 답답해 보인다. 짧은 시간에 추측해 보건데, 아마도 레트로마마가 있는 이 건물은 과거에 1층이 주차장인 빌라가 아니었을까 한다. 2층에 비해 너무나도 낮은 천정, 군데군데 보이는 힘 좀 받게 생긴 기둥과 골조들이 딱 주차장 공간이다. 빌라 건물을 가게로 개조하면서 주변에 벽을 둘러치고 중간중간에 공간을 나누어 지금의 모습이 되었으리라. 여튼, 군데군데 창을 내었더라면 하고 내내 아쉬웠다. 1층에서 제일 밝은 공간은 2층과 연결되는 계단이 있는 곳이다. 가게에 들어가니 직원이 2층에도 자리가 있다기에 올라갔다.

1층에서 가장 밝은 공간

저 알록달록 유리가 끼워진 녹색 문 뒤가 카운터

올라간 2층은 1층에 비해 엄청나게 밝다. 한 쪽 벽 전체가 창호로 만들어져 있고 그 너머에는 테라스가 있다. 들어오기 전 주차장 옆에 있던 계단이 역시 레트로마마 2층과 연결되는 것이었다. 2층은 천정도 이상하다 싶으리만큼 높은데, 저 위에 계단과 연결된 다락방 같아 보이는 문이 있는 것으로 보아 원래 복층 구조였던 것 같기도 하다. 여튼, 우리가 처음으로 2층에 올라갔을 때에는 손님이 아무도 없어 신나라 했는데 10분 후엔, 우리의 실수 였다는 것을 깨 닫게 된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서 옆에 있는 계단을 보고서 그 쪽으로 올라오지 않았던 것은 계단 앞에 ‘데일리 픽쳐스’ 라는 회사 간판이 있어서 였는데, 알고 봤더니 레트로마마 2층을 ‘데일리 픽쳐스’ 라는 회사와 공유하고 있었던 거다. 조금 더 알아본 결과 레트로마마를 오픈한 사장님이 원래 영상쪽 일을 하던 분인데 2층은 사무실 겸 카페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었던 것. 2층에 앉아 있으니 뭔가 회사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계속 드나든다. 뭐 눈치를 주거나 하진 않지만 좀 신경쓰인달까, 뭔가 어떤 회사 휴게실에 앉아 있는 느낌도 살짝 든다. 직원들은 슬리퍼를 끌고 다니고 츨입카드로 사무실을 삑삑- 연다.

2층에 있던 회의실 – 화이트 보드가 있다

회의실에서 창 쪽으로 – 도돌미 와이프 주책

이런 선반은 예쁘다

나는 나중에 사진을 만지면서 뒤 늦게 여기가 ‘버거하우스’ 였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메인 요리인 버거는 정작 먹어보지 못했다는 것이 좀 아쉽다. 도돌미와입후는 진짜 우유로 만들었다는 밀크쉐이크와 사우어크림과 함께 나오는 웻지 포테이토를 주문했다. 내가 주문했던 ‘닥터페퍼’ 는 논외로 하고, 밀크쉐이크와 웻지 포테이토는 진심으로 훌륭했다. 특히, 보통의 후렌치후라이 정도를 예상하고 주문했던 웻지 포테이토는 정말 맛있었다. 이 글을 쓰다 보니 다시 버거 맛을 보지 못하고 나온 것이 후회된다. 버거메뉴의 에피타이져 정도로 준비된 것이 이 정도면 버거도 꽤 훌륭할것 같은 그런 기대랄까. 다음에 레트로마마를 들렀을 땐, 버거에 대해 소개해 보겠다.

도돌미와입후가 주문한 ‘리얼’ 밀크쉐이크

이름이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사우어 웻지 포테이토 인가…

레트로마마는 참 잘 정돈된 버거하우스다. 여기저기 이런 공간을 만들기 위해 애 쓴 흔적들이 남아있다. 여러 메뉴를 다양하게 먹어보진 못했지만 웻지 포테이토가 이 정도라면 분명히 다른 메뉴들도 훌륭할 것이다. 단, 2층 자리는 1층에 빈 자리가 없어서가 아니라면, 올라가지 말길 바란다. 최소한 평일 낮 시간대에는 말이다. 저녁에는 그 쪽 직원들도 퇴근할테니. 대포고냥군도 첨에 2층을 권해주길래 뭔가 더 좋은 자리로 안내하려는 – 손님으로써의 대접 – 그런 것으로 생각했으나, 많이 불편했다. 그리고 레트로마마의 구석구석마다 보이는 복고풍 (?) 소품들이 너무 복고풍 티를 낸다는 것이 아쉽달까… 조금만 더 자연스러워 졌으면 보다 편안한 공간이 될 수 있지 않나 싶다.

복고풍 엄마 휴지

일상 – 구름이

집안이 이상하게 조용하다 싶을땐,
안방 문을 빼꼼 열어 봅시다.

StampedIMG_1283.jpg

그러면 이런 것이 보입니다.

다가가니 그래도 일어나서 앉는군요.
삐죽삐죽 튀어나온 발의 털이 좀 귀엽습니다.

– 구름아, 넌 털이 몇개니?
– 한 오억 사천만 삼천 이백개 쯤

또 이내 풀썩-
가슴 털 좀 햝지마- 꼬질꼬질-

당고집

당고야

당고야

당고 (団子 – だんご) 는 일본어로 경단이라는 뜻이다. 찹쌀가루로 반죽한 덩어리를 끓는 물에 삶아내어 고물을 뭍힌 떡을 가리키는데, 당고 안에 팥 등의 속을 넣은 것도 있고, 고물도 콩고물에서 초코렛에 이르기 까지 종류가 정말 다양하다. 얼마전 부터 도돌미와입후가 홍대 앞의 당고집을 가보고 싶다고 졸라댄다. 산울림 소극장에서 홍대역으로 이어지는 골목을 따라 내려가다보면 보이던 이 집이 상수역 쪽으로 이전했단다. 가게가 빌라가 밀집해 있는 거주지구 가운데 있어서 발견하기가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 주차장이 없으니 가능하면 걸어서 가자.

하얀벽과 나무테이블이 깔끔한 카페같은 인상을 풍긴다. 가게 중앙을 가로지르는 긴 테이블이 있고 창가에도 2인석들이 준비되어 있다. 창가자리의 테이블이 원목테이블이 아닌 것이 살짝 눈에 밟힌다. 입구를 들어서면 정면에 보이는 쇼 케이스엔 다섯가지 맛 당고들이 – 벚꽃, 간장소스, 팥, 딸기, 말차 – 가지런히 준비되어 있는데 참 이쁘다. 메뉴엔 당고 이 외에도 식사메뉴도 있는데 카레와 오니기리를 주문했다.

깔끔한 당고집

밥 두덩이 카레

빅 오니기리

후리카케로 버무린 밥과 함께 나오는 카레와 오니기리는 꽤 괜찮았다. 사실 대포고냥군은 카레라는 음식은 집에서 만든 것이 진리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역시 질 좋은 고기를 아낌없이 넣을 수 있어서다. 카레라는 향신료가 원체 강한 것이라 고기 맛이 전면에 나서진 않지만 육수를 베이스로 하는 음식이라 고기의 양에 따라 그 존재감은 엄청나게 달라진다. 당고집의 카레는 바깥에서 사 먹는 카레 치곤 크게크게 썬 고기가 씹히는 맛이 꽤 좋은 편. 단, 카레에 후리카케를 더한 밥이 나와서 머랄까… 어린이의 카레 같은 느낌이다.

후딱 밥을 비우고선, 당고집의 메인인 당고를 먹어볼 시간이다. 일단 다섯가지 당고를 모두 하나씩 골랐다. 알록달록 색깔이 참 이쁘다. 그 중에 벚꽃당고 – 계절 한정 – 가 제일 가격이 비쌌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디서 들었는데, 이 벚꽃당고를 위해 사장님이 일본에서 식용 벚꽃을 직접 들여온다고 했던 것 같다. 하나의 꼬치에 네 알씩 끼워진 다른 맛 당고를 대포고냥군과 도돌미와입후는 사이좋게 두 개씩 빼어 먹었다. 예쁘기로는 벚꽃이나 간장소스 당고가 제일이었지만 난 어른의 맛 단팥당고가 제일 맘에 들었다. 난 역시 비비빅을 좋아하는 아저씨인거다. 그리고 당고와 함께 주문한 단팥라떼. 이거 완전 강추다. 맛을 설명하자면… 팥빙수를 먹다 마지막에 남는 우유 + 팥앙금의 혼합체를 따뜻하게 데운 맛이랄까. 글을 쓰고보니 결국 난 단팥매니아 아저씨일 뿐이라는 결론이다. 단팥라떼는 중간중간 잘 저어서 마시자. 안 그러면 나중에 가라앉은 단팥만 숟가락으로 떠먹는 사태가 발생하니까…

단팥 라떼 최고-

(좌상단 부터 시계방향으로) 벚꽃, 말차, 단팥, 딸기 당고

당고는 일본에서도 뭔가 아주 가볍게 싼 가격으로 사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일본 전통 축제 같은 곳을 가도 여기저기 노점에서 팔고 있는 것이 당고다. 사실 경단이라는 것은 한국에도 있지만, 뭔가 일본적인 고물과 꼬치가 더해지면서 매우 이국적인 먹거리 같이 느껴지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가끔 일본에서 먹던 당고가 생각날 때, 뭔가 담백한 먹거리가 생각날때, 입이 심심하지만 건강한 재료로 만든 그런 과자가 필요할때 홍대앞 당고집을 들러보는 것은 아주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

잘 쓰겠습니다-

구세대 ‘애플 와이어리스 키보드’

2009 하반기에 출시된 신형 아이맥은 기본으로 알루미늄 무선 키보드를 제공하는데 노트북과 같은 방식인 펜터그래프 키보드라 키 눌림이 매우 얕고 기능키들과 숫자패드가 제외되어 있다. 선이라곤 달랑 파워케이블 하나가 전부인 아이맥의 미니멀리즘에 맞추려고 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키보드 만은 풀 사이즈 키보드가 진리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대포고냥군이 가끔씩 즐기는 FPS 게임에서 컨트롤 키가 참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신형 알루미늄 키보드의 컨트롤키는 참 대책이 없다. 여기서부터 고민은 시작되었다.이 전에도 키보드에 관한 아티클을 포스팅한 적이 있는데, 사실 최근의 하드웨어의 발전은 실로 괄목 할 만한 것이어서 저가형 피씨 = 느려터진 성능 의 공식은 깨진지 이미 오래다. 웹서핑이나 일반적인 오피스 업무 정도는 어떤 프로세서와 메인보드를 선택하더라도 충분히 소화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결국 피씨란 사람이 조작해야 움직이는 것이고 이런 과정에는 키보드와 마우스와 같은 ‘입력’ 을 담당하는 하드웨어가 필요하다. 이러한 ‘사람과 직접 닿는’ 하드웨어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가치있다 라는 것이 대포고냥군이 말하고자 하는 요지다. 그런데, 문제는 맥에선 쓸만한 키보드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피씨 키보드를 쓰자니, 키 배열도 살짝 다른데다 맥에서만 쓰이는 기능키들도 빠져있다. 현재 시점에 애플에서 팔고 있는 키보드는 전부 세 종류이다. 선이 달린 키보드와 풀사이즈 키보드, 그리고 아이맥에 딸려오는 무선 키보드다. 풀사이즈 키보드를 사자니 선이 달려 있다는 것이 걸린다. 풀사이즈 키보드 이면서 무선 키보드는 없을까- 생각하다가 이 키보드를 발견했다. 구세대 ‘애플 와이어리스 키보드’ 다.

하단의 플래스틱 도어를 열면 배터리실이 보인다

과거 G5 시절에 쓰이던 블루투스 키보드. 풀사이즈 키보드에다 무선이면서 게다가 이쁘기까지 하다. 온통 하얀색 키보드를 아랫쪽 부분만 아크릴로 마감한 것이 아이맥 G5 – 일명 두부맥 – 과 동일한 컨셉이다. 전력 소모가 많은지 AA 사이즈 배터리가 아랫쪽에 네 개가 들어간다. 키감은 절대 좋은 편이 아니다. 키 캡 아래에 고무로 된 돔이 있어서 키를 누르면 돔이 꺼지면서 아래 비닐 필름에 인쇄되어 있는 접점과 닿게 되는 멤브레인식 키보드인데, 키감이 명확하지 못하고 매우 끈적거리는 느낌이다. 이 키보드를 받기 전에 역대 애플에서 출시한 맥 키보드 중 최악의 키감이라고 하는 소릴 들었는데, 실제로 만져보니 장시간 사용하면 스트레스 좀 받을만 하겠다 싶다. 키캡은 옆면은 매끈하고 손가락이 닿는 상단은 보들보들가공 (?) 이 되어있다. 햐얀 키캡에 영문자가 회색 이탤릭체로 각인 된 것이 참으로 샤방 그 자체다. 기본 배열은 지금의 알루미늄 키보드와 완전히 동일하지만, 펑션키가 열 다섯개이고 – 지금은 열 아홉개 – 숫자패드 위의 키는 볼륨 조정키와 CD 추출키로 할당되어 있다. 이 부분은 설정에서 대쉬보드나 익스포제 기능을 다른 펑션키에 할당할 수 있으므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알루미늄 아이맥과도 잘 어울린다

사실 위에다 이런저런 내용을 주절주절 적었지만, 이 아티클의 핵심 내용은 이제부터다. 대포고냥군이 오래전에 단종되어 버린 이 키보드를 구하기는 결코 쉽지 않았다. 가뭄에 콩나듯 하나씩 중고장터에 올라오는 물건들도 나오자마자 발빠른 님들이 다 채어가 버렸고 말이다. 게다가 열흘 쯤 전, 클량 장터에 올라왔던 매물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판매자와 감정 상하는 일이 생겨버리는 바람에 망연자실 중이던 대포고냥군. 그런 일이 있은 후, 클량 맥당에 이러이러한 일 때문에 감정상했었다- 라는 하소연 풍의 글을 올렸었고 그 글 아래에 한 리플이 달렸다. 키보드를 가지고 있으니 연락을 달라는 글이어서 냉큼 연락. 당연히 거래일 것이라 생각하고 제품의 상태도 함께 문의했다. 그런데, 이 분이 키보드를 그냥 주시겠단다. 대신 나중에 맥당에 선행을 베풀어 달라고 당부하신다. 상태는 ‘산뜻’ 하다고 하셨다. 커피라도 사겠다고 말씀드렸더니 부끄러움을 많이 타서 호의만 받으시겠다고… 아아- 완전 감동 받았다. 강남역에서 받기로 약속을 잡고, 현대백화점 지하에서 작지만 답례로 스위트 블루바드 마카롱 세트를 사서 들고, 뉴욕제과앞에서 기다렸다. 잠시 후, 백팩을 매신 참으로 선하게 생기신 남자분이 스르륵 오시더니 뽁뽁이비닐에 둘둘 만 키보드를 안겨주고 홀연히 사라지셨다. 마카롱도 받지 않으시겠다는걸 억지로 쥐어드렸다. 그런데 ‘산뜻’ 하다던 키보드가 완전 신품이다. 대포고냥군은 4월의 크리스마스를 경험했다.정말 잘 쓰겠습니다. 클량 맥당의 ‘하드리아누스’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