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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개념 서민7호 (SM7) CF

얼마 전까지 대포고냥군의 심기를 슥슥 긁었던 르노삼성자동차의 SM7 CF. 양 탈을 머리에 뒤집어 쓴 시민들이 사는 평화로운 마을. 검은 SM7이 굴러나오는 것을 본 양 대가리들은 혼란스러워 하고… 물론 SM7의 운전자와 조수석의 츠자는 사람이다.  “SM7의 즐거움을 모르고 산다는 건 참 슬픈일” 이라는 카피가 친절하게 확인사살까지 해 준다. 뭐 결론은 SM7 오너를 제외하고는 다 양대가리라는 내용이다. 하필이면 왜 양이냐고? 양은 원래 별 생각없이 사는 양민을 의미하지 않는가… 개성도 없고~ 생각도 없고~ 그냥 현실에 안주하는…

SM7 뿐만 아니라, 르노삼성자동차의 다른 차종의 광고를 기억하는가? 선량한 오토바이 아저씨의 머리띠를 뺏어 구두를 닦는 말도 안되는 시비를 걸어 놓고서, 열 받아서 따라오는 오토바이를 다 따돌려버리는 SM3 광고 – 이 광고가 나간 이 후에 내 차 똥침놓는 SM3 때문에 엄청 고생했다 –  김혜수와 아역연기자를 써서 ‘기분이 참 나쁩니다’, ‘기분이 참 좋습니다’ 를 반복하던 SM5 광고. 보고나면 참… 어이가 없기도 하고, 기분이 개운치만은 않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타 메이커 차종을 운전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참 기분 나쁘다. 제작 의도가 ‘질투를 유발시킨다’ 란다. 광고 기획한 넘한테 진심으로 물어보고싶다. ‘다른 메이커 자동차 오너가 광고를 보면 질투심이 생겨, 당신네 차가 사고 싶어질까요?’ 라고. 좀 유치하긴 하지만 자신의 차가 르노삼성자동차의 SM 시리즈라면 개똥같은 자부심이 생겨날지도… 이 광고는 SM 오너들의 재 구매를 위한 광고였던가?

대포고냥군, 조금 더 냉철하게 분석해보자. 일단 SM5 나 SM7 은 좋은차다. 그 모체인 닛산 (日産) 의 티아나 (Teana) 는 출시 당시에 ‘개방감’ – 윈도우 글라스의 면적이 넓어 시원해 보이는 – 을 주된 테마로 포지셔닝했었고 나름 성공했다. 승객들 입장에는 개방감이 좋다라는 것은 승차시에 갑갑하지 않다 혹은 쾌적하다 라는 의미이다. 그 단적인 예로 일본에 가 보면, 택시 중에 티아나가 꽤 많이 보이고 실제로 타 보기도 했다. 택시로 많이 쓰이는 차종이라는 의미는 ‘내구성이 좋고 승객 입장에서 편하다’ 정도 되겠다. 또 SM7 의 VQ35 엔진은 세계의 10대 엔진이라 불릴만큼 훌륭한 파워트레인 중 하나이다. 충분히 검증되었고, 출력도 매우 뛰어나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이 엔진을 SM7에 얹으면서 한국의 배기가스 규제에 따라 디튠 (de-tune) – 인위적으로 출력을 낮춘 – 하였음에도 순정상태로 쉽게 210hp 이상을 뽑아내는 좋은 엔진이다. 이렇게 티아나는 일부러 흠을 찾아볼래도 찾아내기 어려운 좋은 차인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글의 요지는 SM7을 타지 않는 사람을 양대가리로 만들만큼 동급의 차량들과 그 차이가 큰가 하는 문제다. 대포고냥군의 대답은 ‘절대 아니다’ 이다. 솔직히 내 손에 3,000-4,000만원 정도의 돈이 쥐어져 있고, SM7 급의 차량을 구입하라면 현대의 TG를 구입하겠다. 디자인을 포함하여, 현대의 새로운 감마 3.3 리터 엔진이 뿜어내는 파워는 매우 훌륭하다. 이것은 단언코 대포고냥군의 개인취향이다. 개인취향이라는 단어를 쓰는것 자체가 라이벌인 두 기종 모두 훌륭한 차라는 의미이다.

광고가 맘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지, 차를 두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르노삼성자동차 마케팅 담당자와 광고를 제작한 대행사는 각성해야한다. SM 시리즈 타는 사람이 많은지 아닌 사람이 많은지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보았는가? 저 광고를 보고서 SM 시리즈에 호감을 느끼고 있던 사람이라도 울컥해서 안 살 지경일게다. 그리고 요즘이 무슨 쌍팔년도도 아니고, 일제가 국산보다 몇 배나 좋던 그런 시대는 지났다. 한국의 컨슈머가 바보가 아닌 한 저런식의 광고는 통하지 않는다. 동급 제품의 선택에 있어서 특정 상품을 구입하지 않는다고 사람을 양대가리 만드는 식의 사고는 당췌 머냐는 이야기다. 제발 생각 좀 하고 광고 만들어라. ㅅㅂㄹㅁ! 개념은? 응? 응?