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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P (Type 240) / Summicron-M 1:2/35mm AS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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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차렸을 땐, 난 이미 라이카의 노예- 여긴 어디? 난 누규?

변명이 아니라, 난 정말이지 라이카를 살 생각이 없었다. 20년 가까이 카메라를 취미로 하면서 – 사진이 아니라 ‘카메라’ – 신형 카메라가 출시될 때 마다 숱한 바꿈질을 해왔으나, 정말 라이카는 라이카일 뿐, 사야 되겠다는, 아니 갖고 싶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었다. 카메라 바디 가격도 가격이거니와, AF도 안 되는 주제에 렌즈는 왤케 비싼지… 대포고냥군은 라이카는 역시 돈 많은 영감들이나 사는 비싼 목걸이라 생각하면서 카메라는 성능으로 승부하는거 아니냐며, 캐논, 니콘 카메라의 초당 연사속도, ISO 감도에 감동 중이었고 말이지. 여튼 그랬던 대포고냥군의 카메라 생활 – 사진생활 X – 에 변화가 생겼다. 확실히 나이가 들면서 렬쩡이 떨어졌는지, 렌즈 교환이 귀찮아졌고, 무거운 카메라가 싫어졌고, 남들이 보기에 거한 장비를 피하게 되더라는.

작년 – 불과 3주 전 – 크리스마스 전에 판교 현대백화점의 라이카스토어를 들른 것이 화근이었다. 분명 크리스마스를 맞아 우리 자신을 위해 조그만 선물을 사기로 했었는데… 라이카스토어의 친절한 직원이 손에 쥐어주던 M의 셔터를 몇 번 찍어보고는 정신줄을 놓고난 후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 후로 며칠 간 생각에 생각을 해 보았으나 ‘크리스마스 선물!’ 하면 ‘라이카…’ 밖에 생각나지 않는거다. 그래서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그냥 사 왔다. 그나마, 라이카스토어에선 M-P 바디와의 조합으로 Summilux 35mm F1.4 를 권했지만, Summicron 35mm F2 정도로 끝낸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마지막까지 알루미늄 바디라 가볍고, 동영상 기능이 빠진 신형바디 Type 262 와 고민했으나, 라이브뷰를 포기하기가 어려웠고, 징징양이 전면의 빨강딱지는 ‘대놓고 라이카’ 라는 것 같아 싫대서 Type 240 바디로 결정했다. 블랙페인트 M-P 는 오래 사용하면 모서리가 닳으면서 황동이 드러난다던데, 앤티크 성향과는 거리가 먼 대포고냥군은, 실버로 결정했다. 나중에 다른 재질, 다른 색상의 볼커나이트 – 그립의 가죽 – 로 교체하는 걸 고려해도 실버 바디가 더 어울리고 화려한 것 같아서 잘 한 결정이라 생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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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P (Type 240) / Summicron-M 1:2/35mm AS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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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P 박스는 이런 식으로 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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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석으로 붙어있는 뚜껑 (?) 을 열면, 위엔 바디가 들어있을 것으로 보이는 박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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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엔 작은 박스 두 개가 서랍 처럼 들어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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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끼는 장갑과 같은 소재인듯한 이 파우치의 정체는 도대체 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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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이런건 대충 비닐에 싸서 넣어주면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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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윗 칸의 박스에는 Leica M-P 가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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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는 작은 것이 열라 무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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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에 Leica 의 빨강 딱지가 없는 대신, 상판에 클래식 각인이 있는 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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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Summicron-M 1:2/35mm ASPH. 와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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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트 하면 대략 이런 느낌-

박스를 까고, 찬찬히 살펴 보고, 며칠을 사용해 본 라이카에 대해서 ‘참 묘하다’ 라는 말 이외에는 적당한 말을 찾지 못했다. ‘superb build quality’ 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한, 한 마디로 ‘굉장한’ 만듬새에, 이 카메라의 소재까지도 에르메스의 최상급 가죽제품을 보는듯한 느낌이라, 모셔두고 감상만 할 것도 아닌 카메라를 이 정도로 공들여 만들 필요가 있을까 싶다. Type 262 바디에선 소재가 황동에서 알루미늄으로 변경되면서 많이 가벼워 졌지만, M-P 는 여전히 크기에 비해 엄청나게 무겁다, 조금의 유격도 느낄수 없는 타이트한 다이얼, 버튼, 포커스링을 몇 번 눌러 보고 돌려 보는 것 만으로, 이 카메라의 높은 신뢰도는 쉽게 느낄 수 있을 정도랄까. 그러나 대포고냥군이 라이카 M 시스템을 구입하게 된 것은 이런 ‘고급스러움’ 보다는, 컴팩트한 렌즈, 정숙한 셔터, 피사체가 느끼는 카메라에 대한 적은 거부감 같은 것 때문이다. 물론 AF 렌즈이긴 하지만, 타사 SLR / 미러리스 의 35mm 1.4 조리개의 프리미엄 렌즈들은 정말 크고 무겁다. 바디는 점점 작아지지만, 렌즈 길이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그대로인 듯한. 그에 비해 라이카의 summilux 35mm F1.4 렌즈 같은 것을 보면, 팬케잌 렌즈라 해도 믿을 정도인데, 이 작은 렌즈가 표현하는 공간감은 실로 대단하다. 게다가 셔터의 정숙함은 귀엽기까지 하다. 무엇보다, 라이카 M 은 피사체의 신경을 거슬리지 않는 카메라인듯 하다. 거리에서 SLR 카메라로 촬영할 때와, 라이카로 촬영할 때의 행인들의 반응은 확실히 다름을 느낀다. 똑딱이 같지만 똑딱이 같지 않은 그것이 라이카의 M 시스템이 아닐까. 반면에 단점도 만만치 않다. RF 카메라의 이중합치식 포커싱에는 적응이 쉽지 않다. 찍는 렌즈와 보는 렌즈가 따로 있으니, 둘 사이의 오차는 당연하고, 카메라를 쥐는 손이 자꾸 파인더 창을 가리기도 한다. 피사체에 엄청 다가가야 하는 매크로촬영에선 그 오차가 실제 사용을 못할 정도로 벌어져서, 라이브뷰가 필수일 정도. 또, 렌즈에 따라서 파인더 내에 가이드 라인이 보여지는데, 35mm 의 경우, 눈을 바싹 대지 않으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바깥쪽에 바싹 붙어있어, 안경을 쓰고 포커싱하는것이 만만치 않다. 그에 반해 망원으로 갈 수록, 이중합치 영역이 작게 보여, 초점맞추기가 어렵다는데 RF 란 여러모로 진화된 포커싱 기술은 아닌게다.

대포고냥군은, 라이카 M 을 구입하면서, 원래 사용하던 소니의 미러리스를 정리해 버렸는데, 아무래도 SLR 카메라를 하나 더 장만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대부분의 렌즈들이 최소 촬영거리가 70-80cm 에 이르는 탓에 접사가 거의 불가능하고, 라이카의 접사 렌즈와 별도 파인더를 구입하려면 중고 경차 한대 값이… 하하하- 그냥 SLR 카메라를 서브로 한 대 더 운영하자. 날아다니는 우리집의 냥님들을 찍으려면 빠른 AF 카메라도 필요할테니까. 라이카, 그 중에서 M 시스템은 정말 유니크한, 구시대의 유물 같지만 이런 시스템을 대체할 뭔가가 마땅치 않은, 디지털로 넘어왔지만 아날로그 감성의, 그런 복잡 다단한 느낌의 집합체 같은 묘한 것이다. 오래오래 나의 추억을 남기는 도구가 되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언제나 징징에게 감사한다.

* Leica M-P / Summicron 35mm 로 촬영한 사진 몇 장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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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우키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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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묘 우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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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동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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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 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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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lting down Bonb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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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녀의 일상 – Feat. 수면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