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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 구름이

집안이 이상하게 조용하다 싶을땐,
안방 문을 빼꼼 열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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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이런 것이 보입니다.

다가가니 그래도 일어나서 앉는군요.
삐죽삐죽 튀어나온 발의 털이 좀 귀엽습니다.

– 구름아, 넌 털이 몇개니?
– 한 오억 사천만 삼천 이백개 쯤

또 이내 풀썩-
가슴 털 좀 햝지마- 꼬질꼬질-

맑음아 안녕-

2010년 1월 31일 아침,

제이군네 맑음이가 결석으로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우리가 맑음이를 처음 만났던 날엔 소파 아래에서 나오지 않았고,

두 번째엔, 그래도 한 번 본 적 있다고 내 옆에 자릴 잡고 앉던 맑음이.

그렁그렁한 눈망울이 너무도 이뻤던 아이.

조용히 다가와서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던 맑음이가 벌써부터 그립다.

오늘 아침, 제이군이 문자로 그랬다.

‘딸을 잃은것 같아. 맑음이 한테 받은것들, 많이 못 놀아준것이 너무 미안해.’

맘이 아프다.

제이군의 자책이 섞인 그 말이 더 맘을 아프게 한다.

힘내 제이군-

가습기

메종드상도는 중앙집중식 난방이다. 추운 겨울날에는 바닥이 지글지글 할 정도로 하루종일 난방을 주는데, 그 만큼 난방비는 대-박 이지만 고양이들에겐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다. 아마 개별 난방이었다면 쟤네들이 저렇게 팔자가 좋진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다 보니 무척이나 건조하다는 단점도 있다. 간간히 빨래를 해서 온 집안에 걸어놓지만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과자처럼 바삭바삭 말라버릴 정도. 최근에는 벽지가 너무 건조해져서 줄어들다 못해 투닥투닥 소릴 내면서 찢어지는 곳까지 생겼다. 게다가 아토피도 겨울시즌에 훨 심해졌고, 대포고냥군과 도돌미와입후는 파도파도 끝도 없이 나오는 코딱지에 파뭍힐 지경이 되어버렸다.

겨울이 시작될때 즈음 부터 살까말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가습기. 초 비싼 맥프로는 순식간에 지르면서 10만원도 안되는 가습기를 해가 바뀌도록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 우습다. 그러다 어제 퇴근길에 보이던 전자 양판점에 가서 그냥 질러 버렸다. 겨울을 반이나 보내고 나서야 미루고 미루던 가습기를 산 건 정말이지 바보같다. 똑같은 모양의 전자식 컨트롤러가 달린 모델도 있었지만 가격이 거의 두배였기에 그냥 기계식으로 정했다. 물탱크 용량이나 시간당 분무량은 매 한가지인 것 같은데, 정해진 습도를 세팅해 두면 계속 유지되는 기능은 좀 아쉽다. 그래도 살균가습도 되는 복합식 모델이라 사용상의 불편은 그닥 없을것 같다. 포장을 뜯고 정수기 물로 탱크를 채워 전원을 켜니 금새 공기가 습기를 머금어 부드러워진다. 살균가습이라지만 끓이지 않으니 효과는 거의 없을것 같다. 찬 가습이 아닌, 미지근한 가습이라는데 의미를 둬야 할 듯.

역시 가습기를 켜두니 제일 좋아라 하는건 우키. 아예 분무되는 구멍에 코를 박고 김을 다 들이마신다;;; 구름이도 살짝 관심을 보이지만 살짝 무서운? 역시 제일 나이 많고 세상을 우습게 여기는 바둥이는 본체만체-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안방으로 들어가 잔다. 맨날 코가 막혀 코로 삐리리- 소리 내던 우키, 좀 괜찮아 질런지 모르겠다. 역시 방에다 가습기를 켜고 자니 아침에 코가 뚫려있다. 가습기를 쓰기 전엔 아침에 일어나서 한참 동안 냄새를 못맡을 정도로 코가 말라 있었는데 훨씬 나은듯. 진작에 살 것을…

하악-! 저게 뭐지?

오오- 왠지 시원한 느낌이군!

어허- 어허- 조타- 화아-

어라, 이거 뿅가네-

UKI @ CAFE FLAT

어느새 대포고냥군과 도돌미와입후의 마음의 고향이 되어버린 홍대앞 카페플랫. 내가 아는 한, 공식적으로 ‘민폐 끼치지 않는 선에서’ 동물 출입이 가능한 유일한 카페. 카페플랫의 주인장님들과 가까워지고 나서야 알게되었지만, 두 마스터 님들은 동물을 너무 사랑하신다는. 특히 ㅈㅎ님이 체력이 소진할 때까지 고양이들과 놀아주시는걸 보고 우리는 생각했다. ㅈㅎ님은 동물 조련사의 길을 걸으셔야만 했다고 말이다. 이런 이유로 카페플랫에 놀러갈 때마다 바둥, 구름, 우키 중에 하나를 데리고 가곤한다. 근래에는 우키만 연달아 몇 번 데리고 갔었는데 사실, 우키 이 전에는 바둥이가 항상 동행하곤 했었다. 그런데, 아실만한 분들은 아시는 ‘바둥이 배변 사건’ 이 후로 바둥이는 문제아로 낙인 찍혀 집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능. 고작 한 번 가지고 너무 가혹한 것 아니냐는 분 있을 것 같다. 부끄러워서 말씀은 드리지 않았지만, 그 후에도 한 번 더 쌌다. 휴우 -_-)y-~

우키는 이제 겨우 생후 10개월 쯤 되었음에도 집에선 오빠, 언니인 바둥이와 구름이를 모두 제압할 정도로 대단한 아이지만,  여자아이라 그런지 바깥에만 나가면 그렇게 순할 수가 없다. 테이블 위에 올려두면 위에서만 놀고, 조용히 식빵을 굽거나, 다른 손님들에게 러브러브 박치기를 서비스하는 등 외출하기 참 편한 고양이다. 뭐 그것도 아직 어려서 그런 것이겠지만 말이다. 최근에 슬슬 테이블 아랫 세상에 궁금증을 가지는 것 같은데, 구름이가 생후 일 년 반이 지나고서야 각성 (?) 한 것처럼 우키도 언제 바깥에서 똘끼를 드러낼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지만.

우아- 거대한 트릴로 숲 속에 있는 것 같아-

메종드상도 헤비급 챔피언 우키 – 꼬리가 가래떡

구석구석 탐색 우키

창가 벌러덩 우키

야리는 우키

ㅈㅎ님의 페이크 먹이주기에 백번 째 속고있는 바보 우키

카페플랫에 온 손님들에게 러브러브 박치기를 시연하고 있는 우키

두 살, 바둥이 입니다-

쿠션 위에서 티비보고 있던 바둥이에게 렌즈를 가까이 대니 빤히 쳐다봅니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바둥이는 참 머랄까… 만화같이 생겼달까요-
특히 살짝 아래에서 쳐다보면, 수염이 나 있는 부분이 바람을 넣은 것 처럼 봉긋 해서  참 귀여워요-
맑은 초록빛 눈도 너무 예쁩니다-

바둥이, 두 살 축축축-!
영상과 함께 녹음되어 버린 ‘세바퀴’ 크리-

쥐돌이 막대기

푸마 우키

에어 우키

잡았다- 내끄야-

 

쥐돌이 막대기는 우키 어린이가 무척 좋아하는 장난감입니다.

 

흔들면 차르륵 소리가 나는데, 무서울 정도로 달려드는 우키어린이.

 

바둥이나 구름이는 처음엔 몰입하다가도 금방 질려하는 반면,

 

우키 어린이는 탈진할 때까지 미친듯 쥐돌이 막대기를 쫓습니다.

 

아메리칸숏헤어의 특징일까요?

 

우키가 크면 호랑이가 되는건 아닐까요?

 

우키 중성화수술

언제까지나 아기일 것만 같았던 울집 막내 우키양이 벌써 생후 7개월을 꽉 채웠다. 바둥이와 구름이 모두 6개월에서 7개월 령 사이에 중성화를 했었는데, 우키는 워낙 발달이 좋아서 – 무게가 거의 다 큰 바둥이와 비슷 – 발정이 일찍 올 까봐 좀 걱정이 되었던 것. 그래서 지난주에 서둘러 중성화수술 예약을 잡고 토요일 아침부터 움직였다. 병원은 사당에서 과천으로 가는 길 가에 있는 중성화수술 전문 병원. 여기는 네이버 카페 ‘고양이라서 다행이야’ 에서 알게된 곳인데, 정말 실력 좋은 수의사님이 계신곳이다. 바둥이는 신혼집이 있던 용산의 동물병원에서 수술을 했었고, 구름이 부터는 여길 오기 시작했는데 수술도 깔끔하고 예후도 참 좋았다. 소개를 원하시면 연락 요망.

길이 막혀, 10시 30분이었던 약속 시간보다 20분 정도 늦게 도착했다. 우키가 마취주사를 맞고서 멍- 해지는 걸 보고 도돌미와입후는 또 눈물이 날 것 같다고 한다. 30분여의 수술이 끝나고 우키가 나왔다. 배변 패드 위에 엎드려 있는 우키. 수의사 선생님이 적출해 낸 난소를 보여주시는데, 엄청 붉게 충혈되어있고 크게 부풀어 있다. 말씀에 의하면 발정이 가까워 오면, 이렇게 난소가 발달한단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구름이도 수술을 시켰었지만 구름이의 난소는 정말 실 같았다. 역시 우키는 초 우량아 였던 것. 조금만 늦었더라도 발정이 왔었을지도… 휴우…

집에 데려와서 눕혀 놨더니, 누운채로 두 번이나 오줌을 지리는 우키. 비틀비틀 다니다가 토하기를 한 번. 그래도 하루가 지난 일요일에는 거의 수술 전 수준으로 회복해 똥꼬발랄하게 뛰어다니게 되었다. 중성화 수술에 대해 부정적인 사람들도 간혹 볼 수 있지만, 그것은 고양이에 대해 이해가 부족해서이다. 중성화 수술로 더 오래 살 수 있으며, 비뇨기 계통, 생식기 계통의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발정기 때 마다 교미를 시켜주고 아기를 갖게 하면 그 아기들은 다 어떡할 것인가. 다 분양하라고? 그리고 그 때마다 소진되는 어미의 체력은? 그렇다고 교미를 시켜주지 않는다면 호르몬의 영향으로 너무나도 힘들어 하게 된다. 중성화 수술을 인간 마음대로 자연의 섭리에 손을 대는 행위 따위로 생각없이 말하는 사람들에게 직접 키워보고나 말하라고 하고싶다.

뻗은 우키-

우웅- 배아파-

바둥이의 일기

2009년 8월 26일 비옴

아빠, 엄마는 휴가인지 며칠째 회사를 안가고 있다.
날씨는 덥고, 자도자도 끝없이 늘어지기만 한다.

앗, 저기서 아빠가 몸줄을 흔든다. 혹시 외출인건가?
일부러 귀여운척 깡총깡총 뛰어가 몸줄을 메어줬더니, ‘헛, 이놈봐라-‘ 하면서 꿀밤을 먹인다.
바깥에 나간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발바닥에 땀이 축축하다.
아빠를 따라 마당까지 내려왔더니 차에 태우고 어디론가 간다.
근데, 엄마도 운전을 할 줄 아나보다. 차가 휘청거리는게 좀 스릴있다.
휙휙 지나가는 다른 자동차를 보면 가슴이 쿵쿵 뛰는게 정말 흥분된다.
실수로 자동차 창문을 내리는 버튼을 밟았다가 아빠한테 쳐맞았다. 젠장-
그러고보니, 화장실 다녀오는 것을 잊었다. 괜찮겠지?

30분쯤 달렸을까. 예전에도 몇 번 온 기억이 있는 카페에 도착했다.
주인 아저씨와 아빠, 엄마가 반갑게 인사한다.
엄마 아빠는 뭔가를 주문해서 먹고있다.
이 카페는 선반이 많아서 좋다.
선반위에 올라가 보고 싶은데 엄마가 ‘안돼!’ 했다.
‘우옹우옹’ 짜증을 좀 냈더니 ‘집에가서 보자’ 그랬다.
집에가서 쳐 맞을 때 맞더라도 올라가 보고싶다.

아빠, 엄마를 따라 가끔 가는 카페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두 부류로 나뉜다.
날 이뻐해 주는 사람들과, 무서워 하는 사람. 무서운게 아니라 싫은걸지도.
오늘도 테이블 사이를 다니다 한 여자 사람이 소리를 꺅- 질렀다.
니가 더 무섭다.

그런데 배가 살살 아프다.
아무래도 어제 아빠가 맥주 마실 때, ‘매운 양파링’ 한 개를 얻어 먹었던 것이 문제였던건가.
좀 쉬면 괜찮을까 해서 쿠션위에 앉아서 숨을 고르고 식빵 자세를 취해 보았지만 전혀 나아지지 않는다.
주인 아저씨가 오더니, 귀엽다며 날 안고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다.
가스찬 배를 누르길래 짜증을 냈더니, 엄마가 성질 더럽다며 다시는 데려오지 않겠단다.
‘엄마는 그것도 모르고!’

갈수록 배에서 ‘꾸르릉- 꾸르릉-‘ 이거 심상치 않다.
‘아빠, 화장실 가고 싶어-‘ 알아 들을리가 없다.
짜증나서 괜히 옆에서 자는 우키 머리통을 깠다.

계속 배 아프다고 찡얼댔더니 엄마가 눈치를 챘나보다.
카페를 나가려는 순간에 다른 손님과 만났다. 또 우키를 보고 이쁘다느니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엄마, 나 화장실 가고 싶다구!’

여차저차 해서 일단 차에 타 출발. 그런데 길이 막히나 보다.
창문으로 보니 주변 차들이 모두 서 있다.

차가 움찔움찔 움직일 때마다 내 배 안의 똥을 자극한다.
이제 똥은 똥꼬 직전에 몰려있고, 뒷편의 가스는 당장이라도 똥들을 밀어낼 기세다.
그것도 모르는 아빠는 ‘조금만 참자-‘ 하면서 궁디팡팡을 해준다.
아빠 덕분에 똥이 5mm 진군했다.

20분 경과.

똥꼬는 마비되어 감각이 없다. 아무리 에옹에옹 소리쳐도 방법이 없다.
정신이 혼미하다. 여기서 내가 똥을 싼다면 구름이도, 우키도 날 우습게 볼 것이다.
그럴수 없다. 끝까지 참아서 집까지 가야한다.
이런 긴박한 상황에도 서서 창 밖의 자동차를 구경하고 있던 중
갑자기 길이 뚫렸는지 아빠가 강하게 코너링을 시도했다.
순간 뒷다리 힘이 풀리면서 똥 세덩이를 엄마의 팔과 캔버스 백위에 발사했다.

큰일이다! 이 자리를 떠야한다.
뒷 자리로 급히 도망왔지만 이미 똥을 방출하기 시작한 대장은 가혹했다.
뒷 자리에 짧은 똥 세덩이와 마무리로 대박 왕건이까지 내보내고서야 나의 배는 잠잠해졌다.

정확히 10초 후, 아빠가 내 똥 냄새를 감지했다.
동시에 똥 냄새를 맡은 우키도 날 쳐다보며 묘한 웃음을 짓는다.
순간 만감이 교차한다.

아빠는 내 똥냄새로 가득찬 차를 번개같이 몰았고,
우리는 정확히 5분 후에 집에 도착했다.
난 엄마손에 낚아채어져 화장실에 감금되었고,
아빠는 급히 뭔가를 챙겨 차로 뛰어갔다.

한참 후, 집으로 돌아온 아빠는 날 야단치기는 커녕 안고선 미안하다고 했다.
맞다, 내가 똥을 싼것은 아빠가 그때 궁디팡팡을 해서다.
그런데 앞으로 난 아빠, 엄마 얼굴을 못 쳐다 볼것만 같다.
똥꼬에 힘을 과하게 줘서인지 탈진해서 침대에 누워있으니 엄마가 와서 쓰다듬어 준다.
그냥 눈감고 자는 척했다.

엄마, 아빠가 잠든 후, 우키를 침대 밑으로 불러 구름이 한테 이르면 죽인다고 했다.
참 힘든 하루였다. 끗-

잠자는 몬스터 구름이

너…너의 정체는 뭐냐!

1.
구름이가 생후 한 달 갓 넘었을 때인듯.
낮잠을 자다가 옆에 보이는 구름이를 집어(?) 가슴위에 올려뒀더니 저렇게 잔다-
도돌미와입후가 폰카메라로 찍어줬는데 화질이 저질이군-_-;

네 다리는 엄마에게 밀착-

2.
처음보다 구름이가 꽤 컸다.
낮잠 잘 때, 살짝 카메라로 찍음-
저러다 도돌미와입후의 허벅에 눌리면 바로 기절인데-_-;

거긴 내 자리다 구름아-

3.
불과 며칠 전 새벽 6시 쯤.
와우로 밤을 지샌 대포고냥군이 이제 슬슬 자 볼까 하고 안방에 들어갔더니,
저러고 있다. 거대 구름이는 실눈을 뜨고 밝아오는 아침 햇살을 즐기고 있는 중.
육덕 도돌미와입후로 나온것은 진심으로 카메라 앵글탓. 굽신굽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